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도 삶의 질을 추구하는 세태에 들어서면서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곳을 돌보는 기부 문화와 공동체 문화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적 성장에 맞춰 우리의 정신적 수준도 주위를 돌아볼 정도로 여유로워지고 선진화 하고 있는 것이라 풀이되는데, 기부는 꼭 재물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특별한 재주나 기능으로 봉사하는 재능기부 또한 훈훈한 사회를 만드는 토양이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사랑모아 콘서트’ 역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이들이 의기투합되어 지난 3월 결성한 대중음악 라이브 공연 팀이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소위 7080세대라는 50~60대의 연령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직업이나 경력도 다양하고 음악적 색깔이나 개성 또한 조금씩은 다르지만 오히려 그러한 부분들이 하모니를 이루거니와 추구하는 공감대도 잘 형성되어 팀의 결속력이 다져지고 있다.
현재의 팀 구성은 젤 연장자로서 월간지 ‘매거진군산’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를 비롯해서 단장을 맡고 있는 조역연, 그리고 백선제, 김용하, 정연이, 이송선, 이지원 등인데, 조역연 씨는 CCTV 및 무선통신 분야 전문가이자 기타리스트로서 라이브 공연 및 무대 경험이 풍부한 프로 급 뮤지션이며, 구 역전 부근 백내과 원장인 백선제 씨는 조용한 성품에 평소 취미로 팬플룻(팬파이프)을 익혀 의료봉사와 함께 틈틈이 무대에서 연주도 들려주는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또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하, 정연이 씨는 듀엣을 이뤄 수 년 전부터 거리 공연을 많이 하고 있는 음악적 동료이기도 한데, 김용하 씨의 부드러운 음색의 기타 연주와 함께 여성으로서는 출중한 실력을 갖춘 정연이 씨의 색소폰 연주는 이미 지역에서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가하면 팀의 가장 막내인 이송선 씨는 대학에서 조소(彫塑)를 전공한 조각가이자 공예가로서 개복동에 자신만의 공방과 함께 인근에 나무갤러리라는 라이브카페를 잠시 운영하기도한 기타리스트로서 우람한 체구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음색의 노래가 돋보이고,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한 여성 보컬 이지원 씨의 경우는 팀의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든다며 동참, 퇴근 후나 공휴일 등 시간 날 때마다 연습실에 나와 단장의 지도로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고 있는 초년생이다.
저마다의 영역에서 개별 활동을 하고 있던 이들이 최근 팀을 이룬 것은 음악적 취향이나 지향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서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개인적으로 음악적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많지만 팀 결성은 쉽지 않은 게 사실로서 대부분 추구하는 장르나 개성의 부딪침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극복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 ‘사랑모아 콘서트’ 팀의 경우 많은 시간 연습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화음을 잘 이루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나 이해의 폭이 넓기도 하거니와 기본적으로 나보다는 팀을 중시하는 심성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팀 결성 후 첫 행사는 지난 3월 말 신시도 주차장에서의 공연이었는데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로 이곳을 찾는 등산 인파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흥겨운 무대가 되어 다음 공연 일정을 묻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인기였다. 이를 계기로 팀원들 사이에서 단순히 즐기는 공연보다는 우리도 뭔가 의미 있는 재능기부 차원의 공연으로 후원금을 모금하여 어렵고 소외된 곳을 돕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다. 이 제안에 모두가 찬성함에 따라 즉석에서 여러 의견 끝에 개정동에 있는 ‘모세스영아원’을 선정, 후원하기로 뜻이 모아졌다. 모세스영아원은 쌍천 이영춘 박사의 애정이 깃든 시설로서 현재 막내며느리인 전경숙 씨가 원장을 맡고 있으며 시부모의 유지를 계승, 약 30여 영아를 돌보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보조금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선정한 것인데 영아원 측에서도 창립 이래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며 감사의 표시를 전해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후원 공연에 나서게 되었다.
참고로 설립 57년째를 맞고 있는 ‘모세스영아원’에 대해 잠깐 소개 하면, 갓 태어난 젖먹이부터 6세 까지의 영, 유아를 돌보는 사회복지 시설로서 그 대부분이 친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가슴 아픈 아이들이다. 전경숙 원장에 따르면, 자신이 낳은 젖먹이를 버리는 그 엄마의 처지나 심정은 오죽했겠느냐며 그래서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부모에 대한 원망보다는 오히려 천사 같은 아이를 자신에게 보내준 하나님께 감사하며 친 혈육처럼 돌본단다. 사실 그녀의 두 자녀도 유아기 때 당시 시어머님이자 원장이었던 김금련 여사(이영춘 박사의 부인)로부터 “내 손주라 해서 특별할 것이 없다, 영아원에서 원아들과 함께 기르도록 하라” 는 말에 처음엔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러나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시어머님의 숭고한 정신에 깊이 동화되더라는 것이다.
전경숙 원장은 이렇듯 엄격하면서도 아이사랑 만큼은 누구보다도 지극했던 시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운영 철학으로 아이들을 돌봄으로써 그래선지 그 영아원의 원아들은 언제 봐도 표정이 밝고 활달하여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전혀 다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것은 더 없이 검소하면서도 매사 정직, 정확한 운영으로 약 25명 선생님(사회복지사)들과 직원들이 혼연일체를 이뤄 얻어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는데, 다만 이러한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지자체의 일정한 보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일반인들의 후원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사랑모아 콘서트’ 팀이 후원 공연을 하겠다고 하자 선뜻 자사 제품으로 협찬을 자원하고 나선 업체도 생겨났는데 ‘롯데주류 군산공장’과 빵맛이 좋기로 이름난 ‘영국빵집’이다. 팀은 더욱 힘을 얻어 지난 4월 둘째 주 벚꽃 축제 기간 동안 월명운동장 내에서 오후 시간 동안 3일간, 그리고 야경이 너무도 멋진 은파 물빛다리 중간 원형 공연장에서 주말 3일간 밤 10시경 까지 공연을 했는데 시민들의 호응은 예상 외로 컸다. 공연 시 걸어놓는 펼침막에 적힌 내용과 취지에 공감해선지 어른에서부터 아이들까지 앞 다퉈 모금함을 채워줬고 격려도 끊이지 않아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몸은 피곤해도 오히려 보람이 크게 느껴져 즐거운 마음이 앞서고 있었다. 특히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은 어린 아이들은 나눠준 빵을 받아들고 “고맙습니다!”란 인사와 함께 즐거워하며 뛰노는 모습도 훈훈한 공연장의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이 팀은 주말 정기 공연을 비롯하여 야외 인파가 모이는 장소라면 지역 내 어디가 됐건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공연을 계속 할 생각인데 군산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해나가면서
미력이나마 자신들의 수고로 누군가에게 힘이 돼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과 함께 보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공연 시 비록 적은 액수라 할지라도 모금함을 채워주는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도 영아원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데 소중하게 쓰여,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우리 주변 소외된 그 누군가의 아픈 눈물을 닦아주고 보듬어주는 온정의 통로 역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모아 콘서트’
연습실/군산시 개복동10-12
단장HP. 010-2564-2142
‘모세스영아원’
군산시 쌍천로(개정동) 82-13
Tel 063)452-4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