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초나라 고위공직에 있었던 굴원은 그를 질투하고 모함하는 무리로 인해 조국을 등지고 방랑하다 한 어부를 만나 지은노래로 알려진 어부사라고 알려진 이야기다.
[어부가 그를 보고는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니신가?" “어인 까닭으로 여기까지 이르렀소?” 굴원이 말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온 세상 사람들은 모두 취하였는데 나만 홀로 깨어있으니 그래서 추방을 당하였다.”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 굴원 왈 거세계탁 아독청, 중인개취 아독성 시이견방)
다시 어부가 말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얽매이거나 막히지 않고 능히 세상을 따라 옮기어 나가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혼탁하면 어찌 그 진흙을 그들과 같이 휘젓고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으며, 뭇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으면 왜 그 술지게미를 먹고 그 지게미 국물을 마시지 않고 무슨 까닭으로 깊은 생각과 고상한 행동으로 스스로 추방을 당하셨소?” 굴원이 말하기를 “내 듣기로 막 머리를 감은 자는 반드시 관을 퉁겨서 쓰고, 막 목욕을 한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고 하였소이다. 어찌 내 몸이 깨끗한데 外物의 수치스러운 것을 받을 수 있겠소? 차라리 강에 뛰어들어 강 물고기의 배속에 장사를 지낼 지언 정, 어찌 희디흰 순백으로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쓴단 말이오?”]
그 말을 들은 강호의 어부가 창랑에서 낚시하며 대답하길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발을 씻으리라!”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滄浪之水濁兮, 可以濁吾足 :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최근 청문회장을 떠들썩했던 사건 중 하나가 총리 청문회 일 것이다. 본인의 여러 가지 의혹을 제쳐두고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국회 투표 재석의원 281명중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를 획득하여 총리에 인준되었다. 먼 옛날 초나라의 굴원은 거세계탁한 세월에 혼자 술이 취해 있지 않은 사람으로 추방을 당하였으나, 오늘날 우리의 세상은 많은 사람이 술에 취해 있고 오히려 술이 취하지 않은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쩌면 굴원이 발을 씻고 간 강에 발을 씻는 것도 사치가 아닐까? 한다. 물론 이미 큰 강은 녹조가 심해 발을 담그기가 불편할지도 모를 일이고... 이제 발을 씻고 독야청청 쉴 공간도 맑은 물도 점점 사라져 가는 시절이다. 그저 발을 걷어 부치고 흙탕물 같은 세상에 뛰어 들어 혼탁한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에 신독(愼獨)의 자세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