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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신 성장 동력 국내 과학기술의 메카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글 : 오성렬(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2.12.01 15:29:4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국가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지난 11월 7일 군산시 오식도동에 거점을 마련했다.  지난 2007년도에 군산으로의 이전 결정이 내려진 후 5년 만에 실현된 것인데 플라즈마 기술 관련해서는 국내 유일의 출연연구기관으로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가핵융합연구소 (NFRI/대덕연구단지 소재)’의 플라즈마 연구 조직이 따로 센터로 독립한 것이다.  연구센터는 130여억 원을 들여 본관, 연구동, 설비동, 기숙사 등을 갖춘 연면적 7,544평방미터, 전체 직원 70명 중 연구직만 52명에 달하는 규모인데 이번의 이전은 전체 규모 중 일부가 이뤄진 것으로서 추가 증축 계획 중인 연구동이 완성되면 2014년도에 대전의 연구 인력과 장비들까지 모든 이전이 완료된다.

 

플라즈마라는 것 자체가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한 것이어서 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오식도동에 있는 기술센터를 찾았다.  센터장인 유석재(兪席在/52) 박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과학도로서 국가핵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군산 이전과 함께 책임자로 임명받았다.  준수한 외모, 조용하면서도 진지한 말투의 그에게서 믿음직한 학자의 인상을 받기도 했는데 플라즈마에 관한 상세한 설명으로 필자의 무지를 일깨워주기도 했거니와 대한민국 과학 미래의 청사진을 미리 알 수 있게 해준 든든한 과학자를 만날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날의 방문은 기대 이상의 소득이었다.

 

플라즈마(Plasma)

물질은 내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고체에서 액체, 기체로 변하며 이것을 더 가열하면 플라즈마로 변형되는데 이것을 물질의 제4상태(전기 방전/전리 된 가스 상태)라 말한다.  플라즈마라는 용어는 1930년 경 미국 물리학자 Langmuir에 의해 명명되었으며 자연 현상인 번개를 연구하던 끝에 발견한 산물이다.  핵융합기술도 기본적으로 플라즈마 기술에 의거한 것으로서 이를 이용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나면 원폭보다 수십 배 강한 수소폭탄이 되기도 하는데 태양도 따지고 보면 핵융합 반응에 의한 에너지 덩어리인 것이며 이 광활한 우주 공간도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토록 엄청난 위력의 플라즈마도 적절히만 잘 이용하면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에게 아주 유익한 물질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플라즈마기술센터’가 바로 이 분야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생활 속의 플라즈마

현재 우리 산업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는 분야로서는 반도체 산업을 들 수 있는데 반도체 칩의 70% 이상이 플라즈마 공정을 거치고 있다.  그밖에 항공기, 환경, 의료, 농업, 식품,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기초적으로나마 쓰이고 있거나 폭 넓은 분야에서의 응용을 위한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기를 예로 들면 미국이 자랑하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의 경우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기능을 갖춘 것은 기체 표면을 플라즈마로 처리했기 때문이며 단 아군의 영공에서는 식별이 용이하도록 스텔스기능을 변환할 수 있는 특장을 보유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이와 같은 첨단 기술의 자체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그처럼 고도의 기술력 확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 앞서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부문부터 빠른 시일 내 해결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가 평소 건강식으로 알고 별 생각 없이 섭취하는 유기농 식품의 경우 결코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실제로 독일에서 작년에 유기농 채소를 먹고 여러 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여 원인을 조사해본 결과 채소에 기생하고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원인으로 규명되기도 했으며 또한 껍질을 멸균처리하지 않은 계란을 먹고 살모넬라균으로 인하여 한 마을 수십 명이 집단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 해서 농약 등 화학적 살균 처리를 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플라즈마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즉 플라즈마로 살균 처리한 경우 인체에 전혀 무해하면서도 표면에 붙어 있는 균의 99.9% 박멸이 가능한 것으로 규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축산 농가의 골칫거리인 악취도 플라즈마를 응용함으로써 완전 제거 할 수 있고, 브로콜리처럼 씻기 어려운 채소라든지 아기 우유병 등 유아용품도 통 속에 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플라즈마로 자동 살균처리 할 수 있거니와 또한 외과적 수술 시 메스로 혈관을 잘랐을 때의 출혈과 봉합 등에 따르는 난제도 메스의 표면을 플라즈마로 처리할 경우 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생활 폐기물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도 플라즈마를 이용 3천도C 이상 가열하여 수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킴으로써 완전 분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름으로 오염된 토양의 복원, 그리고 온갖 산업폐기물에 존재하는 금(金)의 양만해도 실제로 지하 광산에서 채굴하는 양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도 플라즈마를 이용함으로써 추출해 낼 수 있어 이를 ‘도시광산사업’이라 하여 지식경제부에서 큰 관심을 갖고 향후 천억 원 이상의 투자 계획도 가지고 있다.

 

농작물 분야에서는 인삼밭을 예로 들면 6년 농사 후 몇 년 동안은 경작을 못하고 있는 현실인데 이는 알려진 것처럼 지력의 쇠진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인삼밭에서만 생장하는 특수 균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이 문제도 플라즈마로 멸균처리 할 경우 휴작 없이 상시 경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의류, 전지, 안경, 피부, 치아미백, 인공관절, 신발 등 우리 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쓰이고 있거나 가까운 시일 내 폭 넓은 적용을 앞두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실현 되면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친환경적 편리성과 함께 인간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의 계획과 전망

현재 우리나라의 핵융합 기술 수준은 아직 초보적 단계이나 플라즈마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50% 이상 수준이다. 다행히 관련 국가기술센터가 군산에 유치되어 플라즈마 과학기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향후 제2국가핵융합연구소 포함, 범국가적 핵융합 연구 단지를 추가 유치하고자 전북도와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이것이 실현되면 우리 고장이 명실 공히 핵융합 연구 개발의 기틀을 갖추는 과학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를 통한 고용 창출은 물론 녹색 성장을 통한 도시 브랜드 상승효과로 세계적 플라즈마 클러스터로서의 위상 제고를 목전에 둔 셈이다.

 

더불어 2014년도 7월, 군산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의 행사라 할 수 있는 약 600여 명의 국내외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참석하는 플라즈마 국제 학술대회를 군산에서 유치하게 되어 군산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기대를 갖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후로도 계속적으로 이어질 중소규모의 관련 과학 행사로 세계 과학자들이 수시로 찾아오는 첨단 과학 도시로 자리매김 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숙제를 안고 있는 유석재 센터장은 그래서 하루도 쉴 시간 없이 오늘도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그에게 이름 자에 흔치 않은 자리 석(席)자를 쓴 이유가 궁금하다 했더니 조부님께서 이름을 지었을 때 ‘어디 가서 왕따 당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잡으라’는 뜻으로 지으신 걸로 안다면서 다소 쑥스러운 웃음을 지을 때의 표정이 소년처럼 순박하다.  그래서일까, 촉망받는 과학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굳히고 우리 고장이 돌연 세계 속의 과학 도시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된 것도 그와 무관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쪼록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그의 주도로 내실 있는 효율적 운영과 차질 없는 연구 성과를 거둬 우리 군산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과학 기술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요람이 되기를 모든 시민과 함께 바라마지 않는다.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 (063) 440-4000

센터장 / 공학박사 유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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