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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진포, 딱히 동네 빵집을 가야할 이유
글 : 이춘우(특별기고) / kinkyfly@naver.com
2014.03.01 16:03:4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이런 발언을 하면 혹시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경영하시는 분은 불쾌하게 느끼실 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말해 나는 대기업제과점이 싫다.  마치 백악기 공룡 학명 같은 외래명의 이름도 싫고, 해충 명을 우아하게도 상호에 갖다 붙인 빵집 또한 싫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런 빵집을 무분별하게 운영하는 그 모기업들이 싫다.

 

 

그 기업의 영업 행태를 보면 처음엔 골목 상권을 장악하며 전국 동네 빵집 수를 사분의 일로 가지치기한 엄청난 실적을 이뤘고, 그 후엔 서로 경쟁하듯 ‘파리스 바구에떼 옆 토우스 레스 조우르스’식의 공식을 형성하며 서로 잡아먹더니만 이번엔 ‘파리스 바구에떼 옆 파리스 바구에떼’식의 업주 무한 경쟁 체제로 완성하고 그로도 만족 못 했는지 인테리어를 다시 해라, 가게를 큰 곳으로 옮겨라, 카페 형으로 확장해라, 싫으면 옆에 또 가맹점을 내주겠다는 식의 협박으로 업주 등골을 빼 먹는다.  

흡사 움직이는 모든 것을 사냥하고 동족 뿐 아니라 짝짓기 한 수컷까지 잡아먹는 암사마귀 같은 경영전략이 아닌가 싶다. 정작 이런 글을 쓰고는 있지만 실은 본인도 대기업 빵집을 자주 이용한다.  필자가 딱히 애향심이 남 다른 것도 아니고 불타는 정의감의 소유자도 아니거니와 노른자위 상권에 있는 업소 위치도 좋은데다가 하물며 빵도 나름 맛있다.  공짜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필자에겐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또한 뿌리치기 힘들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소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냐 하면 ‘딱히 동네 빵집을 갈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매거진군산’ 독자들에게 ‘딱히 동네 빵집을 가야할 이유’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다.  참고로 ‘매거진군산’이 대기업님들 폐업시킬 영향력이나 파급력도 없거니와 이런 기사 하나 났다 해서 매상에도 아무 지장 없을 테니 너무 걱정 마시길.

 

보리진포!

얼마 전 군산의 소규모 제과점들이 뭉쳐서 빵 브랜드를 만들었단 얘기를 들었다.  바로 ‘보리진포’란 이름의 브랜드다.  보리진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수송동 제일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홍윤베이커리’ 홍동수 대표를 만났다.  제빵 일을 중학교 졸업 후 시작해 올해 삼십년 째 하고 있는 ‘KMB 한국 제과기능장’ 홍동수대표는 (사)대한제과협회 군산시지부장을 맡고 있다.

 

안녕하세요, 대체 ‘보리진포’가 뭔가요?

군산 지역은 쌀, 밀, 보리 경작을 전국적으로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추곡수매 정부지원이 작년 말에 끝났어요.  정부지원 추곡수매가 끝나며 농민들의 판로확보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기본취지는 지역농민을 살리기 위한 것이에요.  2011년에 결성된 ‘흰찰쌀보리 향토 사업단’에서 빵을 개발하기 시작 했습니다.  처음엔 ‘영국빵집’에서 시작 했는데 거기서 가능성을 보고 그렇다면 한 집만 할 게 아니라 공동브랜드로 해서 군산 전 지역이 똑같이 가면 좋겠다, 그런 취지였습니다.  우리지역에서 구매하고 ‘흰찰쌀보리’도 알리기 위한 거고, 두 번째는 골목상권 동네빵집을 살리자는 뜻에서 지역에서 난 재료를 쓰면서 같이 성장하자는 것입니다.  농민하고 저희하고요.

 

 


 

그럼 ‘보리진포’ 빵 개발 과정 좀 설명해 주세요.

군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추곡수매 중단 후 군산지역에서 나오는 쌀, 보리, 밀의 판로에 고민이 많았어요.  농업기술센터에서 연구한 것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제품 개발인데 그 중에 하나가 빵 개발이죠.  보리하면 예전에 겉보리라고 해서 빵을 만들면 노화(빵이 시간이 지날수록 굳는 현상)도 빠르고 퍽퍽하고 맛도 없었는데 농업 기술센터의 품종개량으로 흰찰쌀보리가 나온거죠.  처음에 (빵을) 개발 할 때만 해도 사실 큰 기대는 안했어요.  빵하고 적성이 잘 맞는지도 몰랐고요.  빵하고 접목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서 지금의 빵하고 잘 맞는 흰찰쌀보리로 개발 하게 된 거에요.  흰찰쌀보리로 빵을 만듦으로써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차별 할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소재를 만난 거죠.  막연하게 프랜차이즈가 사용하는 재료로 쫒아 만들어봐야 경쟁력이 없거든요.

 

 


 

보리를 이용해서 빵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밀가루를 대체하는 건가요, 아니면 ‘바나나맛 우유’나 ‘자두맛 사탕’처럼 밀가루에 보리나 쌀을 조금 첨가한 ‘보리맛 빵’ 정도 인가요?

(웃음) 제품마다 조금씩 다른데 100% 보리만 사용하는 빵도 있고 밀가루와 섞어서 만든 빵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리진포란 이름을 내걸려면 최소 밀가루 대비 30% 이상을 사용해야합니다.  100% 보리 빵이 상당히 많아요.  저희 집 특성이 수입밀가루를 많이 쓰지 않고 지역재료인 쌀, 우리밀, 흰찰쌀보리 이 세 가지로 빵의 80~90프로 만들고 있거든요. 케잌도 쌀, 보리 5대5 비율로 만들고 있어요.  전에는 100% 수입밀가루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국내산 재료 그것도 군산 지역에서 나는 쌀이나 보리로 대체하는 여건이 되었어요.  물론 프랜차이즈와 차별화할 수 있고 우리가 살면 농민들도 잘 되는 거죠.  판로가 확보되니까요.  우리는 그걸 가지고 경쟁력 있게 판매를 하고. 결국은 농가와 서로 윈윈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입밀가루에 비해 지역 보리가격은 어떤가요?

수입밀가루 대비 네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네 배 이상 차이는 나지만 보리가 가진 이미지가 건강, 힐링이라서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이젠 예전처럼 싼 값에 양만 많게 만들던 시대도 아니고, 건강을 중시하는 세태가 되면서 단가가 좀 높긴 해도 손님들은 부담 없이 사가십니다.

 

동네 상권 말씀하셨는데, 그럼 보리진포는 이 집이나 저 집이나 같은 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그 부분이 약간 어려움이 있어요.  프랜차이즈라 해도 집집마다 약간의 맛 차이가 있거든요.  동네 제과점은 더 심해요.  시설도 각기 다르고 제빵사마다 기술 차이도 있으니까요.  제가 주도를 해서 ‘보리진포연구회’란 조직을 결성해서 저희끼리 단합해서 제품과 보리특성에 대해 세미나도 하고 모든 회원들의 기술 평준화를 위해 기술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관에선 어떤 지원이 있나요?

관에선 우리가 부족한 마케팅이나 기술개발 지도를 해주죠.  예를 들면 가게 앞에 있는 배너 디자인 시안부터 가게 안에 붙어있는 보리진포 설명 간판 제작 지원을 비롯해서 박스, 포장지 제작 배포까지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럼 ‘보리진포’란 명칭의 빵이 있는 건가요?  아님 보리를 이용한 빵을 통틀어 보리진포라 부르나요?

네, 포괄적으로 보리진포라 부릅니다.

 

그럼 주력 상품은요?

보리진포 브랜드를 사용하는 회원업소는 기본적으로 ‘보리만주’하고 ‘앙금빵’ 이 두 가지는 해야 됩니다.  나머지는 각각 업소의 특성에 맞게 경쟁력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각각 개발해서 서로 의논도 많이 합니다.  예전엔 경쟁관계였다면 지금은 상생관계가 된 거죠.  이제는 서로 협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는 걸 다 알거든요.  내가 배합을 내놓기도 하고 다른 분들 배합도 받고 그렇습니다.

 

회원 수는 현재 몇 분이나 있나요?

군산에서 보리진포 브랜드를 걸고 영업하는 업소는 21개 업소입니다.

 

 


 

보리진포를 시작한 이후 반응은 어때요?

매출도 20~30%를 웃돌 만큼 많이 신장 됐어요.  보리진포가 뭐냐고 묻는 분들도 많고 오셔서 찾는 분도 많이 늘었고요.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게 가격인데, 아무래도 비싸겠죠?

아닙니다. 조금 싸거나 아마 비슷한 수준일거에요.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동네 빵집보다 비쌀 수밖에 없죠.  유통과정이나 마케팅비용 그리고 본사가 이익을 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기존에 동네 빵집에 프랜차이즈와 경쟁에서 살아날 방법은 가격경쟁 밖에 더 있습니까?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저희가 쓰는 재료로 빵 만들어 팔면 아마 저희보다 훨씬 비싸게 팔 수 밖에 없을걸요.

 

 


 

앞으로의 계획은?

계획은, 음, 처음 취지대로 지역보리를 사용해서 모든 업소 매출이 향상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요.  보리 때문에 제과점들도 단합이 잘 되고 있어요.  기술력 평준화를 이뤄서 보리진포 브랜드를 내건 어느 제과점에 가던지 (소비자들이) 맛있는 보리진포를 드실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프랜차이즈 모기업도 가맹주들이 더 이상 가맹점을 내주지 말아야 합니다.  그분들(가맹주)도 어찌 보면 저희와 같은 위치의 ‘을’의 입장이니까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좋고 몸에도 좋은 제품 많이 개발하셔서 농민도 살고 지역 상권 살리기에 힘써주세요. 

매거진군산도 알찬 기사 많이 실어서 ‘좋은군산 만들기’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홍 대표와 인터뷰하며 느낀 건 ‘우리는 영세하니 우리 빵 좀 사세요, 동네상권 살려 주세요’ 하는 동정심에 호소하는 동네빵집 사장님의 모습이 아니라 ‘와서 먹어봐라. 비교해 봐라. 이래도 안 살래?’하는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군산시의 아낌없는 지원과 스무 개가 넘는 제과점의 합심으로 이뤄낸 보리진포.  한 마디로 땀과 노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경주엔 황남빵, 천안엔 호두과자가 있다면 군산에는 보리진포가 있다.  몸에 좋은 쌀과 보리로 만든 빵.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재료를 이용해서 농민도 살리고 동네상권도 살리는 빵.  이만하면 우리 이웃 ‘동네 빵집을 가야할 이유’로 충분치 않을까?

 

 

흰찰쌀보리 군산 ‘보리진포’ 전문점 

궁전제과 (경암동)

나운베이커리 (지곡동)

드림베이커리 (미룡동)

라셀베이커리 (소룡동)

리베이커리 (나운동)

만나베이커리 (조촌동)

바게뜨과자점 (조촌동)

베이커리셰어카페 (서흥나동)

빵굽는나라 (나운동)

빵굽는마을 (수송동)

빵굽는아저씨 (명산동)

빵빵한하루 (중앙로2가)

셰프베이커리 (나운동)

쉘부르명가 (나운동)

알프스베이커리 (나운동)

열린베이커리 (미룡동)

영국빵집 (신풍동)

이레베이커리 (소룡동)

정다운베이커리 (구암동)

코리아제과 (대야면)

홍윤베이커리 (수송동)

 

홍윤베이커리 홍동수 대표

수송동 807번지 1층 3호

063-461-0445

jc79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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