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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니의 발길 닿는대로> 군산 지역 주민과 어부들이 선호했던 어류(1)
글 : 조종안 /
2017.08.01 11:10:4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종아니의 발길 닿는대로>

군산 지역 주민과 어부들이 선호했던 어류(1)

 

조선총독부 통계연보(1938)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군산 앞바다 어장(고군산군도 근해, 금강)에서 잡히는 주요 어류는 조기, 복어, 상어, 민어, 홍어, 뱅어, 갈치, , 삼치, 대구, 청어, 새우, 숭어, 병치, 오징어, 가오리 등 35종에 달하였다. 그중 일본인은 값비싼 민어, 준치, 뱅어 등을 먹었고, 조선인은 흔하고 값싼 갈치, 숭어, 아귀 등을 먹었다.

 

준치는 진어(眞魚)로도 불리었다. 진어는 '참다운 물고기'라는 뜻으로 뱅어와 함께 금강에서 많이 잡혔다. 뱅어는 멸치처럼 통째로 먹었다.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맛이 좋았으나 살에 가시가 많은 게 흠이었다. 오죽했으면 일본인들이 가시만 없으면 조센징 먹기는 아까운 생선이라며 한국인을 비하할 때 빗대어 말했을까. 광복 후에는 조센징촌놈으로 바뀌어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1945~1961년까지 군산수협 공판장에서 위판한 주요 어종은 조기, 갯장어, 고등어, 서대, 병치, 농어, 도미, 갈치, 대구, 민어, 상어, 복어, 대하 등 22종이었다. 1964년 기록은 뱅어, 전어, 웅어 등이 추가되어 27종으로 늘었다. 1990년 통계는 강물 오염으로 뱅어가 사라지고, 주꾸미가 들어있어 눈길을 끈다. 그중 군산 지역 주민들이 즐겨 먹었던 생선 중 오늘은 조기, 아귀, 홍어 등을 소개한다.

 

국민 생선 조기

 

조기는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의 총칭이다. 참조기·보구치·부세·흑조기 등이 이에 속한다. 그중 참조기는 머리 부분에 귀돌(耳石)이 있어 석수어(石首魚)로도 불린다. 몸 전체는 황백색을 띤다. 어기(漁期)4~5월이었으나 1969동지나해 어장개발과 해수면 온도 변화로 가을에도 싱싱한 참조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마다 곡우(穀雨)가 되면 칠산어장에 2000척이 넘는 조기잡이 배들이 몰려 만선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조기 떼가 조류를 따라 북상하면 입하(立夏)를 앞두고 연평도에 조기 파시가 섰다. 의주 부윤 임경업 장군에 의해 1634(인조 12) 처음 발견됐다는 연평도 조기 어장은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규모가 컸다.

 

군산 시내 생선 전문 음식점에서도 조기탕은 단연 으뜸이었다. 뚝배기에 가득 담아 내오는 국물에는 누런 기름이 동동 떠다녔고, 팔뚝만 한 참조기(4~5단 크기) 한 마리와 푸른색이 가시지 않은 햇고사리 몇 가닥을 얹어놓아 보는 것만으로 포만감을 느꼈다. 그러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1980년대 이후 4~5(25cm~30cm) 크기의 조기탕은 식당 메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군산의 주부들은 곡우 때 잡아 온 조기 무더기에서 알이 꽉 찬 황금빛 참조기를 골라 살짝 얼간해서 해풍에 꾸둑꾸둑 말려 통풍이 잘되는 곳간이나 대청에 보관했다가 제삿날이나 명절 때 사용하였다. 누구나 즐겨 먹었던 조기는 한·난류가 만나는 서해안에 어장이 형성됐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제사상에 오르는 어종이어서 국민 생선으로 불린다.

 

군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아귀찜

 

아귀는 아귀목 아귀과 생선으로 몸과 머리는 납작하며 특히 머리가 비대하다. 등 쪽은 흑갈색 바탕에 드물게 검은색 얼룩이 나타나며, 배 쪽은 희다. 아래턱과 머리의 배 쪽 테두리를 따라 수염 모양의 돌기가 수십 개 나 있다. 얼굴이 흉측스럽고 이빨도 악어처럼 뾰쪽해서 보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아귀는 생김새와 달리 입을 즐겁게 해주는 생선이다. 지역 특산품인 미나리를 듬뿍 넣고 된장을 풀어 걸쭉하게 끓여낸 군산의 아귀탕은 국물 맛이 깊고 얼큰해서 애주가들이 즐겨 먹는다. 아귀 맛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쫀득쫀득한 암뽕’(내장)은 씹는 느낌에 고소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어서 미식가들은 부드러운 살코기보다 내장과 지느러미 부분을 선호한다.

 

독특한 매운맛과 미나리 향의 조화가 환상적인 아귀찜은 군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예전에는 경남 마산이 원조로 알려졌으나 언제부터인지 군산으로 바뀌었다. 70~80년대까지는 서울의 아귀요리 전문 식당에 가면 대부분 마산 아귀찜이라 적혀 있었는데, 요즘은 군산 아귀찜글귀가 자주 보인다는 것.

 

마산과 군산은 아귀찜 재료는 물론 조리법도 다르다. 마산은 대부분 아귀를 살짝 말려서 조리하는데, 군산은 생물을 사용한다. 찜에 올리는 고명도 마산은 삶은 콩나물을 사용하고, 군산은 미나리를 주요 재료로 하였다. 마산은 미더덕으로 맛을 내는데, 군산은 미더덕을 넣지 않았으며 새콤한 양념장 맛이 특징이라 하겠다.

 

그물에 올라오면 버렸다는 소문과 달리 아귀는 오래전부터 술안주로 뱃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또한, 아귀 요리 원조는 군산 째보선창에 즐비했던 대폿집들이라는 게 정설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선주와 어부들도 즐겨 먹었던 생선이었다. 특히 일본인들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양념을 바르지 않고 솥에 쪄서 초장에 찍어 먹는 수육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선 홍어

 

홍어는 홍어목 홍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한국, 일본, 동중국해, 대만 등 북서 태평양에 분포한다. 주둥이 끝은 가늘고 뾰족하다. 눈은 크며 돌출되어 있고 눈의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다섯 개가량의 작은 극이 나 있다. 등 쪽은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며 배 쪽은 희다. 어기는 12~3월로 흑산도와 어청도 근해가 주요 어장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홍어는 낚시로 잡는 게 특징이다. 요즘은 대형 원양어선이 오대양을 누비며 싱싱한 생선을 제공하고, 홍어도 값싸게 수입되어 계절과 상관없이 밥상에 오른다. 하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나야 구경할 수 있는 겨울 생선이었다. 당시 배들은 주로 무동력선이었고, 허술한 어구·어법 때문이었을 것이다.

 

전라도를 상징하는 생선으로 제사상에도 빠지지 않고 오르는 홍어는 암컷이 크고 연하며 수컷은 작은 데다 맛도 없고 질기다.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수컷의 성기를 잘라내고 암컷이라고 속여 파는 상인도 많았다. "만만한 게 홍어 X"이란 말도 그 때문에 회자되지 않았나 싶다.

 

홍어는 양념 무침, , 홍탁, , , 찌개, 어포 등 조리 방법도 다양하다. 내장과 오독오독 한 뼈까지 다 먹기 때문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선으로, 숙취 제거와 관절염에도 좋은 생선으로 알려진다. 전남 지역에서는 일부러 삭혀 먹고, ‘홍탁삼합이라 하여 삶은 돼지고기와 막걸리를 곁들인다. 그러나 군산 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생물을 즐겨 먹는다. (계속)

 

출처: <군산항에 읽힌 이야기들>(2017 군산문화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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