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에 발 맞춰 삶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세태가 되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군산도 문화 예술 인구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크고 작은 음악 공연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 시민의 문화적 감성을 일깨우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지역 문화로 정착되고 있는데 이러한 토양의 조성은 문화 예술의 양적, 질적인 수준과 함께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울 빅밴드(이하 “아빅”)도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아빅은 지난해 11월 18일 창단, 25명으로 출범한 악단으로서 색소폰 15, 트럼펫 4, 트럼본 2, 일렉트릭기타 1, 베이스기타 1, 키보드 1, 드럼 1 등 거의 금관악기로만 구성된 조금은 이색 합주단이다. 이들이 악단을 결성하게 된 취지는 소외된 곳을 찾아 위로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으로서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뭉친 것인데 직장인, 의사, 자영업, 버스운전기사 등 다양한 직업군에 단원의 연령층도 10대에서 70대에 걸쳐 폭 넓은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아빅의 지휘자로서 음악 지도를 맡고 있는 조태구 씨는 군산대 음대를 졸업하고 군 복무 중에는 군악대에서 내공을 쌓기도 한 음악인으로 웬만한 악기는 못 다루는 게 없을 정도로 실력자라는 평을 얻고 있기도 하며 ‘우물가 음악학원’이라는 강습실을 열어 색소폰, 트럼펫, 바이올린 등의 개인지도를 하고 있기도 한데 악단의 회장인 구중호(57, 소프라노색소폰)씨, 그리고 역시 군악대 출신으로서 총무 직을 맡고 있는 최경복(트럼본) 씨 등과 함께 주축이 되어 악단을 이끌고 있다. 또한 단원들 중에는 기존 타 악단에서 활동하다가 아빅의 창단 취지나 분위기에 공감하여 활동 무대를 옮긴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정기 모임의 일환으로 조촌 성당 인근의 악단 연습실에 모여 열심히 기량을 연마하고 있고 금년 봄 새만금축제 때는 은파 물빛다리 무대, 그리고 지난 11월 18일에는 시민문화회관 무대에서 창단 1주년기념 성대한 공연을 가진 바도 있는데 특히 시민문화회관 공연 시에는 멋진 연주와 함께 푸짐한 경품도 준비하여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사회봉사단체인 ‘군사모’(구두미화원, 미용업, 이발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군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의 빈곤층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 행사 때는 같이 참여하여 공연을 통한 재능 기부에도 앞장서는 등 봉사활동에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내년 봄에는 우리고장 초등생들을 초청하여 어린 꿈나무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멋진 동요 공연도 계획 중에 있다.
조태구 지휘자는 앞으로 단원을 더 확충하여 아빅의 음악적 수준 못지않게 규모를 더 보강할 예정인데 단원의 조건으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인성을 더 살필 생각이라고 한다. 실력이야 연습하기에 따라 나아지는 것이지만 단체를 이루는 조직 내부에서 적절치 못한 인성은 자칫 팀의 조화를 무너뜨리는 불협화음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그것은 비단 아빅 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느 조직이나 집단을 가리지 않고 첫 번째로 따져보아야 할 제일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일까, 3개월 전 아빅에 입단한 이윤자(알토색소폰) 씨에 따르면 단원들 모두 심성이 곱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같이 활동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한다. 이는 화합을 중시하는 지휘자의 리더십이 존중 받아 공연 무대에서 그대로 멋진 앙상블로 구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단원들 모두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반영한 말이 아닌가 한다. 또한 악기에 소질이 있거나 연주를 통하여 사회봉사에 동참할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문호가 개방돼 있다고 말하는 구중호 회장은 실제로 봉사를 통하여 얻는 보람과 긍지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소득이라면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동참을 바라고 있다.
더불어 조 지휘자와 구 회장 모두 앞으로 우리 군산이 4계절을 가리지 않고 상시 공연이 열리는 도시가 되기를 지향하고 있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군산을 찾은 관광객들 입에서 군산은 문화예술 Contents가 빈약하여 볼 만한 게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 것은 이는 수준을 따지는 말이라기보다는 볼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산의 시립예술단(시립교향악단 / 시립합창단)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반열에 들고 있고 여타 사설 악단이나 라이브 동아리 등의 실력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정도이나 그들이 설 무대는 너무 제한돼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상시 무대와 함께 공연 설비 등의 미비로 인하여 난관에 직면한 현실 여건은 개선이 시급해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무대의 조명이나 음향시설, 관객 의자 등 기본 장비가 갖춰진 상시 무대가 조성되면 어떤 밴드가 됐건 공연 때마다 소요되는 큰 지출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 차원에서도 일과성으로 지출되는 보조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예산의 절감을 넘어서 공연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는 중론이 압도적인데 이는 어디까지나 시 관계자의 의지에 달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아리울 빅밴드
군산시 조촌동 835-12
총무 최경복 010-7216-5557
우물가 음악학원
조태구 010-3483-1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