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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그를 깐깐한 사람 같다고 말한다.  아니 그보다는 꼿꼿한 사람이라 말하는 이도 있다.  어느 쪽이 됐건 플랙시블(Flexible)한 사람은 아님을 느끼게 해주는 이 평가는 어쩌면 정치인으로서는 필요한 덕목으로 읽히기도 한다. 약간은 마른 몸이지만 강단 있어 보이는 체구에 안경 너머 빛나는 형형한 눈매가 녹록치 않은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따뜻한 속내를 가진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는 그와의 만남은 초추(初秋)의 양광(陽光)이 다소 뜨겁던 어느 날 박물관 옆 미즈커피숍에서 이뤄졌는데, 인간 최정태와 정치인으로서의 그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 의미 있는 두 시간이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까요.

저는 1955년(만58세), 여수에서 출생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군산으로 이사하여 남초등학교를 다녔고 중앙 중,고를 거쳐 호원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는데 이후 단 한 번도 군산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사실 군산이 고향이나 마찬가지지요.  가족은 아내(정영애/56)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었는데, 아들(최우년/29)은 교사로 재직 중이고 큰딸(최송화/27)은 직장 생활을, 막내딸(최유경/23)은 아직 대학생입니다.  힘든 여건에서도 남편과 아버지를 믿고 성원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늘 고맙단 말을 하고 싶네요.

어릴 적 성장과정은 어땠습니까?

부친의 사업 실패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군산으로 이주하여 정착하게 되었는데 부친께서는 어린 저에게 항상 ‘겸손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래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초등 시절 내내 반장과 전교회장을 지냈고 주산, 웅변 등 특기를 키우며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고 3때 부친의 갑작스런 별세로 잠시 방황과 좌절의 시기를 보낸 적도 있었지만 그러한 과정을 겪어내면서 철이 들고 인생의 목표도 뚜렷해질 수 있었던 게 아니었나합니다.

일찍 정치에 입문하신 걸로 아는데 무슨 동기가 있었나요?

고 1 때로 기억되는데 당시 웅변을 하던 학생으로서 어느 날 우연히 시내에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연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심장을 토해내는 듯한 열변으로 순식간에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사자후(獅子吼)는 저에게 ‘말을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큰 감동과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 뒤 1987년도에 다시 김대중 후보의 연설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정치가 무엇이고 정치가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금은 고인이 된 채영석 의원님의 권유로 평민당 조직부장을 시작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데 어느덧 25년이 흘렀네요.  평소 존경하던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가족, 친구, 이웃을 위해 일 할 기회가 있을 때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이것을 항상 기억하고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먹여주고 키워주며 보듬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맺은 인연들을 소중히 가꾸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고자 정치의 출발점에 섰던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치 밖에 있을 때와 막상 정치인이 돼서 느낀 감회가 어떻습니까, 괴리가 있을 법도 한데요.

글쎄요, 똑같은 이야기에도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이해의 폭이 너무 다르다고나 할까요.  또한 시, 도의원 선거를 치르고 나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간혹 있어 이 점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물론 저는 제 자신의 부덕으로 알고 항상 자성하면서 그 분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편인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으로서 그 만큼 더 신뢰와 믿음을 주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정자치위 소속인 것으로 아는데 역할은 무엇이며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이 있다면? 

행정자치위 소관 부처는 감사관실, 행정지원관실, 기획관리실, 대외소통국, 소방본부 등으로서 타위원회보다 한발 앞서 각 시군, 감사의 기획에서부터 집행내역, 공정 인사의 감시, 국가예산 조기 확보 독려 및 시·군 예산의 균등 분배 감시, 재난 대책 및 소방업무 총괄감독 등이 주 임무입니다.  특히 도의원 출마 당시에 약속했던 ‘소외받지 않는 군산, 힘 있는 도의원’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예산편성 초기부터 꼼꼼히 챙겨왔으며 사업 기획 단계에서 군산의 현안 사업이 빠지지 않도록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게 사실이고 그 이유 중 하나로 아무리 공익적 정책일지라도 자신에게 불리하면 도외시한다거나, 반대로 별로 공익성도 없고 편파적 정책일지라도 자신에게 유리하면 추진한다는 얘기가 그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가장 큰 지적은 정치인 자신이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과 관련된 이권의 추구와 불신을 조장하는 극히 일부의 이런 사람들로 인해 정치인 전체가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자격미달이라고 봐야지요.  다만 정치인의 올바른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만이 시민의 신뢰와 성원에 힘입어 지역 발전을 실천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신의, 성실을 절대의 가치로 삼고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어 행동으로 옮기는 선이 굵은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인데 그런 점에서 저 자신도 항상 스스로를 성찰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의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들라면? 

의정활동의 모든 가치기준은 ‘섬김’이 아닌가 합니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선거운동기간에만 고개 숙이고 인사하면 그만이 아니라 민의의 충실한 심부름꾼으로 양심과 소신을 견지하며 통합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누구에게나 공정한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데 힘 있는 다수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힘없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열정입니다.  저를 믿고 선택해준 군산 시민들과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인 군산에 대한 사랑이 담긴 뜨거운 열정이야말로 군산을 더욱 발전케 하고 살맛나는 도시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랄 수도 있겠는데 반드시 청렴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잘 나가던 정치인이 어느 날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사례는 이제는 뉴스 시간의 단골 메뉴가 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덕목으로 투철한 준법정신은 물론이고 인간관계에서의 약속은 공약이 됐건 개인적인 것이 됐건 반드시 지키려는 자세, 이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자료에서 보니 도의회 43명 의원 중 재산신고액이 최하위로서 부채만 있는 가장 가난한 의원으로 나와 있던데?

공시지가에 의한 재산의 저평가로 제일 가난한 의원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고 ‘마이너스 인생’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저는 재산의 최하위를 ‘마이너스 베네핏(Minus Benefit)이라 스스로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 지금껏 살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을 갖춘 정치인으로서 지나온 세월 앞에 항상 떳떳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왔다고 감히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개인적 영달을 위해 양심과 소신을 저버리거나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한 적이 결코 없으니까요.  부자 의원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27만 군산 가족들이 있기에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가 아니겠나합니다.(웃음) 

의정 활동을 하면서 보람이 느껴지는 일, 반대로 어려운 점을 들라면?

시의원 세 번과 도의원을 하는 동안 대화와 협조가 필요한 시정 목표와 정책실현방법을 두고서는 이견이 따로 없이 허심탄회하게 긴밀히 협력했고, 감시와 견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 없이 원칙과 소신을 내세웠습니다.  반대할 때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고요.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굳이 한 가지를 들라면 역시 당시로서는 가장 큰 현안이었던 수송택지개발이 마무리 되었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완공 이후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향후 계획된 미장지구, 내흥동 역세권지구, 그리고 동군산지구 등을 개발함에 있어서는 지난날의 실패나 단점이 보완되고 보다 충분한 도로와 더불어 멋진 광장과 공원이 갖춰짐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이라면 지방의원으로서의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칠 때입니다.  꼭 필요한 공익적 정책을 제시하여도 단순히 개인 의견으로 무시, 묵살 될 때 군산의 이익을 대변하고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원으로서 민의를 저버리는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 크지요.

앞으로의 목표나 삶의 방향을 들려줄 수 있는지?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란 바른 것이다’라는 뜻인데 바꿔 말하면 윤리적 기반을 잃은 정치야말로 가장 큰 해악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의 정의는 모두가 골고루 기회를 부여받고 함께 잘사는 것이라고 볼 때 지금의 1%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 반칙과 탈법이 난무하는 이 사회는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가진 자든 못가진자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생의 해법을 모색함으로써 보편적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할 일이 많은 군산입니다.  보다 큰 군산으로 발돋움하여 희망적이고 살기 좋은 군산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려면 해야 될 일이 너무 많고 미력이나마 제가 가진 모든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소질이나 취미가 궁금한데.

시간이 날 때면 등산과 여행, 탁구 등을 즐기고 있으며, 젊은 시절부터 벼르고 있던 목공예를 배워 누구나 지친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벤치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기타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군산을 생각하면 가슴속에서부터 무언지 모를 감동이 일고 의무감과 책임감이 뒤따르는 것을 숨길 수 없습니다.  제 25년 정치 외길 인생을 걸어오는 동안 변치 않는 단 하나의 꿈은 누구에게나 특권과 반칙 없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짐으로써 부와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서민들의 삶은 너무 고달프고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갈수록 심화, 고착화됨으로써 희망의 싹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것이지만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신념으로 초심을 저버리지 않고 묵묵히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다 바칠 각오가 돼 있다는 점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최 의원께서 얼마만큼 약속을 잘 지키는지, 지역사회 변화와 발전을 위해 얼마만큼 역동성을 보여주시는지 시민들과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정치를 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우선이니까 건강도 잘 챙기시고요.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이 지켜보신다는 것 항상 명심하고 기대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거진군산도 더욱 발전을 거듭하길 바랍니다.

개인이 됐건 정치인이 됐건 세간의 평가는 언제나 상반되는 면이 있다. 비록 역사적 성인이라 해도 예외가 없다. 사람들은 성향에 따라, 처한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자기중심적으로 관계를 규정하고 대상을 판단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 관계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는 정치인은 그래서 조금은 더 특별한 자질과 도덕성을 요구 받는다. 물론 그 기준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청렴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인적 관계나 이권의 유혹 앞에서 끝까지 양심을 지키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로서 깨끗한 정치인으로 회자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약속과 신의를 지키는 정치인, 끊임없이 민생을 살피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이라면 더 말 할 나위가 없을 터다. 최 의원과의 대담은 그의 진지하면서도 분명한 소신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거니와 그만큼 열정과 믿음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과연 그가 성공을 거두는 정치인으로 남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그를 아끼는 모든 이들의 몫이라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