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의 미술’ 대표적으로 소개할 두 번째 화가는 ‘안니발레 카라치(Annibale Carracci, 1560–1609)’이다. 그는 고정된 틀을 배격하고, 르네상스의 고전미와 자연주의를 결합하여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기초를 닦은 거장으로 통한다.
그는 미켈란젤로의 ‘근육질 인체’와 라파엘로의 ‘우아한 구도’를 계승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빛과 감정을 더해 초기 바로크 양식을 완성한 기념비적 특징을 보여준다.
‘카라치’ 작품중에서 특징을 살려서 소개할 만한 세개의 작품이 있다. 이 작품들은 각기 다른 독창성을 띄고 있다. 첫째는 ‘신들의 사랑’ (파르네제 궁전의 천정화)이다.
이 작품은 그의 최대 걸작으로, 로마 파르네제 궁전의 갤러리를 장식한 프레스코화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 넣은 것이 주제인데, 가상의 조각과 틀을 그려 넣은 '쿼드라투라(Quadratura)' 기법을 사용해 입체감을 극대화 했다. 이후 수많은 바로크 궁전 장식의 교본이 되었다.
두 번째 작품은 ‘이집트로의 피신 중 휴식’이다. 위 작품의 내용은 성가족의 피신 장면을 담은 것인데, 인물보다 배경인 풍경이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자연을 단순히 배경이 아닌 조화롭고 이상적인 공간으로 묘사한 '고전적 풍경화'의 시초가 되었으며, 이후 푸생과 클로드 로랭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소개될 작품은 ‘푸줏간’이다. 이 작품은 ‘카라치’의 초기작으로 일상의 서민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담겨있다. 당시만 해도 미술계는 종교적와 신화적 주제에만 몰두하던 흐름에서 이러한 주제는 신선한 충격을 준 사실주의적 작품으로 꼽힌다.
바로크의 미술은 대비가 강한 명암, 경직되지 않은 역동적인 동세, 극적인 감정의 표현을 토대로 관람자로 하여금 동요하고 자극하는 미술 양식으로 변모 하고 있었다.
시대의 흐름의 발전은 ‘이완과 긴장’ ,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조합의 예술이 형성되어진다. 종교와 권력이 연합되어 경직되었던 한 시대의 예술을 변화시키는 바로크는, 신들을 인간의 이야기로 끌어들이고, 조연 역할만 했던 ‘배경의 풍경’과 ‘서민의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바로크 화가 8명중 두 번째를 장식하는 ‘카라치’는 이렇게 초기 바로크 미술을 알리며 새로운 ‘미술의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