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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뛰어넘은 사랑' 이창락&마리아 부부
글 : 신인혜(자유기고가) / uh1986@naver.com
2012.02.01 14:10:5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 했던가.  그 말이 옳다.  가슴으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거리도, 현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한국과 에콰도르.  서울과 군산.  먼 거리를 넘어 하나가 된 이창락, 마리아 부부를 만났다.

 

맥군_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이창락_ 아는 형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형을 만나러 나갔는데 그 곳에 마리아도 있었던 거죠.  저는 당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은 군산에서 전북외고 원어민 강사 일을 하고 있었고요.  집사람이 휴가차 서울에 놀러왔다가 만나게 된 거죠.

 

맥군_ 마리아 씨는 어떻게 한국에 오시게 됐나요?

마리아_ 저는 에콰도르 사람이에요.  에콰도르에 있을 때 한국인 신부님과 함께 일을 했었어요.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하는 곳 이예요.  그 곳에서 3년간 일을 했는데요.  휴가로 신부님께서 3개월 동안 한국에 보내주셨어요.  그 때 한국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에콰도르에 돌아가 신부님께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일을 하는 것도 좋고,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고요.  신부님께서는 제 말에 장학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대구의 가톨릭 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어요.

 

맥군_ 그럼 군산에는 어떻게 오시게 된 건가요?

마리아_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 관련된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그러던 중에 전북외고 원어민 강사 제의가 들어와서 군산에 왔어요.  한국에 들어온 지 8년 되었는데 스페인어 원어민 강사로 3년 째 일을 하고 있어요.

 

맥군_ 남편께서는 원래 서울에 계셨다고 들었어요.

이창락_ 저는 서울에서 계속 일을 하다가 4월, 5월 쯤 일자리를 알아봤어요.  본격적으로 내려온 건 작년 7월쯤 이예요.

 

맥군_ 두 분 연애시절은 어떠셨나요?

마리아_ 집사람이 한국말을 잘 해서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연애할 땐 제가 서울에서 군산으로 거의 매주 내려와 만났어요.  의외로 싸울 일도 별로 없었어요.  집사람이 한국말을 잘 하지만 어려운 말은 잘 이해를 못하거든요.  제가 화가 나서 말을 해도 이해를 잘 못하고 동문서답을 하니까 싸움이 안 되더라고요.  게다가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요.

 

맥군_ 마리아 씨의 어떤 점에 반하셨나요?

이창락_ 집사람의 순수한 모습에 끌렸어요.  집사람과 지내면서 외국인이라는 생각도 별로 안했던 것 같아요.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 음식도 잘 먹거든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 보단 자연스럽게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결혼한지는 2년 됐고요.  작년 11월 25일에 저희 아들 창아가 태어났어요.

 

맥군_ 아이가 아빠와 엄마를 꼭 빼닮았네요.

이창락_ 아이가 남미의 피를 이어받은 만큼 열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창아 예명이 ‘로날드’예요.

 

맥군_ ‘로날드’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창락_ 유명 축구 선수 중에 ‘로날드’ 선수가 있잖아요.(Ronaldo : 레알 마드리드의 유명 축구 선수, 남미에서는 호날두로 발음) 제가 축구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맥군_ 결혼 하실 때 가족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이창락_ 처음엔 외국인이라는 것에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저희 식구들 중에서 집사람을 제일 처음 본건 저희 외삼촌이에요.  저와 가장 가깝게 지내시는 분이죠.  외삼촌께서 먼저 집사람을 보시고 부모님께 말씀을 해 주셨어요.  부모님께서 집사람이 외국인이라 걱정을 하셨는데 직접 만나보시고 난 후에는 한국말도 잘하고 성품이 착한 모습에 좋아하세요.

 

맥군_ 두 분이 생활하시면서 차이점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마리아_ 음식이 차이가 많아요.  그리고 생활에선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다는 것?  그래도 에콰도르에 있을 때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서 한국에 와서 고생을 별로 안했어요.  한국 생활 풍습이나 김치와 같은 음식들을 많이 접해봐서 어려움이 적었죠.  가장 쉬운 예로는 인사가 많이 달라요.  한국에서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지만 에콰도르에서는 볼키스를 하거든요.  서로의 볼을 마주 대는 인사예요.  어른이나 아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그렇게 인사를 해요.

 

이창락_ 장례식도 차이가 있더라고요.  에콰도르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가족들이 볼 수가 있어요.  집 안에 관을 두고 24시간만 볼 수 있게 해요.  그 후엔 바로 장례를 치루죠.  그리고 부조금이 없어요.  그냥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정도죠. 

 

맥군_ 한국에서 명절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창락_ 결혼하기 전에 집사람은 서울에 계신 친한 분의 댁에서 설날을 지냈었어요.  한국의 아버님, 어머님 같으신 분들인데요.  에콰도르에 이민 가서 계시다가 다시 한국으로 오셨어요. 

 

마리아_ 에콰도르에 계실 때 저희 가족과 정말 친하게 지내셨던 분들이에요.  그래서 한국에서 처음 명절을 지낼 때 그 분 집에 갔었어요.  처음엔 음식을 많이 하는 것에 놀랐고요.  그 다음엔 집에서 차례를 지내는 것에 놀랐어요.  에콰도르에서는 옛날에 묘지에서 간단한 음식을 차리고 인사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하지 않아요.  해도 묘지에 찾아가서 초를 켜는 정도죠.

 

맥군_ 에콰도르에도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나요?

마리아_ 에콰도르에는 11월 1일과 2일에 니아델로스모에르또스 라는 명절이 있어요.  한국의 추석과 비슷해요.  돌아가신 분들의 묘지를 가고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해요. 

 

맥군_ 한국 생활을 하시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마리아_ 저녁 늦게까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에콰도르에 있을 땐 혼자서 늦게까지 다닐 수 없었어요.  나가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다녔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달라요.  저녁 늦은 시간이나 새벽이어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에콰도르는 한국에 비해 치안이 불안정해 저녁 늦게 홀로 다니는 사람은 강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고)

 

맥군_ 한국 음식 중에 무엇을 제일 좋아하세요?

이창락_ 집사람이 막창을 좋아해요.  대구에서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막창을 잘 먹더라고요.  한국 여성분들이 잘 못 먹는 음식도 잘 먹어요.  한국사람 다 됐어요. 

 

맥군_ 에콰도르 음식 추천 부탁드려요.

마리아_ 아로스 콘 포요 라는 음식이 있는데요.  한국의 볶음밥과 비슷해요.  밥이 좀 다른데요.  닭을 삶아서 그 국물과 간장으로 밥을 해요.  그 다음엔 삶은 닭을 작게 찢어서 건포도, 파프리카, 완두콩, 버터랑 볶아요. 

 

맥군_ 결혼생활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마리아_ 남편이 술 먹고 늦게 오는 것이 답답해요.  에콰도르에서는 특별한 날에만 술을 먹어요.  크리스마스나 연말, 생일 그럴 때요.  가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거나 친구를 만날 때 한잔 마시는 것이 전부예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셔요.  그런 부분이 이해가 잘 안됐어요.

 

맥군_ 에콰도르에 있는 가족이 그리울 때도 많겠어요.

마리아_ 늘 그립죠.  그리고 특히 힘들 때 더 보고 싶어요.  지금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하니까 가족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기분이 많이 들어요.

 

맥군_ 에콰도르의 신부님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시나요?

마리아_ 네. 신부님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요.  한용완 신부님이신데요.  이번 달에 한국에 들어오실 거예요.  한번 뵈어야죠.  전주 ‘아미고의 집’에 계시는 수녀님들과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요.  아미고의 집은 가정 문제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살피는 곳이에요.

 

맥군_ 앞으로의 바람이 있으시다면?

이창락_ 우선 아이를 잘 키우고요.  집사람이 에콰도르에 돌아가 배운 것을 바탕으로 사회복지 일을 하고 싶어 해요.  꼭 에콰도르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어요.  마리아가 신부님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 만큼 저희도 앞으로 저희가 가진 것들을 바탕으로 조금씩 봉사를 하려고 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며칠 뒤, 이창락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인터뷰 당시 찍은 가족사진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에콰도르에 있는 마리아 씨의 가족들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말에 서로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 주는 이창락, 마리아 부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창락, 마리아 부부를 보며 사랑이란 영화에서처럼 열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것, 내가 아니라 그대가, 서로가 되어가는 과정 또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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