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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디저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딸기 팥빙수’로 하세요!”
글 : 조종안(시민기자) / chongani@hitel.net
2014.08.01 15:10:2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이름만 들어도 행복이 느껴지는 해피트리(Happy Tree) 커피숍. 콘셉트가 뚜렷한 소품과 인테리어, 클래식한 음악까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정겹고 곰상스러운 인형들, 그중 복스러운 돼지 부부가 미소를 머금게 한다. 뮤직박스가 따로 없다. 음악도 오전에는 클래식, 오후에는 재즈로 손님들 귀를 즐겁게 해준다. 젊은 연인들에게는 핫 플레이스. 중년 이상에게는 식사 후 대화의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해피트리는 군산시 신창동 갈치찜 전문식당 궁전 2층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리를 잡고 앉으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 든다. 창밖으로 중앙로, 신창동, 월명동, 창성동 아파트 단지 등 군산의 원도심권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방마다 실내 분위기와 창밖 풍경이 영화 자막처럼 돌아간다. 녹음이 우거져 눈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하고, 오밀조밀 들어선 상가들, 특히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 있는 50~60년대 건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여행을 떠나게 한다. 

 

 


 

정원의 석탑과 석등은 일제식민지 생채기

과거와 현재 문화가 공존하는 신창동의 1930년대 지명은 전정(田町). 그때는 일본인들 밀집 지역이었다. 두 업소가 들어선 건물 역시 정원이 딸린 일본인 소유 대저택으로 일제강점기 건물을 개보수해서 식당과 커피숍이 됐다. 따라서 이곳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정원 한쪽에서 마주보고 있는 일본식 석탑과 석등이 일제 식민지배 생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다. 

 

아담하면서도 이색적으로 꾸며진 정원에는 잘 다듬어진 향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 등 온갖 수목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물줄기가 사방팔방으로 퍼지면서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자그만 분수도 있고, 숲속 옹달샘을 떠오르게 하는 연못도 있다.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은 제법 앙증맞다. 일본식 석탑, 석등을 중심으로 목조 테이블과 돌계단, 잔디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본 정원에는 여섯 종류가 있다는데, 이곳은 일본식과 한국식을 접목해서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 정원이 고급 요릿집이나 대저택 안마당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 것과 달리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식당이나 커피숍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돌아보며 지난날들을 반추하고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듯.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제격

커피숍 분위기가 차분하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사람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혼자 음악을 감상하며 독서를 하거나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주제를 달리한 앙증맞은 소품들과 은은한 커피향은 눈과 코를 즐겁게 한다. 고개를 드니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색색의 조명등이 흥부네 집 지붕에 박 열리듯 주렁주렁 매달려 티크목 천정과 조화를 이룬다. 작은 탄성과 함께 공간의 미를 잘 살렸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해피 트리 커피숍은 메뉴도 맛과 시각, 계절의 미를 살렸다. 커피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페라테를 비롯해 허브차 카모마일, 쟈스민, 페퍼민트, 각종 과일 딸기, 키위, 망고, 블루베리 스무디(Smoothie), 직접 달인 전통 국산차(유자차, 매실차) 등을 손님의 기호와 계절에 따라 제공한다. 스무 가지가 넘는 메뉴. 때가 때여서 그런지 팥빙수가 군침을 돌게 한다.

 

김희수(45) 매니저가 추천하는 오늘의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Iced Americano)와 딸기가 듬뿍 들어간 팥빙수. 아무래도 요즘처럼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콜라만큼이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쌉싸래한 커피가 제격이라는 것.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우유나 소스를 넣지 않은 깔끔한 맛으로, 아이스커피 중에서도 단연 청량한 느낌을 준다. 지방분해 효과도 있고 노폐물 제거에도 좋다고 한다.

 

 


 

“여름철 대표 디저트는 과일이 듬뿍 들어간 ‘팥빙수’가 최고”

해피트리 커피숍 방문은 이날이 두 번째로, 가랑비가 감질나게 내리는 주말 오후였다. 귀를 즐겁게 하는 째즈 선율과 함께 커피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혀로 전달되는 순간 ‘아내와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걸’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창가에 마주앉아 핫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창으로 흘러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촉촉하게 젖어가는 거리를 감상하면 운치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김희수 매니저는 “커피숍이 2층이어서 테라스에서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감흥을 일으킨다”며 “겨울에 함박눈이 내리거나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만을 골라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고 귀띔한다. 커피 한 잔을 친구삼아 유리창을 세차게 때리는 굵은 빗줄기를 감상하고, 함박눈이 소복하게 쌓여 하얗게 변한 군산의 설경을 피부로 느끼려는 낭만족이 많다는 것. 그래서인지 테라스 한쪽에 설치된 두 개의 파라솔과 테이블에서 공간의 여유가 느껴졌다. 

 

그는 “아래층 궁전에서 갈치찜을 드시고 디저트를 즐기는 손님들이 요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커피 요금의 50%를 할인해드리고 있다”며 “손님들 편의를 위해 정원 옆에 전용 주차장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름철 대표 디저트는 누가 뭐래도 ‘팥빙수’가 최고라며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로 우유와 과일의 깊고 부드러운 맛을 우러나게 한 ‘딸기 팥빙수’를 소개했다. 재료는 팥을 비롯해 딸기, 방울토마토, 후루츠 칵테일, 바나나, 떡, 잣, 미숫가루, 콩가루 등. 보기에도 푸짐해서 오감을 만족시키고. 고명으로 얹은 탱글탱글한 방울토마토와 쫄깃한 떡, 그릇 둘레에 장식한 딸기가 팥빙수 맛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차를 마시고 커피숍을 나오는데 김희수 매니저가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테라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려 또 다른 힐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마따나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 화분의 화초들이 보는 이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잘 다듬어진 향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목들이 연꽃잎처럼 테라스 주위를 감싸고 있어 푸근함을 더했다.

 

 


 

덧붙이는 글(궁전 갈치찜 맛은?)

 

궁전식당 갈치찜의 토실토실한 살코기 맛은 감동 그 자체다. 대파와 양파가 어우러지면서 내는 달달한 국물 맛은 설탕에서 느끼는 단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손님의 주문에 따라 술안주용으로 약간 맵게 나오기도 하고, 밥반찬으로 먹기 좋도록 삼삼하게 양념을 배합한단다. 양념이 골고루 스며든 무와 감자는 맛을 돋워주는 도우미 역할을 해준다. 사각사각 씹힐 때 나오는 칼칼한 국물은 입안에 착착 감기면서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궁전 갈치찜의 또 하나 특징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것. 건더기를 모두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고소한 맛이 나는 갈치에 갖은 양념을 잘 배합해서 푹 고아낸 국물이니 진국일 수밖에. 진국에 비빈 밥은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어른 손바닥처럼 두툼한 갈치 도막에 왕소금을 뿌려 내놓는 소금구이 또한 별미 중의 별미. 소금으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소금의 질이 무척 중요하단다. 짜면서도 뒷맛이 개운하고 단맛이 감도는 천일염을 뿌려야 갈치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맛도 맛이지만, 보기에도 흐무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속살은 소금을 뿌렸는데도 삼삼해서 먹기 좋으며 고소하고 담백해서 뒷맛이 개운하다. 

갈치찜 전문식당 궁전(해피트리 커피숍) 

전화: 063-445-7770, 

주소: 전북 군산시 신창동 47-1

도로명주소: 전북 군산시 구영6길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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