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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9단 파워, 단숨에 능숙한 사업가로 ‘변신’
글 : 이화숙(자유기고가) / lila3006@hanmail.net
2013.09.01 11:38:0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평소 좋아하는 일 하며 재미있게 돈 벌죠“ 취미였던 퀼트 ‧ 요리 ‧ 그릇을 이용 커피가게 운영

향긋한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 곳곳에 퀼트 장식 그리고 화려한 문양의 폴란드 그릇이 진열된 카페 ‘레나타’.  무더웠던 지난 폭염의 8월, 대낮의 거리를 거닐다 들어 선 그곳에선 어딘가에서 바람의 상쾌함이 불어왔다.  분명 에어컨 바람은 아닌, 마치 막 변신을 마친 신데렐라의 들뜬 호기심처럼 그 공간은 약간의 흥겨움과 수줍움이  바람으로 앉아있었다.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이순영(46)사장은 멀리 살고 있던 가족의 오랜만에 방문을 환영하는 듯 반가운 얼굴로 일행을 맞이한다.

 

네 명의 적지 않은 아이들의 엄마였고 지금껏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오직 집안 살림에 푹 빠져 지냈다고는 믿기지 않는 능숙함과 여유로움이 그녀에게 보였다.  카페 안은 아름다운 폴란드 그릇과 장식품이 가득 했다. 인테리어 고수들만 아는 소재와 재치가 카페 ‘레나타’에는 여기저기 지천이다. 

 

 


 

취미로 퀼트를 시작했고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배웠다.  과자대신 엄마표 쿠키 등 각종 오븐요리를 만들다 보니 그녀는 자연스레 그릇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븐요리를 많이 하다 보니 그릇들이 모두 변색이 되는 거예요.  그러다 일일이 손으로 채색을 넣어 구운 도자기 그릇인 폴란드 그릇을 알게 되었어요.  전자레인지에서 오븐으로 다시 식기세척기로 아무리 써도 이 그릇은 색깔과 문양이 지워지지 않았어요.”  그녀가 폴란드 그릇에 매료되어 이 그릇들을 수집하게 된 소박한 이유였다.  그러나 그녀가 그릇을 수집할 몇 년 전에는 이 그릇들의 가격은 소박하지 않았다.  커피 잔 몇 세트에 수십만 원대 비싸게는 수 백 만 원대를 호가했던 것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그릇들은 이웃이나 친구들, 친척들이 탐을 내며 부러워했지만 쉽사리 장만하기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저처럼 그릇과 요리를 많이 좋아하지 않으면 선뜩 투자하기가 쉽지만은 않아요.  전 이 그릇들이 주부 우울증에도 치료 효과가 있고 포인트 그릇과 장식으로도 가치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용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평소에 했죠.  그러던 차에 폴란드에서 가장 큰 그릇 관련 사업가가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수작업으로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폴란드 그릇의 특징과 폴란드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에 의해서 일 년에 두 번밖에 직수입 할 수는 없지만 정말 가격은 누구나 다 소유 할 수 있을 만큼 착해질 수 있는 루트를 안 거죠”

 

 


 

그녀는 탁월한 살림 솜씨로 주변의 자자한 칭찬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냥 앉아서 배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자신이 찾는 물건이나 재료가 없으면 서울 부산 등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구하고 배웠다.  “제가 저 나름대로 비용을 들여 배우며 구해 왔지만 좀 더 많은 지인들과 나누고 싶단 생각을 할 무렵 마침 우리 막내도 5학년으로서 제 일을 스스로 척척해 낼만큼 커서 제가 수년간 주부로서 갈고 닦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레나타’를 열수 있었어요.”  그녀의 카페는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가 조성되고 있는 원도심의 무국으로 전국에서도 유명한 식당 ‘한일옥’ 옆에 새로 벽돌 건물이다.

 

 


 

“평소에는 브런치를 즐기며 조용히 집안 거실에서 차를 마시는 분위기를 원하는 주부들의 공간으로, 또는 서울 등의 타 지역 관광객이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보러 왔다가 이성당에서 빵을 사고 우리가게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히로쓰 가옥 등으로 가는 코스로 이용하기도 해요”

 

 


 

프로주부의 사업가 변신이라는 평범한 속에 국내 유일의 폴란드 그릇 카페라는 사실과 이젠 이 지역 관광객 유치에도 관심을 갖고 음식의 레시피를 연구하는 비범한 사업가로 변신 중인 그녀.  “좋아하는 소품,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는 이 공간이 모든 분들이 부담 없이 친구의 거실로 놀러가는 그런 기분으로 오실 수 있는 편안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한 팀의 관광객이 들어온다.  “와~좋다. 향기 그윽한데… 청담동 스타일이네…”  이 사장은 만면의 웃음을 띠고 그들을 맞이한다.  처음 이 집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상쾌한 바람의 실체는 그녀의 웃음이었던 것을 그때 깨달았다.

 

레나타

Polish Pottery & Quilt

군산시 신창동 4-1번지 (한일옥 옆)

010-7513-4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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