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가 잠든 뿌리를 뒤 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감싸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詩. T.S. 엘리엇-
T.S. 엘리엇의 황무지는 생명이 서식할 수 없는 그런 불모의 땅을 말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에서는 생명이 깃들 수 없는 즉, 20세기 서구문명을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 당시 1차 세계대전(1914-1918)로 9백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그러한 참혹한 전쟁을 체험한 그는 서구인의 삶속에서 죽음만이 유일한 소망이 되어버린 그런 깊은 절망을 보았죠. 그리고 그와 더불어 그를 더욱 절망하게 한 것이 바로 그 절망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냉정하고도 황폐한 그러한 정신세계였던 거죠. 그렇기에 T.S. 엘리엇은 인정없고 아주 모질다는 뜻의 잔인하고 끔찍한 단어를 택합니다. 참된 삶의 의미를 망각(정신적인 황무지를 뜻하는?)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입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땅에 연약한 생명들이 싹을 틔는 것을 보고, 또 아름다운 생명의 계절인 4월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입니다. 이를 봄이 와도 꽃을 피울 수 없는 황무지로 비유하여 차라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겨울이 낫다고 생각한 거죠. 아름다운 4월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땅에 묻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잔인했을 테니까요. 반어법으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출처 : http://www.cyworld.com/imoonjigi/6013320)
2003년 제정된 '세계 자살 예방의 날' 10번째를 맞는 대한민국은 OECD회원국 중 자살률 1위입니다. 2010년 집계로 한국에서 자살한 사람은 1만5천566명으로 하루 평균 42.6명꼴입니다.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31.2명으로 OECD회원국 1위입니다. ‘전북청소년 자살율 전국에서 최고(3.27전북일보)’라는 기사도 보입니다. 정말 너무나도 잔인한 달이 아닐 수 없네요.
이렇게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아직 뚜렷하게 찾지 못했다고 하는데, 전북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자살예방프로그램 등 사회 안전 프로그램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의 청소년이 성적이나 진학, 경제적 어려움, 가정불화 등으로 자살을 선택한다고 하는데, 유독 전북지역이 많은 것은 지역경제가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 투영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박근혜 새 정부가 약속한 전북 관련 공약이 꼭 실현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지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좀 더 배려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내년에도 선거를 치릅니다. 후보들은 이 점을 꼭 숙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