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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비의 10%는 남편 용돈으로 떼어주죠”
글 : 조종안(시민기자) / chongani@hitel.net
2014.04.01 14:55:3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꽃향기 바람에 흩날리는 4월이다.  진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유채꽃과 개나리가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살갗을 스치면 꽃샘추위 여운이 살짝 감돌지만,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진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 서귀포와 남부지방은 이미 벚꽃놀이가 시작됐단다.  군산 지역 벚꽃은 4월 중순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픈 역사의 생채기가 곳곳에 남아 있는 군산.  이 지역은 해마다 봄이면 만개한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그중 서해바다와 원도심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월명공원과 숲이 우거진 은파호수공원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터널을 만들어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 길’(42.2km)로 알려진 전군도로(번영로)는 봄의 운치와 낭만에 흠뻑 젖어들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적합하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근대문화벨트 투어’ 시작

군산시 장미동(藏米洞)에 자리한 근대역사박물관은 봄을 맞아 근대 건축물 일곱 곳을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하는 ‘근대문화벨트 투어’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코스는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두 차례(오후 2시 30분·오후 4시) 박물관을 출발, 구 군산세관, 근대미술관(구 나가사키18은행), 장미공연장(쌀 창고), 장미갤러리(적산가옥), 근대건축관(구 조선은행), 진포해양테마공원 코스로 꾸며졌다.  아래는 지난 주말투어에 동행한 박미자(48)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

 

“이곳은 1908년에 완공된 구 군산세관 건물(전라북도 기념물 87호)입니다.  1993년까지 실제 세관 업무를 봤고요.  철거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당시 방길남 세관장이 건물마저 없애면 무엇으로 후손에게 관세청 역사를 알릴 수 있겠느냐고 건의해서 완벽하게 남아 있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략) 지붕에 초록색 녹물 보이시죠.  동판을 연꽃잎처럼 오려서 하나하나 붙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존재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로 지붕이 독특한 관공서가 군산에 있었다는 것과 세관 건물로는 유일하게 군산세관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근대미술관으로 이동하시겠습니다.”

 

이날 투어는 내항의 부잔교(뜬다리)에서 마무리했다.  소요시간은 1시간 남짓.  박물관은 미리 돌아봐서 30분 정도 단축됐단다.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투어 참가자는 10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쫑긋 세웠고, 시작할 때도 끝날 때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제 해설의 모토는 재미”라는 박미자 해설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관광해설사(아래 해설사)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자원봉사’ 개념인데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군산을 찾아오는 관광객 및 현장탐방 학생들의 이해와 감상, 체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문화, 역사, 예술, 자연 등 관광자원 전반에 대해 해설을 맡습니다.  한 달에 1~2회 시티투어도 나가죠. 

 

하루에 몇 명 정도 안내하나요? 

매주 월요일은 박물관이 휴관하구요.  화·수·목요일은 500~800명 정도, 단체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1500~2500명 관람합니다.  방문객 해설은 하루에 3~4회 하는데요, 해설사 2~3명이 상주하면서 교대로 나갑니다.  15명(단체) 이상은 예약이 없어도 요청하면 해드리고, 10명 이하도 미리 연락을 주시면 해설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설사가 된 특별한 동기라도 있는지요? 

이런 얘기하면 다 웃으시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국사 과목을 무척 좋아했어요.  대학도 취직이나 미래를 보고 지원한 게 아니라 소신지원으로 역사교육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해서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 해설가’를 3~4년간 했죠. 갯벌, 숲, 하천, 바다 등 생태 공부를 병행해서 했습니다.  해설사는 2001년(2기) 아이들과 함께 ‘군산사랑 답사’에 나섰다가 관심을 두게 됐고, 이듬해 어느 날 우연히 아침 뉴스를 보고 지원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해설사는 모두 몇 명인가요? 

모두 32명(남 9명, 여 23명)으로 여성이 훨씬 많죠.(웃음)  해설사들은 이곳 박물관을 비롯해 군산역, 월명동 근대문화시설(고우당), 새만금 관광안내소, 선유도, 채만식 문학관, 이영춘 가옥, 은파호수공원, 신흥동 일본식가옥, 진포 해양 테마공원 등 13곳에 상주하면서 군산이 지닌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 특성을 방문객들에게 알리고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다른 해설사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제 해설의 모토는 ‘재미’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설을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죠.  어느 시대의 인물과 사건의 진실만을 장황하게 녹음기처럼 늘어놓으면 듣는 분들이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끼시거든요. 그래서 양념(?)을 구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신문과 TV 뉴스를 모니터링 하는 등 역사적인 사건 배경이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봅니다.

 

해설사를 시작하던 2002년과 지금, 군산의 달라진 점은?

문화는 삶의 방식입니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등 살아오면서 쌓인 궤적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게 개인의 문화로 쉽게 바뀌기가 어렵죠.  문화의 질이 높아지면 생활도 문화적으로 살아간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군산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12년 전에는 문화재가 20개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40개를 훌쩍 넘었으니까요. 

 

군산에는 명소와 문화유산이 많습니다.  어느 곳에 가장 애착이 가나요? 

군산시에서는 새만금, 자연경관시설 등을 중요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금강철새조망대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제가 처음 개척한 곳이기 때문이죠.  2002년까지는 해설사가 없었는데, 생태에 관심이 많았던 제가 지속해서 자원봉사를 나가니까 필요성을 느낀 군산시가 정식으로 상주시키기 시작했거든요.  ‘군산세계철새축제’도 2004년부터 개최했죠, 아마…….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증은 어떤 절차를 밟아서 취득하나요? 

‘자격증 제도’는 아니구요. ‘수료증’이라고 합니다.  명칭도 초창기에는 ‘문화유산해설사’라 했는데 2011년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문화관광해설사’로 법제화되었죠.  수급 관리도 초기에는 도(道)에서 했는데, 지금은 각 시군이 필요인원을 모집해서 도에 위탁교육을 맡깁니다.  그러한 절차를 밟으면 학력에 제한 없이 도전할 수 있지요. 

 

 


 

일을 하면서 어느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지?

많은 분이 저희에게 군산의 ‘민간 홍보대사’라고 격려하시는데, 어깨가 무거 워요.  방문객들이 만족해하면서 칭찬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에 경험한 일인데요.  대전에 거주하는 교사분이 박물관에 다녀가시고 얼마 후 가족동반으로 오셔서 ‘선생님 해설이 재미있어 다시 왔다’며 부탁하는데 기분이 좋더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웃음)

 

주부 입장이니 불편할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들이 둘이어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요.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남편도 많이 도와주죠. 고마운 마음에 매월 받는 활동비의 10%는 남편 용돈으로 떼어주죠.  처음에는 사양하더니 요즘엔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합니다. 초기에는 활동비(교통비, 식대 등)를 매월 24만 원씩 받다가, 요즘은 80만 원 정도 받는데요.  용돈이 세 곱 이상 올라서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웃음) 

 

해설사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랄까, 목표는?

글쎄요.  특별한 목표나 꿈은 없구요.  지금처럼 건강하고 보람을 느끼는 생활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해설사 일에 매력과 보람을 함께 느끼는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하니까요.

 

덧붙임: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목포 오거리에서 문화를 만나다>는 주제로 ‘항구도시 특별전’(3월 20일~5월 13일)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총 32회의 다양한 전시 및 공연을 개최했다. 또한, 개관이후 29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수 55만 명 돌파와 함께 유료화 이후에도 매월 평균 방문객이 1만8천 명 이상으로 군산 원도심 근대문화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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