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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왕 김봉수
글 : 이춘우(특별기고) / kinkyfly@naver.com
2014.06.01 18:07:2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무기력함, 눈물, 그리고 분노로 보낸 지난 한달 반.

 

TV속 침몰하는 뱃속에 아직 남아있을 아이들을 살리지 못하는 현실에 무기력했고, 길거리 교복 입은 학생만 봐도 눈물이 났다. 세월호참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2~3조원 정도라는 언론을 보며 분노했다. 지금 경제적 영향을 논할 땐가.

 

그렇게 한 달하고 반이 지났다. 글발의 한계를 ‘세월호증후군’이란 핑계로 지난달은 잘 넘겼지만, 이달엔 늦지 말고 기사 제출하란 발행인의 한마디에 허겁지겁 기삿거리를 찾아 나선다.  한참동안 ‘인터뷰이’를 찾지 못해 허둥대는 필자 책상위로 명함 하나가 툭 던져진다.  요요현상의 아이콘이 돼버린 진 편집장이 던져놓은 명함 속엔 황금색 번쩍이는 ‘쉐보레’ 로고와 함께 ‘2006~11년 전북 자동차 5사 판매왕’이란 설명이 인쇄 돼 있다.

 

무려 6년 연속 도내 자동차 판매왕이 군산에 있었다니. 당장 인터뷰 약속 후 ‘판매왕’이 있다는 쉐보레 딜러로 진 편집장을 대동하고 달려갔다. 문화동 군산상고 앞에 위치한 세련되게 리모델링된 쉐보레 영업소에서 만난 ‘전북자동차판매왕’ 쉐보레 군산영업소 김봉수 부장은 필자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영업왕의 이미지완 사뭇 달랐다.

 

김봉수 부장의 첫인상은 ‘영업의 달인’이라기 보단 된장의 달인, 시골 교감선생님, 혹은 30년간 철새의 짝짓기연구에 매진하다 은퇴한 조류학자 같은 느낌이었다. 언변, 요샛말로 말발 또한 필자가 상상하던 사탕발림 입에 붙은 영업의 달인 느낌이 전혀 없는 순박한 시골 이장님처럼 구수했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연락드렸는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떨떨하네요. 오늘 잡지 인터뷰에,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강연이란 것도 해봤네요. 쉐보레 연수원이 경기도 안산에서 이곳 군산으로 이전했는데 100명 정도의 신입사원들 앞에서 두 시간동안 강연을 했습니다. 이틀 연속 정신이 없네요.

 

매거진군산 독자에게 간단하게 본인 소개 좀 해주세요.

쉐보레 군산영업소에 근무하고 있는 김봉수입니다. 1989년도에 당시 대우에 입사해서 25년 동안 한영업소에서 근무 하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판매왕은 누가 정하는 거죠?

하하, 제가 정한 건 아니고 2006년에 JTV에서 연락이 왔어요. ‘와우와우’란 프로에서 도내 자동차 영업왕을 찾는 방송이었는데 제가 거기서 뽑혔어요. 방송국에서 2006년 11월에 각 판매사에 확인을 했죠. 전라북도 내 현대, 기아, 르노삼성, 쌍용, 쉐보레 5개사 전 직원들 중 제가 판매 대수 1위였던 거애요. 제가 120대 (그해 11월까지)판매했고 2위가 현대인지 기아가 80~90대 정도였던 것 같아요. 물론 현대 기아차가 전체적으로 보면 압도적이지만 영업사원 개인적으로는 1등이란 얘기죠. 이듬해엔 전주 KBS 아침마당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땐 단독은 아니고 다섯 명이 나와서 생방송 출연했었죠. 제가 1등이었고 기아직원이 2등, 현대가 3등였죠.

 

대단하시네요. 그렇다면 그동안 몇 대나 파셨어요?     

대략 3,000여대 정도 판매했죠. 얼마 전 계산해보니 한 달에 13대정도로서 토요일 일요일 빼니까 이틀에 한 대정도 되더군요.

 

부장님은 태어날 때부터 차를 그렇게 잘 파셨나요?(웃음)

하하, 웬걸요. 지금은 영업이라면 3D 직종이 되어버려 서류접수만하면 누구라도 쉽게 입사할 수 있지만, 저 때만 해도 경쟁률이 6대1정도였어요. 그렇게 어렵게 들어갔는데 제가 말도 어눌하고 낯도 심하게 가려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제게 당시 선배들이 해준 말이 있습니다. “최대한 발로 많이 뛰어 많은 사람을 만나라. 삼 개월에 구두 한 켤레씩 바꿀 만큼 뛰라”고요. 그래서 미련하게 정말 그 말대로 노력을 했습니다. 당시 시내 중심가였던 중앙로에 가보니 이미 그곳은 선배들이 다 확보를 한 상태였죠. 그래서 제가 눈을 돌린 곳이 변두리 쪽이었습니다. 조그만 가게나 자동차 정비소 같은 곳을 주로 다녔습니다. 그렇게 두세 달 정도 하니까 저를 찾아 주더군요.

 

처음 한 두 대 파니까 그분들이 다른 분 소개 시켜주시고 소개받은 분이 또 소개 해주시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깐 선배들 보다 많이 팔게 되더군요. 초창기 얘기하니까 또 생각나네요. 90년도 쯤 르망이 나올 때였죠. 당시 학교 선생님들이 차를 많이 사셨는데, 선생님들 얼마나 올곧고 고지식하세요. 그분들이 면허를 따고 차를 사려는데 운전이 서투신거에요. 그래서 제가 차를 사면 운전을 가르쳐 드리겠다고 했죠. 열흘정도, 좀 빠른 분들은 일주일 정도 가르쳐 드리니깐 다들 운전을 잘 하고 다니시데요. 그게 입소문이 났는지 또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시잖아요, 새로 간 학교나 다른 학교에서 오신 선생님들까지 소개 시켜주시고 주위에 새로 면허 딴 분계시면 알려주시고 해서 당시에 매달 열대 이상을 운전 가르쳐 드리고 차를 팔았습니다.

 

25년 근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요?

있죠. 얼마 전 그분 자녀가 ‘말리부’를 계약하셨는데, 그분은 자기 가족뿐 아니라 주위 사람이 차만 산다면 다 저를 소개해주시는 분이에요. 지금까지 그분 통해서 30여대나 팔았으니까요.

15년 전에 프린스를 팔 땐데 1,200만원을 주시면서 차를 갖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분이 빌린 돈을 차로 갚으시나 했어요. 나중에 보니 자기 돈을 빌려주며 차를 구입하게 해줬는데 차주가 돈을 안 갚는 거예요. 저한텐 네 차 사주느라고 1,200만원 못 받는다는 일언반구도 안하시고 본인이 차주한테 압류도 거시고 쫒아 다니셔서 결국은 받으셨죠. 전 그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90년도에 처음 만났는데 인간적으로 만나서 아직까지 도와주시죠. 그런 분들은 차로 인연이 맺어졌지만 지금은 형제이상 가깝게 지냅니다. 제가 영업을 20년 이상하며 느낀 가장 큰 보람은 그런 분들과의 관계죠.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가 있다면요? 기밀인가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고객과의 관계죠.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고객한테 믿음을 주는 거죠. 즉 신뢰를 구축하는 거죠. 그 비싼 차를 사는데 저를 믿지 못하면 쉽게 사실 수는 없죠. 믿음을 주려면 또 그만큼 노력을 해야겠죠. 계약서에 싸인 하는 순간 많은 분들은 판매가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저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AS가 발생할 때도 고객에게 다 미루지 않고 제가 직접 달려가서 도와드리죠. 저는 최대한 AS처리를 도와드리죠. 고객이 사고가 나도 보험회사보다 저를 먼저 부르는 분들도 많아요. 저 스스로 저를 5분대기조라고 부릅니다. 밤낮이 없죠.

 

 


 

‘쉐보레’와 ‘군산영업소’ 자랑을 좀 하신다면?

현재 우리 차(쉐보레)의 국내 인지도가 낮은 건 사실입니다. 전 세계에서는 1등인데 대한민국에서는 3위입니다. 차종 또한 다양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차종은 갖추고 있습니다. 옵션도 타 사에 비해 적지만 전 그 점을 장점으로 생각해요. 옵션에 필요이상의 지출을 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건 다 갖추었으니까요. 그리고 ‘올란도’와 ‘크루즈’ 두 차종은 군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께서도 쉐보레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들을 많이 하세요. 쉐보레 공장 직원 분들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 시민들도 이왕 살 차라면 군산서 생산한 차를 사겠다는 분들도 많죠.

 

또 전국에서 크루즈나 올란도 고객들이 탁송도 물론 시키지만 직접 가지러 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탁송을 하면 비용이 발생하니 차라리 그 비용으로 여행을 오시는 거죠. 차 가지러 오셔서 새만금까지 구경하고 가시기도 합니다. 서울, 부산, 경기 그런 쪽에서 많이들 오세요. 차를 받아서 군산지역 구경하고 여행 삼아 타고 가시는 거죠. 타지에서 오신 고객들을 뵐 때면 쉐보레 군산영업소 직원으로 군산 시민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 군산매장은 전국 평가 1등하는 매장입니다. 한 달 평균 150대 이상 판매해서 판매로도 물론 1등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 5억 원 이상을 들여 건물 리모델링도 했습니다.

 

군산지점이 전국 1등 지점이고 거기서 1등 사원이신데 본사에서 뭔가 특별한 혜택이 있나요?

여행을 많이 보내주죠. 쉐보레 한국 사장, 부사장과 지난달에도 하와이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전국 4,000여 사원 중에 50명이 갔습니다. 다음 달에는 군산영업소가 1등을 해서 동남아로 군산영업소 전 직원이 여행을 가는데 벌써 몇 여러 번째 여행이지요. 

 

 


 

이 일은 앞으로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제 나이가 지금 쉰입니다. 이 일은 정년이 없습니다. 제가 27살에 시작했는데 그 당시는 오십 먹은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나이 먹으면 영업일은 못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건강이 허락 하는 한 평생 할 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뛰어야죠.

 

바쁘신데 재미있고 진실 된 얘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매거진군산’ 덕분에 저를 모르시는 더 많은 군산시민을 만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고객을 위해 발로 뛰는 김봉수가 되겠습니다.

 

“고객에게 믿음을 주면 고객은 계약으로 대답한다.”는 김봉수 판매왕의 말에 고개가 끄떡여지며 왜 그가 오랜 기간 판매왕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달콤하고 화려한 언변과 진실 없는 껍데기만으론 단기간의 성공은 거둘 수 있겠지만, 자동차 판매왕 김봉수 부장처럼 25년을 한곳에서 근무하며 6년 연속 판매왕 자리를 유지하기란 불가능 하리라 생각하며 기분 좋은 인터뷰를 마쳤다.

 

사무실로 오는 내내 인터뷰 중 본 쌔끈한 흰색 ‘올란도’를 운전하고 있는 필자의 모습과 필자의 이름으로 된 계약서를 정리하며 미소 짓고 있는 김봉수 부장의 모습이 불길하게도 급 떠오른다. 지름신아 물러가라. 아직 내 차 할부도 안 끝났다.

 

군산영업소 이사부장

전북 군산시 문화동 919-3 (군산상고 앞)

김 봉 수 010-3671-0997 (kbs20304@gm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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