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군산 새만금 국제마라톤대회'(아래 새만금 마라톤대회)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인 4월 13일(일요일) 오전 8시 전북 군산 월명종합경기장 정문에서 스타트를 끊는다. (참가접수 3월 20일까지)
올해 11번째 열리는 새만금 마라톤대회는 국제육상연맹(IAAF)이 인증하는 국제 공인대회이다. 종목은 풀코스(42.195㎞)와 마스터스(10Km, 5Km)로 나눠 진행된다. 종목이 다양해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인 모두에게 최적의 코스로 알려진다. 군산시는 국내는 물론 외국의 우수한 선수들을 초청하는 한편, 희망찬 현장 분위기를 공중파 방송 중계를 통해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라 한다.
군산시 관계자는 "국내 마라톤 우수선수 발굴과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인들의 저변확대를 위해 새롭게 준비하고 있으며,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전한다. 1회 대회부터 달리미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새만금 마라톤대회는 구간마다 군산의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이 느껴져 또 다른 즐거움과 의미를 부여한다.
풀코스 경유지는 월명종합경기장 정문을 출발하여 사정동 삼거리→ 시청 삼거리→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월명아파트 오거리→ 내항 사거리→ 연안 사거리→ 금강호휴게소→ 금강철새조망대→ 나포교(반환점)→ 금강호휴게소→ 연안사거리→ 시청→ 동초등학교→ 사정동 삼거리→ 월명종합경기장 순으로 진행된다.
“마라톤은 힘든 운동이 아닙니다. 가족이 함께 즐기세요!”
회원 20명으로 구성된 군산시청 마라톤 동호회 박진석(57) 회장을 만났다. 그는 “2001년 금주와 다이어트를 병행하여 운동을 시작했고, 2002년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입문하여 현재까지 1주일에 4~5회씩 7km 이상 달리고 있다”며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마라톤의 매력, 동호회 활동 등을 소개했다.
박 회장은 “흔히 마라톤은 힘들고 재미없는 운동으로 알려졌는데, 욕심 없이 음악을 들으면서 내 몸에 맞게 꾸준히 달리면 가장 즐거운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우승이 목적인 선수들에게는 오랜 훈련 기간이 필요하므로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건강을 위한 마라톤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선물”이라고 덧붙인다. 그의 마라톤 예찬을 들어본다.
체격이 좋으신데요. 운동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2001년부터니까 벌써 14년이 되어갑니다. 그해 여름 건강에 이상을 느껴 종합검진을 받았더니 음주, 흡연, 불규칙한 식생활 등에 따른 비만과 각종 성인병 심각한 이상이 발견됐습니다. 의사가 나이는 40대지만, 신체연령은 60대라고 하는데 충격을 받았죠. 그때부터 가벼운 걷기로 시작해서 달리기로 강도를 높였습니다. 그 결과 3개월 만에 체중을 13㎏이나 감량하고 재검진을 받았더니 담당 의사가 ‘건강을 되찾았다’며 깜짝 놀라는 거예요.
마라톤 마니아라고 하던데,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나요?
10년이 넘었죠. 요즘은 1주일에 4~5일씩 1회에 7㎞ 이상 달립니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면 기분이 확 달라져요. 새만금마라톤 대회는 2002년 대회에 처음 참가했습니다. 그때는 하프코스를 1시간 53분에 완주했죠. 그 후 서울과 지방에서 개최하는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등 마라톤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시청 마라톤 동호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마라톤 활성화를 위해 직장 마라톤 동호회 등과 공동으로 군산과 다른 지역 대회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교류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토요일 금강호휴게소 주변과 은파호수공원 등에서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합니다. 매월 1회 이상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군산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죠. 저는 2013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데요. 올가을쯤 열리는 베를린 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목표로 맹연습 중입니다.
마라톤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디에서든 달릴 수 있으며 달린 만큼 건강도 좋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등 매력이 너무 많아요. (웃음) 30년 넘게 피우던 담배도 끊었거든요. 특히, 다양한 기구를 준비하는 다른 운동과 달리 운동화만 착용하면 ‘준비 완료’라는 게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2001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감기·몸살 한 번 걸리지 않았고, 매사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새만금 마라톤대회의 가장 큰 매력은?
새만금 마라톤대회는 군산 시민의 축제이자 온 국민의 잔치이기도 합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먹을거리 부스가 곳곳에 준비되어 있어 마라토너가 아닌 남녀노소가 참여해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화창한 봄날 온 가족이 차(車) 없는 도로를 마음껏 걸을 수 있으며,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군산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는 등 ‘오감’으로 느끼는 마라톤 대회라는 것입니다. 오셔서 즐겨보세요.
새만금마라톤 경유지 주변 명소들
금강 초입에 자리한 군산(群山)은 지명에 나타나듯 나지막한 산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도시이다. 따라서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싼 구릉지와 농경지, 수십 개의 저수지와 하천이 어우러지면서 보여주는 자연의 풍치도 뛰어나다. 새만금마라톤 경유지 또한 풍광이 뛰어난 관광명소와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중 명소 세 곳을 찾아가본다
첫 번째 명소는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은파호수공원. 도심 속의 여유로운 쉼터인 은파호수공원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역자원 콘테스트’에서 전국 100대 관광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엔 인근 아파트 근린공원에 보관되어 있던 애기바위, 중바위, 개바위의 설화 시설물을 조경휴게소 부지로 이전해 이야기가 있는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은파호수공원 총면적은 257만 8,524㎡(약 78만 평)로 봄에는 만개한 벚꽃이 입구에서부터 터널을 만들어주고, 여름에는 아카시아 향기와 느티나무의 짙은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가을에는 산책로를 따라 알밤을 주우며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목화솜을 깔아놓은 듯한 겨울 설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국내 유일한 보도 현수교인 물빛다리와 음악 분수는 또 다른 볼거리.
월명동에 위치한 근대역사 체험공간으로 이동해보자. 부지 5920m²(1794평)에 숙박체험관(6동), 선술집, 카페, 식당 등 판매시절 10동 역사교육관 1동 건축 재생관 등을 구비했다. 1930년대 군산 생활모습을 복원한 이곳은 2013년 12월 대한민국 경관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역사체험공간이다. 거리이름(천대정)에서 알 수 있듯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쌀 수탈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곳이다.
근대역사 체험공간은 시대의 아픔을 되새겨보는 공간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안에 일본식 사찰 동국사(국가 등록문화재 64호)를 비롯해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스가옥·등록문화재 제183호), 조선 미곡창고 주식회사 사택(향토문화유산 제17호) 구 군산 부윤 관사 등 근대문화 유산이 산재해있다. 특히 동국사에는 일본 불교계(조동종)가 일제의 만행을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내용이 음각된 ‘참사문비’가 세워져 있다.
내항 사거리 일대의 근대유산을 되살린 ‘근대산업유산 창작벨트’로 방향을 잡는다.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건물은 채만식 소설 <탁류>에 등장하는 구 조선은행 건물(건축관)과 구 나가사키 18은행(미술관), 미즈상사 건물(미즈커피), 근대건축물(장미갤러리) 쌀 창고(장미공연장) 등. 진포 해양테마공원과 근대역사박물관을 묶어 근대문화 벨트로 구축했다. 시계가 70년대에서 정지된 듯했던 원도심권이 문화·예술의 힘으로 시침이 돌기 시작한 것.
석기시대 유물과 세곡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 그리고 1930년대 실존했던 건물 11채(고무신상점, 잡화점, 술 도매상, 미곡취인소, 인력거조합, 군산좌, 군산역, 토막집, 내항 뜬다리, 임피역, 영명학교)를 복원해놓은 근대역사박물관을 돌아보고,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왜선 500여 척을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해 조성한 진포 해양테마공원으로 이동한다. 이곳은 월남전에 투입됐던 위봉함을 비롯해 장갑차, 자주포, 전투기 등이 전시 중이어서 군함 병영생활 체험을 할 수 있다.
연안 사거리에서 시작하는 경암동 ‘철길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철길마을은 신문용지 원료와 생산품을 실어 나르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44년 4월 4일 개설된 구 군산역-북선제지(페이퍼코리아) 구간(2.5km) 철길 주변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마을을 일컫는다.
페이퍼코리아선은 ‘경암선'으로도 불린다. 하나는 회사 이름을, 하나는 철길이 지나는 동네 이름이다. 이 철도는 험한 세월의 굴곡만큼이나 명칭이 자주 바뀌어 왔는데, 해방 후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제지선', 70년대 초까지는 '고려제지선', 그 이후에는 '세대제지선' 혹은 '세풍제지선'으로 불리다가 세풍그룹이 부도나면서 새로 인수한 업체 이름을 따 '페이퍼코리아선'으로 불리고 있다.
철길마을은 1960년대 도시 변두리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세월의 풍상에 나약해진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그야말로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네다. 탈색된 시멘트벽에서도, 녹슨 자물쇠에서도, 빨랫줄 집게에서도, 비뚤어진 문짝에서도 삶의 애환이 묻어난다. 이 부근은 일제강점기 공업단지로 길 건너에 있던 붉은 벽돌담의 성냥공장과 합판공장 자리에 들어선 현대식 대형할인점과 비교되면서 애틋함이 더한다.
철길마을 역시 일제 식민통치가 남긴 생채기로 아픈 역사의 흔적이다. 열차 운행은 2007년에 중단됐지만, 군산시는 철길마을 부근을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코레일과 협의 중이라 한다. 시간여행 티켓을 끊고 기뻐하는 손님을 가득 태우고 기적을 울리며 숨 가쁘게 달릴 그 날의 꼬마열차가 눈앞에 그려진다.
대회 참가 신청은 3월 20일까지이며, 접수는 전화(063-452-7731, 02-416-7881)나 홈페이지(http://www.smgmara.org)로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5㎞ 1만원, 10㎞ 3만원, 풀코스 4만원이다. 단체 참가자에게는 특전도 주어진다. 풀코스 30명 이상 참가팀에 100만 원(30팀), 풀코스 완주자 20명 이상 50만 원(4팀), 15명 이상 25만 원(5팀), 10명 이상 10만 원(10팀)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