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뺑소니전담반’의 근무자들은 오늘도 바쁘다. 하루도 빠짐없이 평균 10여 건의 뺑소니 신고가 접수되기 때문이다. 발생되는 사건에 비해 이를 처리하는 인원은 계장인 황호일 경감 외에 팀장인 최선용 경위를 비롯해서 박주현 경위, 정형순 경위, 이영섭 경사, 이종훈 경사 등 하나 같이 베테랑 경력자들이지만 달랑 5명뿐이어서 업무가 과중하기 때문이다. 그 소수의 인원이서 번갈아 일일 당직을 맡음으로서 접수된 사건은 당일 당직자에게 배당되며 사건의 성격에 따라 전 인원이 매달리는 공조수사를 하기도 하나 보통의 경우 배당 받은 당직자가 혼자서 처리해야만 하는 고충이 뒤따르고 있다.
뺑소니의 유형은 크게 인사사고(20~30%)와 대물사고(70~80%)로 구분되며 군산경찰서 관내에서의 발생 건수는 도내 비슷한 시세(市勢)의 타 경찰서 관할지역에 비해 80~90% 정도로서 약간 저조한 추세인데 사망 사건에 있어서 티끌만한 단서라도 얻을 경우 100% 검거 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의 설치가 늘어가면서 과거에 비해서는 약간 줄고 있기는 하지만 사고 유발 후 가해 차량이 뺑소니를 치는 주된 이유로는 음주, 무면허, 무보험 등의 사례가 일반적이며 순간 당황한 나머지 우선 도피하고 보자는 사례도 간혹 있는 편이다.
뺑소니 차량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나 목격자의 신고, 그리고 주변의 CCTV등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명을 살상할 정도로 큰 사고이거나 타 차량을 파손케 하고 도주한 경우 대체로 현장에 가해 차량으로부터 떨어진 부품의 파편들이 남게 되는데 아무리 자그마한 것이라도 이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종훈 경사는 ‘따라서 아무리 경미한 사고일지라도 사고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처리, 만일 운전자가 없이 주차된 차를 파손케 했을 경우 곧 바로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피해 사실을 알리고 당사자 간에 확인을 통하여 합의 처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하는데 뺑소니 범은 양심의 가책과 함께 언젠가는 잡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결코 마음 편히 살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사례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검거되고 난 뒤 면허 취소는 물론이고 민·형사적으로 가중처벌까지 뒤따를 수 있어 이미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뺑소니전담반의 근무자들은 잦은 당직과 업무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때론 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엔 어려워보였던 사건을 수사하여 결국 진범을 검거, 피해자에게 응분의 보상을 받게 해 주었을 때 등이 그것이다. 한 예로 작년 5월 초 대야 버스정류장 뒤 공터에서 포터 차량이 후진 중 사람을 치어 현장에서 사망케 하고 도주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주변에 있던 CCTV와 시내버스의 블랙박스 등을 분석, 가해자로 추정되는 차량이 익산 방향으로 주행하다가 동군산 IC로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끝까지 추적하여 당일 오후 전남 광주에서 검거하기도 했으며, 얼마 전에는 지곡동 원룸 주택가 골목에서 타 차량을 파손시키고 도주한 가해 차량을 사고 현장에 떨어진 파편을 단서로 인근을 샅샅이 수색하여 검거하기도 했다. 현재 교통관제 방범용 CCTV는 군산 진입로마다 모두 설치되어 있고 앞으로도 보다 높은 화소의 카메라로 업그레이드하여 더욱 보강할 예정으로 있어 뺑소니 범들이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교통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자세 못지않게 부득이 주차를 하게 될 경우 가급적 지정된 주차장이나 주변에 CCTV가 설치된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하겠다. 최근엔 뺑소니 못지않게 보험 사기범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 같은 보험사기 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이영섭 경사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도로에서 주로 여성 운전자만 골라 갑자기 차에 접근, 다친 척 하면서 합의금 조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순간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손쉬운 표적이 되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건은 특히 배상 금액이 클 경우 보험사에서 수사를 의뢰, 경찰서 지능 팀에서 사건을 담당하는데, 이 경사는 사건 제보를 받고 현장상황을 확인 하면서 직감적으로 보험사기 임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기범들은 차에 갑자기 뛰어들어 발목이나 손목을 다친 것처럼 위장하고 엄살을 부리면서 합의금을 요구하는데 계좌를 알려주지 않고 극구 현금만을 요구하는 사례 등도 보험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해준다. 이러한 사기범들은 대개 전과를 가진 사람이 많아 전과 조회만으로도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범인들은 현장에서 빨리 현금을 챙기고 사라지려는 잔꾀를 부리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범인들의 방법도 지능화 되어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의 사각 위치를 택해서 범행하기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아 잘못 대처하다가는 억울한 가해자로 몰릴 수 있어 이러한 의심이 들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비록 경미한 사고일지라도 피해자에게 즉각 통보하고 사과와 함께 합의를 구하는 양심적인 사람이 훨씬 많다고 여겨지며 그래서 때로 훈훈한 인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면에 뺑소니 범이나 보험 사기범과 같이 유형은 다르지만 양심을 저버리고 타인에게 물심양면으로 큰 고통을 준다는 점에서는 똑 같은 악질적인 범죄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반사회적 행위가 단시일 내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가해자는 끝까지 추적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저들이 설 자리를 없애고 예방적 기능을 전담한다는 점에서 뺑소니전담반의 노고에 온 시민들과 함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담당 경찰관들의 업무 여건, 예컨대 인원이나 장비의 확충 등이 좀 더 개선되어 여유롭고 내실이 뒤따르는 근무 환경에서 보다 검거 율을 높이는 든든한 시민 지킴이 포돌이로서의 위상을 기대해본다.
군산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뺑소니전담반
(063)441-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