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산업 발전으로 삶이 풍요로워지고 양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른 역 작용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온갖 공해 물질 등의 범람이 그것인데 이러한 물질들로 인하여 인간이 받아야 하는 고통은 알게 모르게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상자나 다름없는 신축 아파트와 그 안에 설치되는 내장재 및 가구들은 일견 화려하고 그럴듯한 겉치레로 포장되어 있을 뿐 사실은 적잖은 유독 물질을 함유, 발산함으로써 건강 상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고통과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주거 공간의 내부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미 그 부문에 대해서는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거니와 일상생활에 접목됨으로써 큰 효과를 입증해내고 있다. 친인간, 친환경을 표방하는 독일의 세계적 가구업체인 ‘헤펠레’는 일체의 못이나 화공 도료 및 접착제를 쓰지 않고 100% 짜맞추기 공법을 적용, 목재의 선정에서부터 가공까지 자연미를 살리면서도 무공해 인간 친화적 공정을 자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지난 2011년도 7월 군산 조촌동에도 체인점인 ‘동군산점’이 문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다.
투박한 외모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이 인상적인 이곳의 이해원(59)대표는 익산 태생으로서 일찍이 서울에 정착, 명동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한 뒤 송파에서 약 20여 년간 목재소를 운영한 목재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약 10년 전 건강 상 이유로 사업을 정리하고 부인과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 취미인 낚시 등 유유자적의 세월을 보내며 7년여 동안 심신의 휴식기를 보낸 적도 있는데 이때 느낀 것이 향후 우리의 삶은 양적인 것에서 질적인 것으로의 추구는 불가피하며 그와 관련된 사업이 각광을 받으리라는 것이었다.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인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나 가구 등 목재를 응용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어 그 부문의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가 만나게 된 것이 독일의 세계적 가구 업체인 ‘헤펠레’였다.
그는 곧 바로 서울에 돌아가 ‘헤펠레’ 사의 서울 지사에서 약 1년여에 달하는 교육을 받으며 관련 기술을 습득, 군산에 체인점을 열어 둥지를 틀게 되었다. 이 목공방에서 제작하는 모든 가구들은 전량 서울 지사에서 공급하는 외래 산 목재로서 주로 삼나무, 편백나무, 스프루스, 홍송 등 비교적 고유의 향과 피톤치드 함유량이 많은 목재가 선호되고 있으며 제작에 따르는 각종 공구나 장식품에서부터 일체의 기법까지 철저히 ‘헤펠레’ 정통의 매뉴얼을 고수하고 있다.
주문 제작이 많은 가구로는 침대, 장롱, 책장, 소파, 책상, 등으로서 목재 종류나 크기, 모양에 다라 가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침대의 경우 220만 원대(아동용2층 침대/350만원), 12자 장롱의 경우에는 제작기간만도 15일 이상 소요되며 800만 원 정도로 서울 등지 보다는 저렴한 가격대이다. 특히 이곳 제품의 사용 경험이 있는 고객으로부터의 재주문도 늘고 있는 것은 집안 분위기나 건강 상 효능이 입증된 때문으로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얼마 전 오랜 불면증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어느 60대 고객은 편백나무 침대를 제작해간 후로 불면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지금은 오히려 숙면으로 늦잠을 자기 일쑤라는 말을 들려주기도 했는데, 편백의 경우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밝혀진 피톤치드 발산 량이 타 수목에 비해 월등히 뛰어남으로써 목재 자체가 주는 청량감도 있지만 기성 가구에서 사용되는 화학적 도료나 접착제를 일체 쓰지 않는 등 인체에 유해, 무익한 모든 요소를 원천적으로 배제했기 때문일 터다.
사실 일반적인 건축 내장재나 가구 등은 질 낮은 목재에 거의가 화공 접착제를 사용, 외양만 고급스럽게 꾸민 것이 대부분으로서 냄새도 쉽게 제거되지 않을뿐더러 이것이 두통이나 불면, 아토피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밝혀졌거니와 문제는 환경을 바꾸지 않는 한 쉽게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장롱, 침대, 탁자 등 생활가구만 무공해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어도 실제로 개선 효과가 크다는 것을 그는 힘주어 강조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일까, 근래 들어 기성 제품보다는 순수 자연미와 인간친화적인 것에 방점을 찍은 주택이나 가구들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거니와 그러한 것을 지도, 대행해주는 업체도 늘고 있어 시간을 내어 관련 지식이나 공법을 배워둔다면 주거 환경을 자신의 취향대로 바꿔가며 훨씬 건강하고 유용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의 사업장에서는 일반인 대상으로 수강자를 받아 10개월 과정의 기술 습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3개월 과정의 초급반에서는 공구 다루는 법에서부터 기초적인 설계와 톱질, 대패질 등을 익히고, 역시 3개월 과정의 중급반에서는 가구설계 및 수종 선별 방법과 재단, 그리고 4개월 과정의 고급반은 제작된 제품을 조립하는 기법 등을 습득하며 전 과정 150만원(각 과정50만원/목재비 별도)의 수강비를 받고 있다. 10개월 전 과정을 마치면 정회원이 되며 기술 정도에 따라 본인이 Workshop(공방)을 낼 수도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그간 배출한 수강생만도 약 100여명에 이르고 현재도 약 15명 정도가 수강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 장 년 이상의 남성들로서 불과 몇 개월의 수련으로 자신이 직접 수납장이나 탁자 등을 만들어 냈을 때의 뿌듯한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 한다. 수강 시간은 본인이 원하는 주 2회 오후 7시~10시까지로서 직장인의 경우 퇴근 후 수강이 가능하여 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목공에 관한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일지라도 비교적 쉽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 대도시에서는 여성 수강자도 많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대로 된 실습장의 면모를 갖춘 큰 건물로 이전하여 학생들이나 여성을 비롯하여 보다 많은 인원에게 수강의 기회를 갖게 할 할 꿈도 가지고 있다는 그는 필자가 방문했던 날도 실습 중인 제자에게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면서도 간간이 웃음 섞인 농담도 던질 줄 아는 인심 넉넉한 동네아저씨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HAFELE 목공방 동군산점
군산시 조촌동 841-8(조촌동 주민센터 건너편)
063) 451-0485
carpenwood@diyhafe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