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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읽고, 스스로 느끼며 연주하는 리틀 피아니스트 – 서울예고 1학년 고유담
글 : 이영미 / ycm1022@hanmail.net
2025.05.30 14:58:4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서울예술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고유담.

그녀의 음악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다여섯 살,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 곁에 자연스럽게 머물던 시간들 속에서 유담은 처음으로 건반을 만졌다.

특별한 계기보다도, 삶의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음악. 태아였던 시절, 어머니가 즐겨 듣던 음악과 연주하던 피아노의 울림도 그녀의 첫 감각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녀의 음악이 깊어지는 이유는, 그 시작에 단순한 재능이 아닌 성실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담은 말한다. 어머니에게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성실함이라고. 단지 말로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행동으로 성실함을 먼저 보여준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다.

어린 시절, 콩쿠르를 준비하며 친구들 악보에 빼곡히 적힌 지도 내용을 보며 울었던 유담에게 어머니는 잘해서 그런 거야라는 한마디와 함께 간단한 포인트만 알려주었다.

그 순간 유담은 스스로 악보를 읽고, 연구하며 연주를 완성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녀는 혼자서 곡을 분석하고 감정을 그려내며 연습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진포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선화예중, 그리고 서울예고에 이르기까지, 유담의 음악 여정에는 항상 어머니의 조용한 믿음과 지지가 함께했다. 콩쿠르나 입시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날은 즐기자라는 말을 먼저 건네던 어머니는,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기쁨을 찾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입시 직후에는 결과는 겸허히 기다리자. 우리 딸, 잘했을 거야라는 말로 유담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그것은 경쟁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갖게 해준 조언이었다.

 

작년, 유담은 다양한 콩쿠르 무대를 경험하며 자신 안의 변화를 느꼈다. 입시 준비와 병행하며 참가한 여러 대회에서 대상과 입상을 연이어 경험했고, 그 결과는 곧 연습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음영재음악콩쿠르였다. 지방 대회지만 쟁쟁한 경쟁자들과 까다로운 심사로 잘 알려진 이 무대에서 유담은 처음으로 즐기는 연주를 경험했다. 결과는 전체 대상 수상. 유담에게 있어 그 무대는 단순한 수상 이상의 의미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현재 유담을 가르치고 있는 김고운 교수가 있다. 단순히 기술을 지도하는 스승이 아니라, 그녀가 겪는 감정의 기복과 성장의 흐름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존재. 슬럼프에 빠졌을 때, 좌절감에 무기력해질 때도 김고운 교수는 따뜻한 조언과 기다림으로 유담의 마음을 다시 음악으로 돌려주었다. 유담은 말한다. “교수님은 저를 정말 많이 이해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고, 계속 음악을 좋아할 수 있었어요.”

 

유담의 음악 철학은 분명하다. ‘곡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 유담은 연습할 때마다 작곡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감정의 결을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손끝에서 나오는 소리 하나하나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싶다는 열망은, 단순히 기교에 머무르지 않는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음악 외적으로는 새벽 산책이 유담의 감성을 채워주는 시간이다. 고요한 도시의 공기 속을 걷다 보면 감정이 정리되고,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 속에서 새로운 다짐을 만들고, 자신을 단단히 다듬어가는 시간 역시 그녀의 음악을 구성하는 또 다른 장면이다.

 

피아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새벽길을 걸으며 내면을 다듬는 이 소녀가 언젠가 자신만의 언어로 이 세계를 위로하는 연주자가 되기를. 그녀의 음악이 삶의 순간마다 감정과 공감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고유담이라는 이름이, 음악을 말하는 손끝으로 오래도록 반짝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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