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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엔 짜장면, 선유도엔 아메리카노
글 : 이춘우(특별기고) / kinkyfly@naver.com
2014.07.01 11:09:2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당일치기 여행 코스(서울, 수도권기준)로 요즘 군산이 떠오르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후 이동시간이 한 시간 이상 단축되어 ‘아침 일찍 출발해 군산에서 점심 먹고 관광하고 저녁까지 먹고 귀가’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맛있는 먹거리와 아기자기한 볼거리, 근대문화유적 등 여행마니아들 사이에선 이곳 군산이 아직까진 블루오션 같은 곳인가 보다.

 

얼마 전 서울 사는 친구 녀석한테 ‘군산으로 여행 갈 테니 저녁이나 같이 먹자’란 연락을 받았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어디 구경 했냐 물으니 선유도 다녀왔단다. 군산에 살고 있지만 선유도 가본지가 20년이 훌쩍 넘었다는 필자의 말에 “쯧쯧, 네가 요즘 선유도를 안 가봤구나. 예전 선유도가 아냐”라며 기다렸다는 듯 신이 나서 얘기를 시작한다. 마치 갓 제대한 예비역이 미필자후배들 모아놓고 군대 얘기하듯이. 원래도 말이 좀 많은 친구이긴 한데 저녁식사와 한 반주에 흥이 나서는 “선유도, 정말 좋아. 첫배 타고 가서 자전거로 섬 한 바퀴 돌고 땀 쭉 빼고 먹는 회는 얼마나 맛있던지.” 회 먹고 뭐했냐는 필자의 말에 “산책도 하고, 바다 보면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하는 기분, 캬~ 너는 모를 거다.”

 

 

 

“아메리카노? 선유도에 카페도 있냐?”

친구 녀석 말이 여객터미널 옆 트럭에서 커피를 판단다. 그것도 아름다운 처자가. 트럭에서 배추도 아니고 커피를 팔다니……. 암튼 당일치기로 왔다던 그 친구는 결국 한일식당 콩나물국밥으로 아침을 먹고는 중동호떡까지 한 상자 사가지고는 다음날 서울로 올라갔다.  당일치기 여행이라며 운전하고 온 녀석이 소주 두병이 웬 말이며 일주일은 버틸 만큼의 옷 보따리며 세면도구라니……. 한없이 귀여운 녀석이다.

 

 

 

커피 파는 트럭. 그것도 선유도에서……, 게다가 무려 미인이란다.

밀려오는 호기심에 당장 선유도에서 계시는 선배에게 전화 걸어 트럭에서 커피 파는 예쁜 아가씨 아냐고 물었다. “커피 파는 미스김 잘 안다”며 친절하게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는 선배에게 어떻게 연락처까지 아냐고 물었더니 그 아가씨 배달도 한단다. 커피믹스 말고 고상하게 ‘아메리카노’ 생각날 때 가끔 시켜 마신단다.

 

일단 받아든 번호로 전화를 건다. 근데 들려오는 벨소리(컬러링)에 TV에서 자주 듣던 ‘위메프’광고 카피가 흘러나온다. 뭐지? 하고 다시 번호를 확인하려는데 수화기너머로 김지혜가 맞단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줬다.

 

수송동 약속장소에서 만난 선유도 미스김 김지혜씨에게 도대체 벨소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아, 제가 이 일(커피트럭)하기 전 ‘위메프’에서 2년 반 정도 근무했어요. 커피트럭은 올 3월쯤 시작 했는데 아직 컬러링을 안 바꿔서 아직도 위메프 벨소리네요.” 혹시 위메프가 뭔지 모르는 독자들께 잠시 설명 드리자면 소녀시대 윤아와 사귀는 복 받은 이승기와 국민짐꾼 이서진이 “싸다~”를 외치는 TV광고로 유명한 요즘 뜨고 있는 소셜커머스 회사이다.

 

아빠가 선유도에서 횟집을 하세요. 회사동료들하고 선유도에 놀러왔다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은데 파는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일을 시작했어요.

 

29살 범띠 ‘선유도 커피트럭 미스김’은 군산이 고향이고 아버지는 선유도에서 ‘선유횟집’을 운영하고 계신단다. 군산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부산예대 연극과에 입학했고 다시 서울 디지털대학 연극과로 편입하고 대학생활 틈틈이 커피숍 아르바이트 일을 하며 커피에 관심이 생겼다는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연극하시는 분들 정말 열정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 연극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연극만 해서는 한 달에 삼십 만원도 벌기 힘들거든요. 연극도 좋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해야 되잖아요. 그러던 차에 위메프에 운 좋게 문화상품 판매하는 일로 취직하게 됐어요. 그렇게 2년 반 정도 회사 생활을 했어요. 아빠가 선유도에서 횟집을 하셔서 회사동료들하고 선유도에 놀러왔다가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은데 파는 곳이 없는 거예요. 평소 커피에도 관심이 많았고 자기 사업도 하고 싶던 차에 이거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트럭이름은 좀 촌스러운데, ‘커피 아일랜드’(Coffee Island)입니다.”

여자 혼자 시작하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엔 “차, 장비 구입하고 영업 준비 할 때 오빠랑 형부가 많이 도와 주셨어요. 그리고 스낵카나 커피트럭 운영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전기하고 물인데 전 다행히 아빠가게에서 전기하고 물을 공급받고 있어요. 처음 3월에 영업 시작하고는 생각보다 잘 되더라고요, 근데 4월에 가슴 아픈 일(세월호참사)이 생겼잖아요. 관광객 발이 뚝 끊기더라고요. 사람들이 배를 안타는 거 에요. 요즘 다시 관광객이 좀 늘기 시작해서 다행이에요.”

 

 


 

비장의 무기요? 베트남커피요.

“보통 커피숍 메뉴는 대부분 다 있어요.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처럼 에스프레소로 만드는 커피 종류하고 쥬스, 각종 티. 그리고 손님들이 ‘아이스쵸코’ 맛있다고 하세요. 간식 종류는 핫도그, 핫바, 그리고 햄버거도 있고요. 좀 특이한 메뉴라면 베트남커피가 있어요. 베트남 여행하다 맛본 베트남 커피믹스인데 너무 맛있어서 메뉴에 넣었어요. 손님들이 다들 베트남커피가 뭐냐고 물어보세요. 그리고 커피아일랜드의 자랑이라면 스피드입니다. 배시간이 촉박한 손님들이 많아서 오래 기다리시지 못 하거든요. 최대한 빠르게 서비스하려고 노력하죠. 배달 비용(2,000원) 내시면  배달도 해드려요. 물론 선유도내에서요. 군산에서 주문하시면 앙돼영~ 영업은 평일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마지막 배 나가는 3시50분까지 하고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정도 까지 해요. 주말엔 군산으로 나가지 않고 아빠가게에서 지내거든요.”

 

앞으로 뭐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겨울철(12,1,2월)엔 세달 정도 휴업할 계획이에요. 어차피 겨울엔 관광객이 거의 없거든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데 봄, 여름, 가을 열심히 벌어서 겨울에 호주로 여행 갈 계획이에요.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도 신청해서 일도 해 보고 싶고요. 또 제가 옷에도 관심이 많아서 옷가게도 커피트럭하고 병행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혼자는 못하고 맘 맞는 친구가 도와줄 계획이에요.”

 

 

 

누나 이뻐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좀 얘기 해 달라니 별로 그런 건 없단다. 그럼 작업거는 남자들 없어요? 라고 물으니 “아, 그런 거요? 며칠 전 일인데요.”라며 굉장히 자주 겪는 일인 양 기다렸다는 듯 얘기 보따리를 푼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십대 초반 정도의 한 눈에 봐도 어린 친구가 커피 받아들면서 ‘누나 이뻐요’라고 하곤 트럭 앞에서 안가고 배 떠날 때까지 있더라고요. 귀여웠어요. 하하. 근데 저 남자친구도 없어요. 듬직하고 센스 있고 반듯한 남자가 좋은데 어디 없나요?”

 

커피트럭 김지혜씨와 한 시간 남짓 커피 얘기, 선유도 얘기를 실컷 하고 나니 친구 녀석이 바다를 바라보며 마셨다던, 나는 모를 거라던 그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이 느껴지는 듯 했다. 나는 수송동의 한 카페에 앉아있지만 눈앞엔 선유도 백사장이 들어온다.

 

아, 김지혜씨의 이상형은 배우 ‘김강우’씨라고 합니다. 이 기사 읽고 선유도행 배에 올라타실 ‘듬직하고 센스 있고 반듯한’남자 분들, 화룡정점으로 영화 ‘돈의 맛’속 김강우 코스프레 잊지 마시길…….

커피 아일랜드 김지혜 대표

선유도 여객터미널 매표소 옆 커피트럭

010-7341-0440 / hihi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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