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 어떤 장미는 꽃잎이 수백 장인 것도 있어. 장미는 그 수백 장의 꽃잎을 갖고 아름다움을 이룬 결과 종족 번식은 어렵게 되었단다. 왜냐하면 그 수백 장의 꽃잎은 수술이 변이된 결과거든. 꽃가루가 묻어 있어야 할 수술이 꽃잎이 되었으니 아무리 벌이 찾아와도 자손을 남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
3월에 카네이션 동백이라고도 부르는 이 동백 꽃의 꽃잎을 세어 보았단다. 270장 정도 되네. 잎이 이리 풍성하니 수술은 당연히 보이지 않아. 아마 이 동백도 장미처럼 수술이 꽃잎으로 변이된 것일 거야. 동백은 동박새가 날아와 수분을 돕는 데 동박새도 날아오지 않을 거고. 화려하지만 쓸쓸한 아름다움이야. 겹동백의 탐스러움을 부정하진 못하지만 내 마음은 홑동백꽃에 더 간다. 저 동백꽃에게 동박새 날아오던 날의 풍경이 떠올라.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