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네발나비
2월 중순, 목포 고하도에서 네발나비를 만났어. 아직도 겨울이 머물러 있는데 나비가 훨훨 날았단다. 처음 나비를 만났을 때는 이 나비가 어디서 나타났을까 하고 놀랐지. 지금 이렇게 다 큰 나비라면 겨울을 살아낸 거니까, 저 작은 몸으로 물도 얼고, 땅도 얼고, 풀들도 모두 죽어버린 그런 겨울을 어떻게 건너왔을까 생각했단다. 귀하고 아름다워 나비를 따라다니며 한나절을 보냈어. 네발나비는 앞다리 두 개는 퇴화되고 발이 네 개여서 붙여진 이름이야. 네발로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아 날개를 접으면 고지도 무늬인 듯 뒷날개가 정말 멋있단다. 다시 날개를 펼치면 주홍 바탕에 점박이가 있는 다른 모습이야.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나비라면 노랑나비, 흰나비만 아는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 아마 겨울을 건너온 네발나비에게도 매화, 산수유, 제비꽃 피는 봄이 찬란할 거야. 우리도 겨울을 잘 건넜으니까 이제 눈부신 봄을 두 팔 벌려 안는 거야. 나비처럼 사뿐히 산수유 그늘 아래 내려앉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