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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당리 하우스 꿈을 짓다
글 : 이춘우(특별기고) / kinkyfly@naver.com
2013.06.01 17:24:3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요즘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거의 붐 수준이다.  이미 여러 방송매체에 소개된 적 있는 ‘땅콩집’이나 방송인 김병만의 ‘1억 주택 짓기 프로젝트’, 여러 케이블 방송의 주택관련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현대인들의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동안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에 아파트 생활을 선호하던 사람들도 경제성장과 주 5일 근무 등 여유 있는 생활로 인해 차츰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 했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전원주택 붐에 일조했다.  부동산 시장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은 이제 굳이 무리하게 빚을 내면서까지 비싼 아파트를 구입하기 보다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면서 자신만을 위한 주택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더 이상 아파트 만 이 확실한 투자대상이 아니다‘란 생각도 한 몫 했다.  쉽게 말해 아파트 사고 팔아서 돈을 벌었던 시대는 끝났다.  어차피 돈 안 되는 아파트에 살 바엔 내가 원하는 나만의 집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전원주택은 별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힐링(healing) 바람이 불면서 쾌적한 주거 여건을 누릴 수 있는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건 3040세대다.  이미 집을 소유하고 있는 은퇴자보다는 경제력 있는 30, 40대가 전원주택의 실제 수요자가 됐다.

 

 


 

이들이 꿈꾸는 집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 아니다

안전과 쾌적함은 기본이고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도 필요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각종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텃밭도 필요하다.  그림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볕 좋은 아틀리에가 필요 할 테고, 영화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서브우퍼의 볼륨을 맥스로 올릴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극장도 필요하다.  목공예를 배우고 싶다면 마당 한 쪽에 작은 공방을 만들면 될 테고, 아래 위 옆집 눈치 안 보고 미친 듯이 드럼연주를 하고 싶다면 나만의 콘서트홀을 만들면 그만이다. (부인은 알아서 설득하시길) ‘난 이효리 못지않은 애견인이다‘ 하는 경우엔 마당에 시베리안 허스키를 그냥 방목하면 된다.  물론 목줄 착용을 하지 않아도 과태료 따위는 없다.  성장기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아래 집 눈치안보고 집안에서도 마음껏 뛰어다니는 아이의 모습도 보고 싶을 거다.  뛰 노는 아이들의 성장판이 ‘런던 브리지’ 열리듯 열릴 거란 부모의 상상은 덤이다.  이 모든 게 아파트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이들은 더 이상 HOUSE의 개념의 집이 아닌 HOME의 의미인 집을 원하는 거다.

 

 

이런 3040세대의 전원주택 수요자가 군산에도 있을까?

이런 궁금증으로 시작된 이번 취재를 위해 군산 외각을 시간 날 때 마다 샅샅이 돌아다니며 발품 팔아 찾고 싶었으나 군산은 상당히 넓었다.  결국 ‘전원주택이요? 회현면 학당리로 가보세요‘란 제보로 취재에 착수 했다.  회현면 학당리에 가면 파주 헤이리 출판단지에 있는 카페처럼 세련되고 평창동, 성북동 등 고급주택 단지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유니크하고 아주 비싸 보이는 한 집이 눈에 들어온다.  잡지나 방송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저 푸른 초원위의 그림 같은 집’엔 도대체 누가 사는 걸까?  물어물어 건축주와 건축사를 만날 수 있었다.

 

건축주는 군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40대 초반의 J씨

현대적이고 멋진 집의 주인은 당연히 드라마 ‘시크릿가든 주인공 현빈‘같이 멋질 거란 막연한 상상은 역시나 그냥 상상 이였다.  40대 J씨는 그냥 오고가다 볼 수 있는 그냥 우리네 흔한 40대 ’아저씨’였다.  답답한 아파트생활에 지치고 또 아이들을 자연과 함께 키우고 싶어 전원주택을 막연하게 꿈꿨다는 건축주는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자신만의 전원주택의 꿈은 말 그대로 꿈으로 끝 날 것 같아 일 년 여에 걸쳐 부지 선정과 구입하는데 군산을 돌아다녔다.  J씨는 ’부인을 포함한 가족의 응원’을 쉽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해준 첫 번째로 꼽았다.  두 번째 이유를 묻자 아랫집에 살던 이웃을 떠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건축주는 아랫집 이웃과의 층간소음 문제로 한두 번 마찰을 격은 후 자녀들의 꽁무니를 쫒아 다니며 조용하라며 주의를 주는 자신을 보며 단독주택으로의 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아랫집 분들 아니었다면 이사할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라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먼 산을 바라보며 짧고 쓴 한 숨을 쉬였다. 

 

 

“처음 한 일은 군산시 지적도를 구입하여 구석구석 지도를 보며 시간 날 때마다 답사 하는 거였습니다.  어느 정도 지가 상승을 기대 할 수 있는 입지조건과 너무 외지지도 그렇다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곳을 찾아야 했지요.  어린 자녀도 있기에 좋은 학교와 주변 치안도 중요한 결정 요건 이였습니다.  일 년 가까이 발품을 판 후 회현에서 딱 내 맘에 드는 땅을 발견했죠.”  J씨가 구입한 택지는 만경들이 한 곁으로 시작되는 좁은 마을길을 끼고 한 곁으로는 대나무 숲, 삐걱 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공장, 여는 마을의 모습인 동네 안에 위치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전원주택이 들어설 듯 한 호숫가의 계획적으로 조성된 그런 택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전 별장을 짓는 게 아니라 편하게 실제로 거주할 집을 지을 장소를 찾았습니다.  시골의 평범한 동네에 스며들 듯 어우르고 싶었죠.” 부지구입 후 주변 이웃의 반응을 묻자 “이웃에 사시는 분들이 매우 반겨주셨고 물심양면 많은 도움 주셨어요.  저희가 공사 시작하고서 옆집과 앞집에 줄줄이 전원주택이 들어서는 거예요.  동네 분들은 젊은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와서 좋고 덕분에 땅값도 많이 올랐다고 좋아들 하세요.”  

 

 


 

J씨는 부지선정과 구입 등의 기획단계를 마친 후 ‘건축사 사무소 전원건축‘ 이정구 소장과 함께 설계 작업을 하였다.  ‘설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결과물의 열쇠‘라며 “나는 십 여 년 가까이 알고 지낸 소장님을 전적으로 믿었고, 소장님 또한 작고 사소한 나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 주셔서 이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의견조율과 공감대 형성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 하였다.

 

 

학당리 하우스의 설계에 관한 질문에 건축사 이정구씨는 “일조와 전망을 고려하여 부지의 동남을 비워두고 건축물을 배치했죠.  북측도로에 접하는 건물은  1층을 필로티로 계획하여 접근 시 개방감과 편의성을 고려했습니다.  집을 성처럼 높게 쌓아서 주변과의 격리를 원하는 건축주도 있지만 다행히 J씨는 무리 없이 제 의견을 따라줘 밖에서도 집 안뜰이 훤히 보이는 설계에 동의해 주었어요.  제 설계의 기본철학이 자연(빛, 공기, 물)과의 조화를 이뤄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창조입니다.  공간을 열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에선 인간도 마음을 열고 살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 곳이 바로 재미있고 편히 쉴 수 있는 아이디얼한 집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서 “학당리 하우스의 경우 특히 빛과 바람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편안함을 주었고 각 각의 공간에 충분한 일조와 채광을 고려하여 남향배치와 수직배치를 계획하였고, 각 동선의 높낮이 변화와 창을 통하여 보이는 풍광이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보이도록 변화무상한 공간을 계획하였죠.  

 

아이들에게 특히 흥미 있는 공간이 되도록 다락과 작은 거실 등을 수평, 수직적으로 배치하여 접촉과 어울림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수 있도록  평면계획을 했습니다.  외벽마감에  주재료로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를 계획하였고 방부목을 부분적으로 사용하여 주택의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였으며, 가족의 유대와 정을 이어가는 의미로 2층 부분의 두 메스를 브리지로 연결했습니다.”며 자신의 설계와 건축가로서의 철학을 설명했다.

 

기본적인 설계를 마친 후 시공단계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다는 건축주는 “꼼꼼히 알아보고 따져봐야 한다”며 ”발품을 팔면 기간과 비용 모두 줄일 수 있다, 종합건설사의 견적과 직접시공 할 때의 비용을 비교해 보니 많은 차이가 있었다“며 직접시공으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때 가장 힘과 용기를 주신 분으로 J씨는 아버지를 꼽았다.  ”아버님께선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예전에 건설 일을 하신 경험도 있으시고 아들과 함께 집을 짓는다는 생각에 신이 나셨죠, 물론 건설 환경이나 상황이 오래전과 많이 달라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몇몇 하청업체의 불성실한 작업과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버님이 꼼꼼하게 관리해 주셔서 직접 시공을 미칠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설계 후 약 9개월에 걸쳐 시공을 한 J씨는 ”집짓기가 부자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줬다“며 ”가족은 어떤 일이든 함께 할 때 더욱 빛나는 법이며 힘은 들었지만 직영으로 짓길 잘했다”며 말을 이었다.  “물론 직영 할 수 있는 여건과 열정, 시간이 있다면 직영을 추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직영으로 공사하기는 쉽지 만은 않습니다.  계획에 없던 공정에 차질이 있을 경우 모든 걸 본인이 발로 뛰어 해결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종합건설사의 위기대처 능력은 직영하는 저희와 비교할 수 없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심사숙고해서 좋은 시공사를 선정한다면 기간은 물론 비용 면에서도 오히려 직영으로 하는 경우보다 나을 수도 있습니다.”

 

4월경에 사용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입주를 앞두고 있는 J씨는 “아파트 생활에 지치고 자연과 함께 멋진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막연하게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움직이세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비용도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이면 훨씬 넓은 평수의 원하는 설계의 집에 살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세요.” 라며 속된 말로 강력한 뽐뿌를 날렸다.

 

 


 

마지막으로 J씨에게 물어보았다.

“정말 아파트 분양받는 정도의 돈으로 이런 집 지을 수 있어요?”, “법적으로 책임질 말씀은 못 드리지만 (웃음) 제 경험상 충분히 가능 합니다.  요즘 군산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7~800만 원 정도 하는 거 같은데, 대충 계산해도 비슷한 평수의 아파트 살 돈이면 이런 집 짓고도 멋진 차 두 세대 사고도 남을 거 같은 데요. 하하”  참 얄밉다.  부러우면 지는 거란 말이 있는데 평범한 사람은 꿈만 꾸고 말 일을 현실 세계에서 밀어붙여서 원하는 것을 얻어낸 J씨의 추진력이 부러웠고 그걸 실행한 용기가 부러웠다.  물론 그림 같은 집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정구소장 미니 인터뷰


맥군_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사당동에 위치한 ‘건축사 사무소 전원건축 (展園建築)’ 소장 이정구입니다. 

 

맥군_ 서울 사당동에 위치하고 있나요? 어떤 연유로 학당리하우스 설계 일을 하게 됐죠?

일단 고향이 군산입니다.  십 여 년 전 직장생활을 하던 건축주 J씨가 근무하던 회사와 일을 하게 되었는데 J씨가 사람이 너무 좋아 빈말 비슷하게 나중에 집 지을 때 내가 꼭 설계 해 주겠다고 했죠. 작년에 집 짓겠다고 정말로 연락이 왔습니다. (웃음)

 

맥군_ 아 고향이 군산이였군요.  건축가 일을 하게 된 계기 가 무엇인가요?

군산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원광대학교 건축학과를 진학하게 되어 건축사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맥군_ 소장님이 생각 하는 ‘집‘이란 무엇 인가요?

집이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여야 하고 더불어 재미있는 공간이여야 합니다.  자신만의 공간이 있어야 하구요.  예를 들어 지하에 와인셀러를 만들어 놓고 혼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은밀한 금고를 숨겨놓는 다든지...  남자에겐 (여자가 아니라 여자분 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하루에 한두 시간, 혹은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혼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충동이 있죠. 이런 시간을 보낼 장소를 집 안에 두고 싶다는, 뭐 이런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집’입니다.

 

맥군_ 그럼 전원주택이란 뭐라 생각하시나요?

위에 말씀드린 집에 관한 생각에 자연과의 관계를 더 한 거죠. 일종의 자연과의 소통이라 생각합니다. 도시의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을 포기하면서 자연 (빛 공기 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 바람을 느끼며 단절과 차단이 아닌 개방과 열림이 있는 곳이라 생각 합니다. 단지 위치적으로 시골이나 교외에 있다고 모두 전원주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맥군_ 끝으로 전원주택을 꿈꾸는 매거진 군산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군산은 전원주택을 계획하고 짓기에 아직까지는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격이면 같은 평수 내지는 더 큰 평수로 건설 가능 합니다. 경제적으로 접근이 용의한건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죠. 하지만 막연한 전원생활의 동경만 가지고 시작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 합니다. 충분한 사전 준비와 공부를 하신 후에 계획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건축사 사무소 전원건축(展園建築) 소장 이정구

011-211-8196 / eed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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