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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쵸춘’의 게릴라성 집중 인터뷰 개그우먼 김혜선
글 : 이춘우(시민기자) / kinkyfly@naver.com
2014.02.01 15:41:4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월요일 아침, 학교나 직장에서 ‘어제 뭐 했냐’고 물어보면 아마도 ‘저녁 먹고 개콘봤다’란 대답을 가장 많을 들을 거다.  우울한 일요일 저녁시간을 그나마 KBS에서 방송중인 ‘개그콘서트’를 보며 위안 받는다는 분들이 참 많다.  반면에 필자 같은 경우는 종소리에 조건 반응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개그콘서트가 방영되는 것만 봐도 ‘아 벌써 일요일 밤이네 ㅠㅠ’하며 급 우울 모드에 빠지지만 (약간의 조울증세가 있어선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TV보며 실없이 웃곤 하는데 한마디로 현대인들에게 ‘개그콘서트’는 한 주일의 마무리이고 또 다른 한 주일을 활기차게 시작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요즘같이 ‘빠름빠름’을 외치는 급변하는 LTE시대에 벌써 15년째 방송중이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이런 국민 코미디, 국민 예능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 군산출신 희극인이 출연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종영한 코너 ‘딸 바보’와 요즘 가장 핫한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에 출연중인 개그맨 김혜선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월의 마지막 일요일, ‘개콘’이 방송되는 저녁 시간에 수송동의 한 주점에서 개그맨 김혜선씨와 막무가내 게릴라 인터뷰를 했다.

  

 

안녕하세요?  맥군의 ‘싼쵸 춘’기자입니다. (개그맨 상대로 좀 웃겨보려 무리수를 뒀다) 화면과 다르게 호리호리 하신게 너무 여성스러우십니다 그려. (실제로 화면의 절반 사이즈였다.)

네, 반갑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개그맨은 언제, 어떻게 하게 됐나요?

처음 서울 올라갔을 땐 개그맨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댄서가 꿈이었어요. 그때가 스물여섯 만 스물다섯 정도 됐을 때었죠.

 

그럼 군산에서 태어나셨나요?

네, 군산에서 낳아서 쭉 군산서 살았죠.

 

개그맨 되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댄스 하면서 많이 방황했죠. 돈도 벌어야 했으니깐 직장 다니면서 춤 배우면서. 그러다가 나이는 먹어가고 내가 지금 춤추면서 이럴 땐가? 이런 생각에 좀 현실적인 걸 찾다가 초등학교 때부터 별명이 개그맨일 정도로 남들 웃기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개그맨에 도전하게 됐죠.

 

시작은 어떻게 했나요?

KBS 아카데미에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배우면서 대학로란 데를 처음 알았어요. 다들 대학로, 대학로 하니까 전 대학로가 역 이름인줄 알았어요. 하하. 그런데 가보니깐 와! 완전 딴 세상인거에요. 연극하는 사람도 많고 개그 하는 사람도 많고. 공연할 무대도 많고, 그때 본격적인 고생 시작했죠. 밑바닥부터.

 

그동안 하신 역할이 주로 몸으로 하는 역이잖아요?

네, 여자 희극인들 캐릭터는 주로 웃기게 생기거나, 뚱뚱하거나 아니면 아주 예쁘거나 하잖아요. 근데 저는 이도 저도 아니고 개성이 없었어요. 시험도 계속 떨어지고. 아 이걸 내가 어떻게 살아남지? 그래서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여자개그맨들 캐릭터를 분석하기 시작 했어요. 없는 캐릭터를 나름 찾은 거죠. 새로운 캐릭터는 뭐가 있을까? 그럴 즈음에 진짜 우연히 액션스쿨 오디션 팝업창을 보게 됐어요.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했습니다.

 

‘액션스쿨’요?

네, 정두홍 감독님이 하시는 액션스쿨이요. 이력서 낼 때 ‘액션스쿨 졸업’ 이거 한줄 만들어야겠단 생각에 들어가서 졸업까지 하게 됐죠.  졸업하고 그 다음해에 KBS에 공채로 합격하게 됐죠.

 

그런 유명한 액션스쿨을 졸업할 정도면 실력도 대단해야 할 텐데 스턴트 쪽으로 이 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드셨어요?

전혀요, 힘든 운동하면서도 개그맨 되겠단 생각 뿐 이였죠. 아침마다 뒤면서도 이걸 뛰어야 경력을 만들 수 있어 이런 생각 이였죠.

 

예전에 하시던 코너 ‘최종병기그녀’에 나올 때 전 코너에 필요해서 스턴트우먼을 데려다 쓴 줄 알았어요.

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세요. 스턴트 하던 사람이 개그맨 되고 싶어서 온줄 아시죠. 그런데 전 개그맨이 되고 싶어서 액션을 배운 거고 시험에 그걸 써 먹은 거죠.

 

 

여자 김병만이란 얘기 많이 들이시죠?

네. 많이들 얘기 하시는데 부담되죠.

 

김병만씨가 좀 잘 챙겨주세요?

네, 김병만 선배도 그거 아시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시고 아이디어도 많이 주시고 하시는데 선배님만큼은 못하죠.  여자 김병만 이러는데 그냥 캐릭터 때문이죠. ‘정글의 법칙’보면 선배님은 뭐든 다 하시잖아요?  실제로는 저는 벌레도 잘 못 잡아요. 저 겁 진짜 많아요. 고소공포증도 있고요.헤헤.

 

바쁘실 텐데 군산엔 자주 내려오나요?

네, 방송에서도 한번 얘기한적 있는데요.  남자친구가 군산에 살아서요.

 

군산출신 희극인이 많죠?

네, 박명수 선배님도 계시고, 이경실 선배님도 계시죠.  누가 그러데요 군산 출신은 다 캐릭터가 쎄다고. 하하.  군산에 웃기는 기가 흐르나 봐요.

 

아, 이옥주씨도 군산 출신이잖아요?

진짜요? 결혼해서 미국가신선배님이요?

 

진편집장 : 우리교회에 다녔는데……. (사진 찍던 진 편집장이 갑자기 깜빡이도 안 켜고 들이댄다)

교회요?  교회에 다니세요? (정말 놀라며)

 

공채로 들어간 지 얼마나 됐고 동기는 누가 있나요?

네, 지금 삼년 됐고요. 동기론 여자 세 명밖에 없어요.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에 나오는 나영이, 소라 그리고 저.

 

일주일 스케줄은 어때요?

주말 빼고 주중 오 일 동안 계속 있죠. 아이디어 안 나올 땐 주말에도 나가고……. 수요일은 녹화하고 월화는 리허설 있고 목금은 또 다음주거 짜고…….

 

본인이 볼 때 제일 웃긴 개그맨은?

박성호, 김대희, 김준호 선배님들이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확실히…….  코너 같이 하는 김준호 선배님은 방송하고 현실하고 제일 똑같은 사람이에요.  현실에서도 그냥 재밌는 사람이고 티비에서 보면 실생활에서 놀듯이 방송하시고…….  박성호 선배님은 워낙 독특하시고요.

 

그분 탁구도 잘 치시던데.

워낙 잘 치시고 좋아하세요, KBS 헬스장에 탁구대가 있는데 거기서도 취미로 많이 하세요.

 

방송과 실생활이 가장 다른 개그맨은?

뿜에서 ‘보라언니 OO하고 가실게요~~’ 하는 은영이요. 무대에선 그렇게 에너지 넘치는데 평소엔 정말 말이 없어요.

 

그럼 제일 무서운 선배님은 누구세요?

저는 사람을 안무서워해요. 히히.

 

써요 이거.

아이, 안돼요……. 안 돼. 농담이에요.

 

에이, 이 잡지를 개그맨 선배님이 보겠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김준호 씨는 대상타고 많이 좋아하셨겠네요?

네, 대상타고 무지 바쁜 척 하세요. 헤헤헤.

 

대상타고 후배들한테 한턱 쏘셨어요?

네, 도시락 쏘셨어요. 고급도시락 쏘시고 생색을 엄청 내셨죠. 하하. 상 타신 선배님들은 다들 잘 쏘세요, 신인상 빼고는 다들 후배들 챙겨주시죠.

 

친한 동료나 선배는? 

‘뿜 엔터’식구들도 친하고. 코너 같이 하면 금세 친해져요. 친한 선배님은 신보라, 김영희 선배님 하고, 이승윤 선배님도 친해요. 제가 처음 개그를 이승윤 선배님한테 배웠어요. 아카데미에서 만나서요. 이승윤 선배님 ‘헬스보이’하기 전이여서 뚱뚱했을 때였죠. 그때 너 개그맨 되면 코너 같이 하자 했는데 진짜 ‘딸 바보’ 같이 했죠.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 진짜 까불이였어요. 장난치는 것 너무 좋아했었고.  춤 좋아해서 댄스동아리 활동도 했어요.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고요. 그때부터 무대가 좋았던 거 같아요. 학교에서도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가고. 쑥스러움 진짜 많이 타는데 시키면 또 하는 스타일 이였어요.

 

개그맨이 된 후에 생활은 어떠세요? 급여나 이런 부분요.

되기 전엔 거의 무일푼 이였는데, 되고 난 후에 방송 나오면서 많이 좋아졌죠.

 

안 나오면요?

연습해서 코너 올렸는데 통 편집돼서 안 나오면 출연료의 반 정도 지급 되요.

 

그럼 여러 개 하면 더 나오나요?

아니요, 한번 나오나 여러 번 나오나 같아요.

 

즐기는 취미는?

취미는 무조건 운동이고 의외로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요.  사람들은 안 믿지만.

 

운동은 어떤 거 하세요?

헬스도하고 자전거 타러 한강도가고.

 

 

다음 목표나 계획은?

요즘 다시 몸 만들고 있거든요. 캐릭터를 확실히 굳히고 싶은 것도 있고 해서. 개콘 계속 하면서 연기 쪽으로 좀 더 성숙하게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영희 선배님처럼 연기하고 싶어요. 능글맞은 연기 같은 거요.

 

정극 말인가요?

네, 시트콤 같은 것도 좋고요.

 

연기는 학원 같은데서 배우세요?

네, 연기도 배우고 춤도 배우고 이것저것 잡다한 것 다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군산 팬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제가 군산 사람이란 걸 더 많은 분들이 아시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좀 더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고 그러기위해선 더욱 열심히 노력 해야겠죠. 같은 군산사람이니까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더 애착을 가져주세요. 저도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군산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 승승장구하셔서 2014년엔 ‘여자 김병만’뿐 아니라 ‘여자 유재석’으로도 불리시기 바랍니다. 바쁜 시간 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군산’도 열심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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