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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야구100년사 발간한 시민기자 조종안
글 : 매거진군산 편집부 /
2015.01.01 10:55:5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군산의 야구 역사가 오롯이 담긴 <군산야구 100년사>(발행처 ICM)가 출간됐다.  군산의 야구를 다룬 옛날신문기사 및 기록물 300여개와 흑백사진 100여장, 그리고 취재사진 50여장이 시대별로 수록되어 야구팬들의 관심을 끈다.  전북지역 최초 야구전문 서적으로 조종안 시민기자가 군산 야구 관련 자료와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 본지와 인터넷신문에 기고한 기사들을 책으로 엮었다.  조종안 시민기자를 만나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배경, 의미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책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군산의 야구역사 1세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아주 색다른, 그래서 무척 의미 있는 책으로 평가받을 것 같습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책을 냈는데, 축하를 많이 받았습니다.  강의 요청도 들어오고, KBS라디오 ‘전북은 지금’에도 출연했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등지에서 기사를 빼놓지 않고 읽었다는 독자들이 책을 구할 방법을 묻는 문자를 보내왔기에 보내줬어요.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대단한 일을 했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네요.(웃음)  1920년대에 군산에서 하와이교포 학생야구팀 경기가 정말 열렸었느냐며 놀라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용일 전 KBO 총재대행 전언에 따르면 지방 도시의 야구사 발간은 인천에 이어 군산이 두 번째라고 합니다.

 

이 책의 의미라고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군산의 야구 역사를 수정 보완해서 책으로 엮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일본인에 의해 1923년 개교한 군산중학교가 군산 학생야구의 효시로 알려졌으나 1902년 서양선교사 전킨(Junkin)이 지금의 구암동산에 설립한 영명학교(제일고 전신)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군산의 최초 야구인도 김판술(1909~2009) 전 보사부 장관에서 기미년(1919) 3·5 만세운동에 앞장섰다가 옥고를 치른 양기준씨(1896~1975)로 바뀌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 대한야구협회(KBA) 회장을 지낸 전의용씨도 일제강점기 군산에 살면서 활발히 활동했던 분인 것도 알게 되었죠.

 

군산에는 언제 야구가 들어왔고, 어떤 경기가 열렸는지 궁금합니다.

군산은 1910년을 전후해 야구가 처음 보급됐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첫 경기는 1921년 7월 5일 군산소학교 운동장에서 펼쳐진 구암리 기독교청년회와 군산은행팀의 우승 쟁탈전이고요.  1923년 고국을 방문한 하와이교포 학생야구팀이 그해 6월 군산 영명학교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1927년에는 18세 이하 소년야구대회(4팀 참가)도 개최됐으며, 1935년 여름에는 동경 유학생 모국방문단 야구경기도 열렸습니다.  해방 후 격변기에도 군산의 야구는 활발했으며, 70여 년 전에도 군산상고에 야구부가 존재했음을 기록을 통해 알아낸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직접 인터뷰한 것으로 아는데 모두 몇 분정도 되는지요?

군산 ‘야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용일 전 KBO 총재 대행을 비롯해 영원한 군산사람 최관수 감독, 나창기 호원대 감독, 홈런왕 김봉연, 야구계의 신사 김준환, 원조 대도 김일권, 스마일피처 송상복, 기록의 사나이 김성한, 역전의 싸움닭 조계현, 뚝심의 사나이 이성일 도의원, 국민우익수 이진영 ,석수철 군산상고 감독 등을 취재했습니다.  특히 김봉연, 김준환, 김일권, 김성한은 해태타이거즈 시절 'KKK포'로 유명했었지요.

 

출간 전후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평소 향토사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군산의 근현대사를 분야별로 연재하려고 준비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초에는 군산의 서양 의료 100년사를 5회에 걸쳐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 <신문고뉴스>에 연재하였고, 작년에는 한국 향토문화전자대전에 기재할 군산의 언론, 철도, 의료, 민속, 인물, 불교, 음식 등 100개가 넘는 항목을 정리하였습니다.  <군산야구 100년사>는 그중 하나고요.  ‘군산 야구사’ 전시회를 추진하던 작년 12월 군산시청 모 과장에게 책 발간을 제의받고 망설였으나 독자들의 높은 관심과 주위의 격려에 용기를 얻어 결단을 내렸습니다.  힘들게 공도 들이면서 한다고 했으나 독자들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미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인구 28만을 힘겹게 턱걸이하고 있는 지방의 작은 항구도시에서 야구 한 종목만으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자부심도 들었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도,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전주시, 익산시 등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치기도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작년 12월, 김성한 전 한화 수석코치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던 일입니다.  인터뷰만 했지 평소 모르고 지낸 사이여서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지나치면 될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결혼식장에 가면 군산상고 출신 프로야구 레전드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먹고 광주까지 갔다가 헛걸음을 했습니다.  취재라고 하지만 비싼 밥을 공짜로 먹기 그래서 없는 살림에 축의금 봉투까지 만들어서 갔는데 그냥 오려니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올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 그리고 직접 쓴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글과 이유 등을 두루 듣고 싶습니다.

군산시가 시민을 상대로 매년 시행하는 제4기 군산학(군산을 제대로 이해하기) 강좌(11월)에 강사로 초대받아 ‘군산선 개통 100년’을 주제로 강의한 것은 큰 경험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기사는 김봉연, 김일권 등 군산상고 출신 야구 스타들 인터뷰 기사가 되겠는데, 그중 감동을 자아내는 누리꾼들 댓글이 100개(다음 포털) 가까이 달린 고 최관수 군산상고 감독 기사(<김성근 옆 이 남자.. 한국 야구의 힘이었다>)는 보람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독자들 반응도 다양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군산야구 관련 기사 몇 꼭지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톱뉴스로 올랐으며 독자들의 다양한 반응은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가 지금도 건재함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고 최관수 감독 기사에 달린 100여 개 댓글 중 '프로 탄생 이전 한국 야구사의 전설이었다.' '언론 기사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려본 것도 처음이다.' '어떤 형태로든 최관수 감독을 기리는 사업에 동참하겠다.' '지역을 떠나 흉상 제작에 보탬이 되고 싶다.' 등의 내용은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글에서 어떤 ‘의지’나 ‘사명감’ 같은 게 느껴집니다.  주로 군산 이야기를 다루는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 경험들을 자양분으로 글을 작성하다 보니 군산지역 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된 것이지 특별한 계기나 이유는 없습니다.  고향에 대한 ‘의지’나 ‘사명감’ 역시 누구나 간직하고 있다고 봅니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향토사 관련 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군산야구 100년사> 저자 소개란에도 언급했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그 날까지 발로 뛰면서 군산 관련 기사를 쓰는 게 가장 큰 희망’입니다.

 

최근 관심을 두고 있거나 앞으로 다루고 싶은 기사(취재)거리가 있나요?

제 아버님이 1900년생이고, 어머님이 1912년생입니다.  늦둥이로 태어난 덕에 서당교육도 받지 못한 가난한 어른들 틈에서 자랐습니다.  동네도 그런 동네였고요.  한국 반대편에 있는 부자나라 미국이 뜨거운 물을 많이 사용하니까 온천이 나오는 것으로 믿는 노인들 얘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저의 성장 과정은 사회생활에서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한데 그러한 경험을 바탕삼아 군산 지역 인물과 생활이야기 중심으로 ‘군산 100년사’를 다루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자보다 향토사학자가 더 어울린다’는 말을 가끔 듣기도 합니다. (웃음)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습니다. 내년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2015년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군산 향토사 정리, 심포지엄 주제발표, 강의, 방송 출연, 야구사 발간 등 2~3년 바쁘게 지냈으니 당분간은 쉬면서 그동안 수집한 자료(사진 포함)를 정리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아내와 여행도 다녀오고…….

 

조종안 시민기자는 “책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해준 군산시와 신한은행 군산지점, 재경 군산시향우회 조시영 회장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인사말을 덧붙였다.  그는 본지 <매거진군산>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신문고뉴스> 등에서 활동하며 군산의 중요한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낸 <군산야구 100년사>는 역사적인 내용과 야구인들의 인터뷰가 조화되어 읽기에 편하고 재미도 있다.  외지 사람들에게 군산을 물으면 십중팔구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이야기한다.  군산의 '근대역사'와 더불어 우리에게 소중한 역사이며 '무형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중한 자원을 이제는 더욱 아끼고 소중히 관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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