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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속에서 희망의 빛을 피워내는 라복임 플로체
글 : 이연희(객원기자) / hbday-@hanmail.net
2012.06.01 16:21:4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꽃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꽃은 행복하고 가장 기쁜 순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고 마음을 전하는 매개체다.  향기를 남기며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꽃은 늘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아름다움으로 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한다.

 

군산시 신창동 우체국 근처에 위치한 꽃가게 ‘라복임 플로체’는 꽃 이름이 아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Florist)의 이름과 ‘플로체’는 영어의 '꽃(Flower)'과 이탈리아어의 '빛(Luce)'의 합성어로 ‘꽃 속의 빛’이라는 의미이다.  늘 꽃을 보면 행복하고 기쁘고 끌린다고 말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한 후 그녀는 한국꽃꽂이 협회 화우회 연구실을 찾아 본격적으로 꽃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교회 꽃꽂이를 하기 위해 청계천의 중고책방을 돌아다니며 국내외서적을 구입해 서구식 꽃장식과 신부부케를 독학으로 시작했다.  1992년도 5평 남짓한 규모로 시작한 가게는 현재 화훼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학원까지 갖춰질 정도로 성장했다.  

 

그녀는 독일과 한국을 병행하여 화훼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한국에서 1기생으로 독일국가공인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분야에서 더 발전하고 변화하기 위해 연구와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그녀는 원광대학교 한국문화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미 한 송이를 팔아도 디자인을 해요

한국의 꽃 문화는 꽃 가게를 하는 분들은 주먹구구식, 전문적인 이론체계가 없는 실기위주에 머물렀지만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전문 분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04년과 이듬해 화훼장식기능사와 화훼장식 기사가 국가공인으로 인준되면서 화훼분야가 점차 활기를 더했다.  이후 2005년 EBS교육방송에서 1년간 화훼장식 강의를 한 그녀는 화훼장식사 교재(16인 공저)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 플라워디자인과 전담교수로도 15년간 활약하고 있다.  꽃 문화가 활기를 띠기 전 까지 화훼장식을 배우는 부류는 상류층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녀는 꽃을 전공하는 선생님들이 대중들과 소통을 하지 못해서 대중에서 꽃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그래서 대중의 요구 사항을 담으면서 꽃 문화를 어필한다. “저희는 장미 한 송이를 팔아도 디자인을 해요”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지난 2003년 KBS 2TV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배우 손예진이 플로리스트로 등장하면서 플로리스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꽃과 그 일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식물에게는 하나씩 꼼꼼히 살피며 정성과 애정의 손길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칙이다.  그러나 홍보하지 않으면 결국 그 가치도 매장되고 만다.  “아무리 좋은 명품이 있다 한들 이를 대중이 알아주지 못한다면 명품의 가치는 누구도 알 수 없겠죠.  꽃 예술은 상업적인 면과 디자인적인 이중적인 면이 있어서 대중과 더 가깝게 다가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1층에서는 열심히 파는 꽃집아줌마가 되고 3층에서는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하는 선생님이 돼요(웃음)”  차분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만 플로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편견이다.  밝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가 이 직업을 갖게 되면 그만큼 더 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속성으로 배워서 빨리 가게를 차리기보다 기초를 충분히 닦고 꽃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하다.  그녀의 가게는 조경과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화분들을 줄 세워 놓지 않는다.  꽃들의 디자인들이 보일 수 있도록 인테리어뿐 아니라 아웃테리어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그래서 가게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꽃집은 항상 새롭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조화도 살아있는 생화처럼 만드는 플로리스트

가게 곳곳에는 그녀가 가져온 잘린 나뭇가지를 재활용해 만든 조형물들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듯 가게를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피그말리온과 갈라테리아의 이야기가 있다.  피그말리온은 '지상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라 불릴 정도로 매우 뛰어난 조각가였다.  그는 세상사에 관심을 끊고 오직 조각에만 몰두했다.  혼자 묵묵히 조각상을 만들기에만 열중하던 그는 어느 날 마침내 절대 신의 경지에 이르는 작품을 완성시킨다.  그것은 인간 여자의 결점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은 완벽한 여성 조각상이었다.  피그말리온은 날마다 자신의 작품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피그말리온이 만든 조각상 ‘갈라테이아’가 피그말리온의 사랑과 기도로 사람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처럼 꽃을 사랑하는 라복임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치면 죽은 식물이라도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죽은 식물에게도 생명을 불어 넣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은 아마도 조물주가 이 세계 만물을 창조했던 그런 마음과도 같지 않을까.   

 

그녀에게 가장 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묻자 한참을 망설였다.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며 꽃은 무엇이든 보면 행복해진다고 대답했다.  그녀의 가게에서는 조화도 살아있는 생화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느껴졌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우리가 지나치거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그녀는 놓치지 않고 그 안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지닌 것 같았다.  그런 그녀의 심미안이 가게를 다녀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정신이 황폐해지면 사람에게 해로운데 꽃과 식물을 통해 그 정신을 행복하게 만들면 살리는 문화를 만들 수 있어요”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꽃 문화는 정신문화로 이미 예로부터 정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대부들의 인격 도야의 길잡이가 바로 꽃꽂이가 되기도 했다.  물질만능문화가 만연해 정신문화가 퇴색했다면 이제 정신문화가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한국의 꽃 문화가 정신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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