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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의 도시칼럼-데이터로 보는 군산의 현 시점 - ① 쏠림의 도시, 균형의 과제
글 : 이영미 / ycm1022@hanmail.net
2026.02.26 14:43:3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도시의 변화는 체감으로 먼저 오지만, 체감만으로는 방향을 잡기 어렵다. 동네가 한산해졌다는 말은 쉽게 나오지만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까지 확인하려면 결국 숫자가 필요하고, 숫자는 좋게도 나쁘게도 포장하지 않은 채 도시가 서 있는 자리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군산의 인구는 1990년대 초반 28만 명대를 정점으로 삼았다가 202512256,291명으로 내려왔고, 최고점 대비 약 3만 명(10%)이 줄었다. 2017~2018년 산업 기반의 충격이 결정타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이 변화를 사건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청년의 수도권 이동과 고령화, 신도시 확장과 구도심 약화라는 전국 중소도시의 구조가 군산에서도 누적돼 왔고, 그 누적은 인구 이동뿐 아니라 생활 반경과 소비 습관의 이동으로까지 이어져 도시의 결을 서서히 바꿔놓기 때문이다. 다만 인구 감소 폭이 20232,487명에서 20241,933, 20251,756명으로 완화되는 흐름은 바닥을 확인하는 국면일 가능성을 열어두며,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의 변화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읽힐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 방향이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점이며,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려면 누수가 생기는 지점과 끊긴 연결을 구조로 확인해야 한다.

 

상권 데이터는 그 누수를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낸다. 군산의 양대 상권으로 꼽히는 수송동과 조촌동을 합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20251분기 기준 22.9%라는 사실은 대표 상권조차 변동성을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뜻하며, 소비가 소수 거점으로 몰릴수록 생활권 곳곳의 일상 상권은 체력을 잃고 빈 점포는 다시 유출을 부르는 악순환이 강화된다는 점을 함께 시사한다. 여기서 핵심은 어느 지역이 뜨고 지느냐의 승패가 아니라, 쏠림이 커질수록 도시 전체의 생활 기반이 얇아지면서 결국 핵심 상권조차 공실과 변동의 압력을 더 크게 받게 된다는 구조다.

 

유동과 소비 데이터는 군산이 가진 또 다른 역설을 보여준다. 2022년 기준 연간 5,162만 명이 군산을 오가고 거래금액은 21,371억 원에 이르지만, 소비는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외부 유입 인구의 지출은 관광지와 일부 상권에 더 두껍게 쌓인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패턴이다. 외부 유입이 점심 시간대에 집중되고 저녁은 지역 주민 중심으로 바뀌며 거래는 주말로 편중되는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는 군산의 소비가 체류보다는 방문에 가까운 구조로 굳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사람이 오느냐보다 얼마나 머무르느냐”, 그리고 어디까지 동선을 확장하느냐가 도시의 매출과 일상을 가르는 변수로 작동하고, 방문형 소비가 강해질수록 일상 상권이 받는 압력은 더 커진다.

관광의 성공도 같은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군산은 도시재생과 근대역사 관광으로 방문객을 크게 늘려왔고, 그 성과는 분명히 도시의 자산이 됐지만, 관광의 성과가 생활의 성과로 고르게 번지지 않는다는 체감 또한 남아 있다. 관광객이 늘어도 일상의 골목이 비면 시민의 생활 만족은 오르기 어렵고, 반대로 생활권이 살아 있어도 외부 유입이 일부 거점에만 떨어지면 도시는 보이는 곳만 반짝이는구조에 갇히기 쉬우며, 그 구조가 오래 지속될수록 생활권 격차는 더 심해진다. 결국 군산이 지금 붙잡아야 할 핵심은 특정 지역을 띄우는 방식의 처방이 아니라, 생활권 전체가 고르게 숨을 쉬도록 만드는 균형의 설계이며, 관광·상권·주거·대학·산업이라는 도시 기능이 서로를 연결하면서 체류를 늘리고 소비의 동선을 분산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나운1·2·3동은 군산의 여러 생활권 중 하나이지만, 주거 밀집과 대학가, 관광 자산이 한 권역에 함께 존재해 도시의 구조적 과제가 비교적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관측 지점이 되곤 한다. 2024년 한 해 나운2동 순유출 791, 나운1동 순유출 580명이 발생했고, 2022년 거래량 데이터에서는 나운3973.6만 건(군산 2)이 확인돼 사람의 움직임지역 내 소비 정착사이에 간극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사례의 요지는 특정 동네의 특수성이 아니라, 군산 어디에서든 유동이 일상 상권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며, 따라서 해법은 한 지역의 부상보다 생활권 간 연결과 균형을 설계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 군산은 이미 연간 5,162만 명이 움직이고 2조 원대의 소비가 발생하는 도시인데, 왜 많은 골목은 여전히 비어 있고 왜 어떤 생활권은 사람이 지나가도 매출이 남지 않는구조를 반복하는가. 관광의 성과가 생활로 번지지 못하는 고리는 어디에서 끊겼으며, 소비가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게 만드는 연결 장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더 나아가 군산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새로운 시설인가, ‘동선을 바꾸는 운영인가, 아니면 머물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인가. 그리고 어디에 살든 시민의 일상이 가까운 곳에서 해결되는 도시로 돌아오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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