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지치(Wisdom Tooth), 제 3 대구치, 모두 같은 의미 이지요. 사랑니가 나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편차가 크긴 하지만 16세에서 22세 전후가 되겠습니다. 이 시기에 한국 사람들은 사랑을 많이 하여서 사랑니라 이름 지었고, Wisdom Tooth라고 하는 서양인들은 이 시기에 지혜를 터득하는 모양입니다. 사랑에는 아픔이 따르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와 싸우기도 하고 이별의 고통을 격기도 하지요. 사랑니가 날 때 주변 치아 구조에 여유가 없으면 좁은 공간을 비집고 맹출 해야 하기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사랑니를 빼는 경우엔 발치 후 상처로 인해 고통이 따르게 됩니다.
사랑니는 왜 날까요? 진화론적 해석을 하자면 석기시대인들의 경우 섭취하는 음식물이 가공이 되지 않은 거친 음식이었습니다. 거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어금니가 많이 닳게 되고 어금니가 닳게 되면 새로운 어금니가 나와서 저작 기능을 회복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사랑니가 나오는 건 자연스럽고 유익한 일인데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음식물의 패턴이 바뀌게 됩니다. 밀은 가루 내어 부드러운 빵으로 만들고 고기는 불에 익혀 연하게 만들어서 먹지요. 그러다 보니 강한 힘으로 저작할 일이 줄어들게 되어 턱뼈의 크기가 작아지고, 이가 많이 닳지도 않지요. 결국 사랑니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됐고 사랑니가 나올 공간이 좁아져 사랑니가 맹출 하기도 어려워 졌습니다. 전체 인구 중에 사랑니가 아예 없는 사람이 15% 정도 되고, 하나 나는 사람, 두 개 나는 사람, 4 개 나는 사람,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필요 없는 사랑니 이다보니 안 나는 게 제일 편하지요.
사랑니는 정말 아무짝에도 필요가 없는 걸까요? 임플란트를 심어야하는 데 잇몸 뼈가 안 좋은 경우에는 인공뼈를 이식해서 잇몸 뼈를 만들게 됩니다. 거기에 사용하는 인공뼈 대신에 자신의 사랑니를 빼서 특수 가공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인공뼈가 많이 좋아져서 굳이 사랑니를 가공 센터에 보내서 만드는 것이 번거롭기만 합니다.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지요. 사랑니 앞에 어금니가 빠진 경우 사랑니를 지대주로 하는 브릿지를 장착할 수도 있지만 요즘 임플란트가 좋아지고 비용도 브릿지와 거의 비슷하니 브릿지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아주 겁이 많아 임플란트를 심을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나시는 분은 브릿지를 할 수도 있겠지요. 결국 사랑니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사랑니가 아프지 않고 잘 나는 사람도 있지만 날 때부터 붓고 아픈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랑니가 반듯하게 제 위치에 나게 되면 좋겠지만 삐뚤게 나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사랑니가 음식을 씹는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경우는 5분의 1이 채 안 됩니다. 사랑니는 입안 제일 후미진 곳에 있기 때문에 칫솔질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랑니는 대부분 충치가 생기게 되지요. 엑스레이 사진에서의 경우가 사랑니로 인한 제일 나쁜 결과입니다. 사랑니는 삐뚤게 나서 음식을 씹는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합니다. 옆으로 누운 사랑니와 그 앞에 어금니 사이에 음식이 많이 끼어서 자주 염증이 생기고, 결국 사랑니와 닿는 면(앞에 어금니의)에 충치가 생겨서 신경치료하고 금니를 씌우는 것까지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사랑니는 잇몸을 째고 빼야하고요. 두 번 째 사진에서처럼 어금니 뒤에 사랑니가 조그맣게 보이는 경우엔 잇몸 속에 커다란 사랑니가 옆으로 누워 있다는 것이고, 사랑니와 앞에 어금니 사이에 음식이 끼어 염증으로 인해 아파서 치과에 내원한 경우입니다.
사랑에 눈을 뜰 무렵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사랑니를 빼지 않고 평생을 간직할 수 있는 경우는 5%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치 첫사랑에 성공하는 확률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사랑니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발치를 결심하게 됩니다. 문제를 일으켜서 고통을 받기 전에 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지요.
좋은사람 좋은치과 이형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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