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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내는 사람, 구불길의 주인공 임현
글 : 온승조(컬럼니스트) / gsforum@hanmail.net
2014.03.01 16:17:4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3월이다. 그야말로 봄이다. 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나들이. 천천히 걸으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트레킹 마니아도 상당히 많아졌다. 전국적으로 이들에게 입소문이 난 군산의 구불길. 수많은 사람들이 그저 걷고자 군산을 찾고 있다. 이 길의 11개 코스, 188.4km의 길을 개척하고 길을 낸 사람이 있다. 그를 만나 과연 ‘길’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더분한 얼굴과 곱슬머리로 정말 일 잘하게 생긴 청년,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임현 주무관이다.  그는 군산의 명소가 되고 있는 구불길을 만들고 초석을 다진 사람이다.  첫 인사 후 대뜸 구불길은 어떤 동기에 의해 만들어졌나 물었다.  “군산구불길의 시초는 그저 군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산시 관광진흥과에서 군산을 홍보하는 업무를 맡아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이 군산을 재미있게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을까 고민했으나 명쾌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화책을 만들어볼까, 아니면 여행기를 만들어야 하나…….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중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통한 관광활성화’라는 특강을 듣게 되었고 여기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하! 길을 걸으면 군산의 깊은 속살까지 재미있게 알고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 후 군산의 문화역사자원, 자연자원, 향토자원들을 찾아봤고 충분히 걸을 만한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걷기 시작했고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4개 코스 68.4km를 시작으로 구불길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구불길을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한다.

 

 


 

‘구불길’이란 단어에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물었다.  “구불길은 한자로 久茀路입니다.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여유와 자유와 풍요를 느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죠.  군산걷기여행길로 오래 머무를 久와 풀우거질 茀을 써서 답답한 도시를 떠나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는 군산만의 개성을 간직한 길이 되자는 의미입니다.”라고 답한다.

 

구불길은 바다, 강, 호수가 만나고 평야와 나지막한 동산이 어우러져 있는, 그야말로 걷기여행지로서 최적이다.  또 전해 내려오는 구전과 역사의 흔적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지는 ‘스토리텔링’이 걷는 사람에게 상상력을 전해주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걷기가 만들어진다.  1~8길까지 11개 코스로 총길이 188.4㎞, 각 코스는 18km 내외의 거리다.  일반 성인의 걸음으로 약 6시간 정도 소요되며, 걷는 중 식사를 하거나 농가체험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유 있게 하루 종일 즐길 수 있어 외지여행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1개 구간을 다 걸었다면 사단법인 구불길에서 ‘구불길 완보자’로 위촉하고, 완보증과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한다.  현재 32명의 전구간 완보자가 나왔고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체길이가 188km에 이르는 긴 길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거니와 이처럼 아름다운 길이 있으니 군산은 너무나 행복한 도시라는 생각이 스쳤다.  이제 봄이다.  바깥나들이의 계절이다.  구불길을 걸으며 흙내음을 만끽할 시간이라는 뜻이다.  혹시 임 주무관이 봄에 어울리는 추천 코스가 있을까?  “군산 구불길은 각 길마다 제각기 매력이 있는데 봄철에는 월명공원과 은파 벚꽃을 볼 수 있는 ‘물빛길’과 ‘달밝음길’이 무척 좋습니다.  ‘물빛길’은 흔히 옥산저수지라 불리는 군산호수공원에서 은파까지 이어지는 길이고, ‘달밝음길’은 은파에서 시작해서 월명공원을 돌아 금강변을 끼고 군산역까지 가는 길입니다.  봄바람의 향긋한 내음을 체험하며 이 멋진 길을 걸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라고 웃는다.

 

군산하면 떠오르는 단어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이성당’, ‘복성루’, ‘한일옥’ 등 몇몇 맛 집만 기억하게 되는데  이곳을 구경한 관광객들이 조금 더 군산의 곳곳을 보고 가게 만드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먼저 근대역사문화를 탐방하는 분들은 구불길을 걷는 분들과는 성향이 다릅니다.  답사여행을 하기 때문에 걷기보다는 스토리텔링과 맛집 탐방이 주목적으로서  외곽으로 벗어나 걷는 것을 꺼려합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군산스탬프투어와 시티투어를 보강해 구불길과 새만금 등을 소개하고 더 많은 관광명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산의 다양하고 생생한 정보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 맛 집에서 길로, 길에서 새만금으로, 새만금에서 다시 군산으로 이어지는 테마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힌다.

 

그가 생각하는 군산 관광의 슬로건은 ‘20대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관광도시 군산’이다.  이미 그만큼 주 관광객 층이 젊어졌고 그 대상을 타깃으로 한 ‘킬러콘텐츠’나 ‘핵심 사업’을 발굴하고 활성화해야한다.  ‘근대문화’라는 키워드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먹거리와 구불길, 시티투어, 스탬프투어, 자전거대여, 맛집투어 등 다양한 패턴의 여행 루트를 제시해야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홍보 채널도 다변화하여 주 관광객 층 이외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군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야기를 끝내며 그는 “모바일 군산문화관광 어플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스토어에서 군산여행을 검색해서 ‘군산시티투어’ 어플을 설치하면 각종 정보를 쉽게 다양하게 찾을 수 있고 군산을 알아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친절한 설명도 덧붙인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등 우리나라에는 너무나 멋지고 걷고 싶은 길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에겐 ‘구불길’이 있다.  이 길들을 완주해보는 것이 내 집 안길을 더듬어 보는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동주 시인의 ‘길’이라는 시를 선물한다.

 

 


 

구불길 소개

 

▶ 구불1길 비단강길 : 총 거리 17.2㎞, 소요시간 308분

비단강길은 여러 명소 중 금강이 주인공이다. 비단처럼 펼쳐진 금강과 인접한 채만식문학관, 금강철새조망대, 금강호관광광지, 오성산, 나포십자들 등을 둘러보면서 문화와 역사,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진 여행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구불2길 햇빛길 : 총 거리 15.6㎞, 소요시간 295분

햇빛길은 부처가 있는 절이라는 뜻의 불주사를 지나 망해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금강은 햇빛이 반사되어 비단처럼 반짝이고 그 위를 노니는 철새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그 앞으로 보여지는 너른 십자들에서 풍요를 선물 받고 임피향교와 채만식 생가터 등을 거쳐 인문학의 정취에 빠져 드는 길이다. 

 

▶ 구불2-1길 미소길 : 총 거리 18.7㎞, 소요시간 306분

미소길은 임피향교에서 시작해 근대역사자원인 임피역을 지나 탑동마을에 이르는데 탑동 들노래가 전승되고 있는 이 마을의 3층 석탑은 백제양식의 익산 왕궁탑과 얽힌 재미난 전설이 전해지는데 사실일까 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 지어지는 길이다.

 

▶ 구불3길 큰들길 : 총 거리 17.2㎞, 소요시간 303분

큰들길은 너른 들(큰 들)을 걷는 길로 지네를 닮았다 하여 오공혈이라 불리는 고봉산과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조선 양반가옥 채원병 고택을 지나 임진왜란 등에서 공을 세운 최호장군 유지와 발산리 유적(5층 석탑과 석등 등)을 만날 수 있는 길로 풍요와 아픔을 동시에 간직한 길이다. 

 

▶ 구불4길 구슬뫼길 : 총 거리 18.3㎞, 소요시간 330분

자연생태 탐방 명소인 군산군산저수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음에도 청정원시림과 같이 잘 보존된 자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쌍천 이영춘박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고, 걸으며 만나게 되는 동네 벽화가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길이다.

 

▶ 구불5길 물빛길 : 총 거리 18.4㎞, 소요시간 340분

군산저수지와 백석제를 둘러볼 수 있고 옥구토성 성곽을 걸으며 장수를 기원하는 이 길은 햇살받은 물결이 아름다워 은파라 불리는 은파호수공원에서 끝나는 길로 반짝이는 물빛의 활홀함에 빠져드는 길이다. 

 

▶ 구불6길 달밝음길 : 총 거리 15.5㎞, 소요시간 257분

금강과 서해바다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달밝음길은 월명산, 점방산, 장계산, 설림산 등으로 이어져 있는 길로 봉수대를 비롯 금강과 서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스다. 사진찍기 명소인 경암철길마을이 있고 3ㆍ5 만세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구암동산을 돌아보며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 구불6-1길 탁류길 : 총 거리 6.0㎞, 소요시간 102분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지인 군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 시대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을 경험하며 과거를 되돌아 보는 길이다. 군산의 근대역사 벨트화 사업으로 조성된 각종 전시 관람 시설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고, 맛집이 밀집되어 있다.

 

▶ 구불7길 신시도길 : 총 거리 12.3㎞, 소요시간 305분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신시도는 본래 섬이었으나 33.9km의 세계 최장의 방조제 건설로 육지와 연결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며, 신라시대 대학자인 최치원의 전설을 담고 있는 곳으로 군산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각시킬 명소이다.

 

▶ 구불7-1길 새만금길 : 총 거리 28.0㎞, 소요시간 445분

세계 최장 33.9km의 새만금 방조제를 걸으며 바다의 만리장성을 체험하는 기적의 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고 비옥한 호남평야의 김제평야와 만경평야에서 많은 돈을 의미하는 ‘만금(萬金)’과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새’자를 넣어 새만금이라 한다. 하늘 아래 가장 긴 아름다운 바다 위의 길, 새롭고 경이로운 여행지 새만금방조제 길이다.

 

▶ 구불8길 고군산길 : 총 거리 21.2㎞, 소요시간 497분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선유도, 대장도, 무녀도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해수욕장과 갯벌체험장 등이 있어 체험활동을 비롯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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