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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마음으로 표현한다_파울 클레
글 : 서진옥(문화평론가) / seoball@lycos.co.kr
2013.01.01 17:19:0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예술은 천지창조의 과정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지상의 세계가 우주의 상징 중 하나이듯, 예술은 하나의 상징이다.” (파울클레 저서「생각하는 눈」에서) 

 

파울클레(1897-1940)가 활동했던 20세기 전반기는 현대 미술의 격동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바실리 칸딘스키,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등 예술가들이 활약하던 시기였다.  이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은 서로 달랐지만, 그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시대적 경험이 있었다.  우선 당시 가장 큰 시대적 관심은 추상 미술이었다.  작가들은 자연의 재현에서 떠나 선, 색채, 형태로 구성되는 추상미술의 세계를 추구했고, 일부는 보이는 세계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 세계, 인간의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거나, 과학기술, 기계와 도시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현대적 삶의 표현을 갈구하고 있었다.  또한 1차 세계대전의 실상과 1930년대 독일 파시즘 정권 아래에서의 억압은 허무주의와 사회비판적인 경향의 작품을 양산하기도 했다.  클레는 현대 미술의 주요 미술가들을 만나고 입체주의,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주요 흐름을 흡수하고 종합했지만, 한 영역에 속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 사이를 자유롭게 왕래한 화가였다.  그는 사실주의적 작품을 경멸했지만, 그의 작품은 완전히 추상적이지도 완전히 형상적이지도 않았다.  고도의 숙련된 드로잉과 색채의 상호 관계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 환상과 유머, 그리고 위트는 그를 20세기의 독자적인 화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하게 하는 특징이다.

 

클레에게는 이 세상 어떤 것도 결정적이고 절대적인 리얼리티를 갖지 않으며 항상 자유롭게 영혼의 울림에 의해 변화된다. 클레는 아동들과 원시인들이 습관적인 학습에 의해 자연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 자연과 사물을 독창적인 기호로써 표현하는 순수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클레는 한 줄기 바람 속에서도 영혼의 소리를 듣기 원하는 낭만주의적 감성으로 자연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신비를 들추어내는 꿈의 세계, 신화적 특징, 아동미술과 원시미술 같은 천진함 등 클레의 작품 안에 상징과 은유로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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