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현(26) 마술사는 제법 유명한 사람이다. 2004년에는 S.A.M. 재팬 매직 컨벤션 스테이지 부문 3위에 입상하고, 같은 해 제4회 대한민국 국제마술대회에서 2위, 역시 같은 해 코리아컵 매직 페스티벌 2관왕의 수상내역이 있다. 그를 만나 군산에서 마술인 으로서의 활동과 그의 짧지만 쉽지 않았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맥군_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광주에서 태어나자마자 군산에 와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했습니다. 군산 중앙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고1때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해서 인문계를 다니긴 했지만,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마술을 하고 싶어서 결심을 했습니다. 당시 야간자율학습 등에 쫓기고, 또 학교 다니기에 힘든 상황도 있었고, 가장 중요한 하고 싶은 마술을 할 수가 없어서 자퇴를 하고 혼자 마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검정고시를 준비해서 합격했습니다. 이후 동아 인재대학 마술과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후,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편입하여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맥군_어떤 계기로 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삼학 년 때 마술 트릭에 관한 책을 보게 됐는데 ‘이게 될까?’라고 생각하며 따라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되더군요. 친구들의 신기해하는 모습이 좋아서 마술을 더 공부하게 되었지요. 또 마침 그 시기에 텔레비전에서 추석특집 등으로 외국 마술사들의 쇼를 많이 방영을 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 마술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게 다가 아니라 어떤 스토리가 있는 형태의 마술을 보게 된 거죠. 그리고 서점에서 살다시피 하며 마술에 관련된 책은 닥치는 대로 읽고 메모하고 외웠습니다. 초등학교 오학 년 때는 부모님을 졸라서 마술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가봤어요. 그런데 책에서 봤던 내용들이 그곳 커리큘럼으로 사용되더군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학원에서는 손동작 같은 것을 더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후 책만 보면서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맥군_책만 읽어도 마술이 배워진다는 게 신기합니다. 일반인들도 가능한건가요?
네 물론입니다. 책마다 이런 저런 마술들을 섞어서 소개하는데, 그런 다양한 마술의 종류를 각각의 테마들로 묶어서 공부한다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생기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또 다른 분야를 점차 공부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남성중에 마술을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이 꽤 많더군요. 아무래도 여성분들이 마술을 재미있어 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맥군_자퇴 후에 서울에서 계신건가요?
자퇴 후에 서울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마술에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군산에 다시 온지는 이제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군대도 다녀왔고요.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서 친구 집에 얹혀살면서 당시 대규모 마술 업계에서 제법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아카데미 생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신 이은결, 최현우 마술사 등이 소속되었던 회사였죠. 그래서 열심히 다녔는데 제 마술을 보신 몇몇 분들이 “대회가 있으니 한번 나가봐라”라고 하시는 겁니다. 촌놈인 저는 반신반의 했죠. 근데 운이 좋았는데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바로 입상을 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주최한 작은 마술대회였지만 어쨌든 동상을 탔습니다. 상을 타고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었고, 큰 대회 출전권을 따서 출전하게 되고 그 대회에서도 2등을 했습니다. 그 후 제4회 대한민국 국제마술대회에서 2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19살 때까지만 대회에 주로 출전하게 되었고요, 비즈매직(현 엠클라우드)이라는 회사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프로 마술사로 활동을 했습니다.
맥군_다시 군산에 오신 계기는 무언가요? 현재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건지요?
부모님께서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으니 이제 같이 살고 싶어 하셨습니다. 다시 와보니 살기는 너무나 좋지만 아직은 프로 마술사가 활동하기에는 시장이 작아서 많이 힘드네요. 문팩토리 매직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꾸려가고 있고, 수송동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현재 매니저 한명과 저를 포함한 마술사 세 명이 꾸려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도 있고, 옛날 군산에서 동아리활동을 같이 하던 친구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회사의 수입원은 기획공연입니다. 물론 행사가 훨씬 자주 있지만 지방도시의 행사비용이 저희랑 맞지가 않습니다. 대학교 축제 정도의 규모는 가능하겠지만, 작은 행사들은 힘들겠지요. 저희 마술은 한번 쇼를 하게 되면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작은 행사들에서 그렇게 큰 비용을 들여서 하는 경우가 드무니까요. 그래서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시즌 마술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작년 12월 19일에 군산청소년 수련원에서 매직 판타지 쇼를 했습니다. 반응이 제법 괜찮았습니다. 340석 매진되었습니다. 차후 디너쇼 형태의 공연도 준비 중입니다.
맥군_마술이 초능력은 아니지요? 유리겔라는 초능력자인가요?
(웃음) 아닙니다. 손기술이지요. 유리겔라는 마술사가 맞지만 초능력자처럼 꾸며진 인물이죠. 비행기를 없애거나 만리장성을 통과하는 마술 등도 모두 확실한 트릭입니다.
맥군_사람이 들어있는 박스를 자르고 칼로 찌르는 마술의 비밀을 말해주시면 안될까요? 아니면 다른 비밀이라도 좀 공개해주세요.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합니다.
박스 마술의 트릭은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아는 방법만 해도 열 가지가 넘습니다. 딱 어떻게 한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큰 규모라면 로봇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다른 비밀이 있습니다만 지면 상 설명드리기는 힘드네요.
맥군_마술에도 종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크게 분류하면 클로즈업, 스테이지마술, 팔로매직, 일루션 매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클로즈업 마술은 마이크로 마술이라고도 불립니다. 카드마술 같은 거죠. 그 중에서도 서서 하는 마술을 스탠드마술이라고 하고요. 스테이지마술은 무대에서 하는 마술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비둘기가 나오는 마술 같은 겁니다. 팔로매직은 말하면서 하는 마술입니다. 연회 같은데서 시연되는 마술입니다. 코미디요소가 많이 섞여있는 토크쇼를 보는듯한 마술입니다. 일루션 마술은 이제 서서히 우리나라에 보급되는 마술입니다. 저는 스테이지 매직이 가장 자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테이지 매직이 가장 보편화 되어 있고요,
맥군_군산에 오신 후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습니까?
군산에 내려오면서 가진 목표는 돈을 버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 보니까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을 봤습니다. 예전의 공연은 어떤 마술이던 관객들이 좋아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공연의 질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문화적인 성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희들에게도 더 높은 질의 공연을 준비해야한다는 과제가 생긴 거죠. 바로 순간 나오는 마술이 아닌 2-3년 노력해서 만들어지는 스케일이 큰 공연을 준비한다면 더 큰 가능성이 생겨난다고 판단됩니다. 또 마술이란 공연 문화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저희라도 노력한다면 일반 공연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틈나는 대로 재능기부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이나 보육원 등에도 찾아뵈려고 합니다.
맥군_현재 회사의 대표로 계신거지요? 무척 앳되어 보이십니다.
네, (웃음) 그래서 제가 영업은 잘 안 나갑니다. 고등학생 취급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인지 여자 친구도 아직 없습니다. 주위에서 마술을 하는데 어떻게 여자 친구가 없냐는 말씀도 많이 하십니다만 너무 일이 바쁘고 힘들어서 아직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여자 친구를 구하고 있습니다’라는 광고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술사 문태현씨는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포부가 있고 목표가 뚜렷하고 학업과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마술에 대한 열정이 큰 그런 사람이다. 회사를 운영하며 자신보다는 식구들을 챙기고 군산과 전북에서 새로운 마술의 지평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술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 마술사 문태현을 만난다면, 마술보다도 그의 매력에 먼저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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