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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시인 김선순의 ⌜마음치유, 공간으로의 초대⌝ -노을빛으로 오신 당신(김선순)
글 : 김선순 / 3585711@naver.com
2026.02.26 14:11:3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문학과 사람과 함께, 마음 속 꽃길을 걷는 시간. 삶은 은유이고, 사람은 꽃입니다.

 

<오늘의 시>

 

노을빛으로 오신 당신 / 김선순

 

바라볼 수조차 없던 해는

그 자체로 아버지였다

 

너무 멀고, 너무 뜨겁고,

너무 강해 다가설 수 없던

 

그러나 해가 지면

물 위로 번져드는 그 노을빛이

바로 내 안에 스며든 아버지의 숨결

세상에서 사라진 그가

어디선가 나를 향해 숨 쉬는 듯

 

그의 무게는 나의 뼈에

그의 침묵은 나의 말에

그의 걸음은 나의 하루에 남았다

 

한때는 너무 멀고, 너무 낯설고

때론 두려웠던 그 빛을

이제는 가만히 내 안에 들인다

 

그가 남긴 노을빛은

그리움으로

버티는 힘으로

내 삶을 비추고 있음을

 

나는 오늘, 그 노을 속에 선다

 

 

 

 

<당신과 잇는 마음치유의 순간>

 

시치료의 자기분석에서
아버지라는 단어 앞에서 쉽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떠오른 이미지는
나와 아버지 사이를 가로지르는 건널 수 없는 긴 강.
그 앞에서 아무 감정도 일지 않았다.
미움도, 그리움도 없었다.

 

아버지는 가난한 농부였고, 여덟 형제의 가장이었다.
아들 중심의 세계에서 딸의 희생은 당연한 질서였다.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너무 강했고, 그의 말에 대꾸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마음에서 지웠다.

기억에서 지워낸 자리는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았다.

 

시간이 흐르고 청소년들을 만나며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버지의 부재가
여전히 나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해 지는 저수지를 걷다가
노을빛 속에서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

뇌경색으로 몸이 불편했던 아버지가
동구 밖에 서서 나를 기다리던 모습.
그리고 짧고 둔탁한 한마디, “왔냐.”

 

그 순간, 말하지 못했을 뿐
아버지는 온몸으로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비로소 마음에 닿았다.

 

시치료는
잊고 지냈던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는다.
대신, 준비된 순간에
감정이 스스로 말을 건네게 한다.

 

이 시는
그렇게 도착한
화해의 언어였다.

 

당신에게 아직 건너지 못한 긴 강이 있나요?”

오늘, 그 강 너머의 누군가에게 어떤 안부를 건네고 싶나요?”

 

안부시인 김선순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치료독서치료전문가

봄봄문학상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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