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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들~山들~ 여풍(女風)분다
글 : 오성렬(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3.04.01 18:26:0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군산에 결성되어 있는 산악회는 어림잡아 40~50여개 이상은 될 것으로 추산하는데 그 중 여성들로만 구성된 이색 산악회가 있다.  이름 하여 ‘두레여성산악회’(이하 ‘두레’). 두레가 창립된 것은 지난 1995년도로서 어느덧 17년의 역사를 안고 있다.  대개 산악회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일종의 선거 외곽 조직으로 결성되는 사례가 많아 두레 역시 당시 옥구군을 선거구로 하는 K모 국회의원이 주도하여 태동한 것이다(초대 회장 김영임).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군산의 선거구가 단일선거구로 축소됨에 따라 재선에 실패하자 이후 자연스레 정치색을 탈피, 순수한 등산모임으로 전열을 재정비하게 되었다.

당시 여성들로만 산악회를 구성하게 된 것은 그 시절만 해도 지금에 비해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의 설자리나 역할이 저조했던 시절이어서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를 적극 제고하자는 뜻으로 출발한 것인데 어떻든 오늘날에 와서 여성 대통령을 위시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방 등 전 부문에 걸쳐 여성의 참여율이 괄목할 정도로 크게 신장된 것은 그 당시와 비교할 때 격세지감을 갖게 하는 게 사실이다.  두레는 약 30여 명의 정회원과 30~40여 명 정도의 일반회원이 참여 활동하고 있는데, 제일 연장자인 이만금(71)씨를 고문으로 두고 현재 5년 째 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숙(58)씨와 총무 이혜숙 씨가 중심이 되어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그 어떤 단체보다도 화합을 자랑,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금남(禁男)의 단체로서 음기(陰氣) 충만한 이 여성산악회에도 청이점(靑二點)이랄까, 딱 두 명의 남성이 있다.  바로 산악대장을 맡고 있는 이우세 씨(선두 담당)와 양세용 씨(후미 담당/세용석유 대표)로서 웬만한 산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수십 년에 걸쳐 등산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다.  산행에 있어 무엇보다도 오랜 경험으로 길눈이 밝고 등산 수칙을 잘 아는 노련한 사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볼 때 이 두 사람이 인솔 적임자로 여겨진 듯하다.  산행은 한 달에 한 번, 첫째 주 목요일 가짐으로서(연 12회) 어느덧 217회 차 산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오는 4월 9일 2박 3일 예정으로 울릉도 성인봉 등반 행사를 계획 중에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 모두가 가정주부들이어서 평소 행사는 거의가 당일치기지만 이번처럼 숙박을 하는 산행도 한 해에 한 번쯤은 갖고 있다.

‘두레’는 여느 산악회와 달리 산행을 앞두고 회원 모집 포스터를 붙이지 않는다.  굳이 충원을 하지 않아도 평소의 고정 참여자로 충분하기 때문이라는데 이렇게 모임이 잘 유지되는 이유로서 무엇보다 친목과 결속력을 들고 있다.  사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제일 첫 번째 덕목은 융화가 아닐까 하는데 구성원 간의 반목이나 불협화음은 조직을 와해시키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두레’의 회원들은 주부라는 공통점 말고는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겠으나 어떤 면에서는 그런 점이 더욱 친목과 활기를 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박은화 씨 같은 경우는 타고난 입담으로 행사 내내 좌중을 즐겁게 하는가 하면, 모든 사진 촬영을 도맡아 담당함으로써 일명 최 작가로 불리는 최순애 씨, 그리고 뛰어난 음식 솜씨로 인하여 장금이로 통하는 유 순 씨 등등 하나같이 모임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인물들이다. 

회원들은 지금의 가족적인 화합을 이루기까지 김종숙 회장의 리더십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 회장은 2년 임기의 회장직을 두 번 연임하고도 아직 후임 회장이 선임되지 않아 1년을 더 맡고 있는 중인데 올해는 꼭 적임자가 선출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정작 후임으로 거론되는 당사자들은 자신은 지금의 회장님 역량에 못 미친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겸손해마지 않는다.  회원들에게 ‘두레’의 자랑을 듣고 싶다고 하자 이구동성으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제일 먼저 내세운다.  더불어 꾸준한 산행을 통하여 심신의 건강도 찾고 그래서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표정도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는 말과 함께 또한 십 수 년의 산행 동안 단 한 건의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은 것도 큰 자랑으로 여긴다며 뜻을 같이하는 여성에게는 언제나 문호가 개방돼 있다면서 참여를 권하고 있다.  회원으로 활동하다보면 건강과 더불어 좋은 사람들과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도 덤으로 얻는 행복이라는 것이다.  회원들은 정례적으로 산행 행사 다음 주 수요일 정기 모임을 갖는데 식사와 함께 운영 전반에 관한 발전적 의견을 나눈다.  산행도 산행이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잔을 앞에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이 시간도 그녀들에게는 더 없이 즐겁고 소중한 시간일 듯하다.

두레여성산악회
cafe : daum / 두레여성산악회
회장 김종숙 010-3907-7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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