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 근대역사거리 고우당 인근에 위치한 ‘콩뜰‘은 두부요리전문점으로서 이 집에 한 번이라도 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별미 식당이다. 두부는 어디에나 흔하게 있는 것이지만 이 집의 것은 뭔가 다르다. 이곳의 주인장인 이정수, 윤미량 부부는 금슬도 남다르지만 두부 하나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두부 전문가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반찬 한 가지라도 대충 내놓는 법이 없으며 재료의 선정에서부터 조리에 이르기까지 건강은 기본이고 맛과 멋이 매칭 된 식단을 선보이기 위해 퍽이나 애쓴다.
근대역사 경관을 살린 목조 건물에 앞뒤로 새로운 정원이 조성되고 있는 ‘콩뜰’의 주 메뉴는 순두부백반을 비롯하여 두부보쌈, 두부전골, 코스요리 등으로 짜여 있는데 싱싱하고 정갈한 상차림에서 우선 시각부터 사로잡힌다. ‘보기 좋은 떡, 먹기도 좋다’는 옛 말도 있거니와 역시 입속에서 느껴지는 맛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달까, 거기에다 덤으로 따라오는 친절과 웃음까지 있어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선지 모임이나 단체손님들의 예약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이 집의 이정수 대표는 본래 서울 태생으로서 대학 졸업 후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에 근무하다가 군산 대우자동차로 전직하면서 정착하게 된 케이스인데 전남 강진 출생인 지금의 부인도 대우조선 당시 사내커플로 만났다 한다. 그는 지난 98년도 IMF 여파로 직장을 희망퇴직하고 평소 뜻을 두었던 요식업에 뛰어들면서 품목을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 두부였다. 요즘은 콩을 비롯하여 우리의 모든 식단을 거의 값싼 중국산이 차지하는 세태가 됐지만 그는 원가 부담에 관계없이 철저히 국산을 쓴다는 원칙을 세웠고 자기만의 비법이 담긴 두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약 7년 전 군산시에 맷돌방식 즉석두부제조허가신청을 내어 1호로 허가를 받음에 따라 나운동 종합상가 안에 제조공장을 내었고 더불어 소룡동에도 두부요리전문점을 개업했는데 ‘숨두부’라는 옛 명칭이 이때 다시 등장하게 된다.
두부는 원래 굳히기 전 간수상태에서 꼴록 꼴록 소리를 내는데 이것이 마치 숨을 쉬는 소리와 같다하여 ‘숨두부’라는 말이 있었고 그 표현을 살려 ‘숨두부’라는 명칭을 내걸고 있다는 이정수 대표. 그래선지 지난 2011년도, 제7회 전북음식문화대전에 서리태(검은콩), 흑임자(검은깨), 복분자 등 순수 국산 재료를 응용한 3색 두부를 출품, 당당히 농림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함으로써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되는데, 이 두부에 국산 삼겹살과 한약재를 넣어 만든 보쌈은 지금도 이 집의 인기 주 메뉴로 자리하고 있을 정도다. 참고로 순두부는 굳히기 전의 두부를 일컫는 말로 ‘숨두부’와는 다르다.
그러던 약 4년 전, 월명동 일원을 근대역사문화지구로 조성한다는 개발 계획을 듣고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이 대표는 본래의 옛 건물을 철거하고 일본양식을 복원하는 주변 경관에 맞게 목조로 지었다. 신축 건물이어선지 실내에 들어서면 마치 은은한 목재향이 감도는 듯하고 밝고 깨끗한 홀과 시원하게 개방된 주방은 한눈에도 청결해 보인다. 최근엔 각 기관, 단체나 학교 등의 단체 손님도 많거니와 외지에서 버스로 군산 투어를 오는 단체관광객도 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향후 콩을 이용한 몇 가지 식품을 구상 중이라는데 ‘콩고기’도 그 중 하나이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일컬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한 콩으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육류는 성인병의 주요인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기피하는 인구도 늘고 있는 추세인데 시각적으로나 맛에서 뒤지지 않는 콩고기가 출시된다면 미래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주만 해도 콩을 원료로 한 아이스크림 개발에 성공하였고 향후 과자류도 제조 단계에 와 있을 만큼 콩의 응용 분야는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이는데 문제는 그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 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 모색에 골몰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YMCA 사업추진위원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정수 대표가 그리는 사업의 밑그림은 가능한 한 ‘콩뜰’주변 일대 주택들을 매입하여 두부제조체험관을 비롯한 ‘콩뜰두부마을’을 조성하여 숙박시설인 고우당을 비롯한 군산관광코스와 연계, 테마 화하는 것이다. 그 첫 단계로 올 3~4월 경 두부제조과정을 전시하는 ‘콩뜰문화체험관’을 바로 옆 건물에 개관할 예정으로 현재 소상공인협동조합에 신청을 해놓은 상태인데 이는 일대를 관광자원화 한다는 군산시의 방침과도 부합하는 것이어서 기대를 주고 있다. 이것이 이루질 경우 이 대표는 철저한 오픈경영으로 시,도의 지원금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서는 월명터널 부근에서부터 장미동 근대박물관 일대까지 우리 전통 한옥 등 근대역사타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덧붙이는데 이 부분은 본래의 의미가 지닌 정체성에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여 좀 더 공론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끝으로 시 측에 건의하거나 지원을 바라는 사항을 묻자 부인인 윤미량 씨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주차장이 없어 불편해요, 언제부턴가 외지에서도 관광버스로 군산투어를 오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 아시다시피 월명동 근대역사거리는 도로가 좁아 버스가 들어오기도 불편한데다가 주차할 곳이 없어 큰 낭패를 겪거든요. 시장님께 부탁드려요. 제발 버스도 세워 둘 수 있는 주차장 좀 만들어 주세요, 관광지구라 해놓고 버스도 댈 수 없어 그냥 돌아간다면 우리 시의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요?”
두부요리전문점 ‘콩뜰’
군산시 월명동 17-6 (고우당 옆)
TEL 063)445-2218
*근대박물관 내에 비치된 홍보전단지 지참 시 현금10%, 카드7%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