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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으로 일군 ‘향토민속박물관’ 수집광 이황세 씨의 보물창고
글 : 오성렬(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3.08.01 16:46:4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개정면 운회리 정수부락. 발산 방향 큰 도로변(서해안주유소 건너편)에 위치한 이 마을 입구에서부터 ‘향토민속박물관’이라는 안내 팻말을 따라 마을길을 구불구불 들어가다 보면 막다른 건물과 마주하는데 이 집이 바로 이황세(李晃世/66)씨의 자택이자 군산향토민속박물관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사실 말이 박물관이지 커다란 가건물 형태의 창고와 같은 곳으로서 일반적 민속박물관의 면모를 상상했던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진열된 물품의 수량만큼은 개인이 수집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방대하다.  품목들은 거의가 대략 20여 년 전에서부터 100여 년에 걸쳐 조부나 증·고조부 당시 민간에서 널리 쓰이던 생활용품들로서 지금의 50~60대 이상 고령층에게는 낯익은 것들도 많다.

 

 


 

이황세 씨가 민속품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0년도이니 어느덧 33년여의 세월을 안고 있다.  초등생이었던 아들이 어디에선지 주워온 그릇 두 개가 백자로 밝혀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데 당시 교직 생활을 하던 때여서 시골이나 도서지방에도 전근을 많이 다녔던 터라 그는 가는 곳마다 시간을 내어 민가에 다니며 옛것으로 보이는 것들은 어떻게든 손에 넣기 위해 부탁과 사정은 다반사였고 때론 적당한 금액을 치르고 구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집에 나서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지인들 가운데는 자신의 선조가 쓰던 것이라며 기증을 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한다.  부인의 입장에서는 별로 필요치도 않은 옛 잡동사니를 시도 때도 없이 안고 들어오는 남편이 못마땅해서 불평도 많았고 지난 수십 년간 수집과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만도 억대를 상회할 만큼 만만치 않아 때론 다툼도 있었지만 남편의 고집과 뜻을 꺾을 수는 없어 지금은 오히려 그러한 남편의 열정을 대단하게 생각하기도 해서 내조를 아끼지 않는다며 웃는다.

 

 


 

그에게 수집된 물품의 수량이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묻자 정확한 숫자는 자신도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대략 만 오천 점 이상은 될 것으로만 추산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필자가 보기에도 어릴 적 가정에서 흔히 보던 온갖 생활용품과 옛 농기구들, 달구지, 상여, 가마, 탈, 풍금, 타자기, 미싱, 전화교환기, 악기, 저울, 물레, 그릇 등을 비롯해서 옛 우표와 화폐 등등 처음 보는 물건도 눈에 띄고 종류도 다양했는데 아쉬운 것은 체계적인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가건물이어선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할 온도나 습도 조절도 안 되고 있었고 품목별, 시대별 분류에 따른 진열과 각 전시품에 대한 설명문이 없는 것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보였다.  그가 지난 2006년도 전라북도로부터 ‘군산향토민속전수회’ (전북73호/비영리단체)로 지정받아 소정의 보조금을 받은 적도 있으나 이후 보조금 타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하는 것도 여건을 충족치 못하는 관리 운영과 무관치만은 않아 보이기도 하는데 그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전문가로부터 자문도 얻고 구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시설과 면모를 갖추기까지 요는 투자비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라도 자신의 뜻을 계승해서 훌륭한 전시관과 체계적인 관리를 할 사람이 나타난다면 전량을 기중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친다.

 

전시품의 연대가 최근세(最近世)이다보니 희소성이 떨어짐으로써 당장은 크게 눈길을 끌만한 물품은 부족해보이나 옛것은 시대가 지날수록 그 가치가 발현되는 속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후대 언젠가는 오늘날 반평생 그의 집념으로 일군 이 민속박물관이 크게 주목을 받는 날이 오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5년 전 약 4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부인 강정심(姜正心/61)씨와 단 둘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데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고 있으며 나운동 정다운 병원 근처에서 ‘수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 종서 씨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군산향토민속박물관

군산시 개정면 운회리 정수부락 108

063)452-9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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