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중앙교회 박정동 목사
군산중앙교회는 사정동에 위치한 72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회다. 1947년 4월 설립되어, 1982년 5월에 중앙로 1가에 교회당을 건축하였고, 1999년에는 사정동 25번지에 5400평의 대지 위에 고딕식 교회당을 신축하여 이전했다. 아울러 군산중앙교회는 지역 내 기독교 어린이 교육에도 관심을 두어 1994년에 중앙 몬테소리 선교원을 개원하였고, 2006년에는 현 교회 위치에 건물을 신축하여 이전하면서 어린이집으로 바꾸었다.
박정동 담임목사는 중앙교회의 7대 목사로 2015년도 10월에 부임해 현재까지 교회를 섬겨오고 있다. 그를 만나 교회와 사회 그리고 개인 목회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반갑습니다. 군산과 어떤 인연이 있어 중앙교회에 오시게 된 걸까요?
저는 사실 군산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습니다. 저는 서울 태생으로 서울에서 자라나 서울에서 대학과 대학원 공부를 했습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곳도 서울이고 직장과 교회도 서울에서 다니다가 1993년 외국으로 나가 22년간 미국과 독일에 거주하면서 유학과 해외 목회활동을 하였습니다.
2014년 귀국하여 서울의 모교회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미국 침례교 신학 공부를 하고 침례교 목사로 활동했던 저에게 총신대학교에서 장로교 목사로서 편입목회학 과정이 개설되어 수업을 받던 중, 같이 수강을 하던 군산지역 목사님의 추천으로 본 교회에 청빙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무연고의 군산에 뜻밖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 외국에서 공부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제가 외국에서 공부한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하면 그 동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서 시간을 그보다 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저는 1978년 고등학교 졸업 이후 서울의 2개의 대학에서 이미 문학과 경영학 전공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문학으로는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이수한 상태였고요. 그런데 목회로 소명받은 이후 일반적인 목회보다는 음악 목회를 하고 싶다는 소원이 생겨서 세 번째 대학으로 음악대학에서 성악 전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늦게 시작한 음악이라서 모자라는 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목회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신학공부도 해야 했고요.
그래서 여러분의 자문을 받고 음악목회학과 신학으로 유명했던 ‘SOUTHWETERN’이라는 미국 신학대학원으로 유학을 가게 된 것입니다. 그곳에서 먼저 음악목회학 전공으로 음악석사과정을 마치고, 이어서 성경 언어 중심의 신학석사과정까지 마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개인적인 신학공부를 좀 더 하고 박사과정을 하려고도 했으나 목회에 대한 부르심 때문에 더 이상의 학위과정을 하지 못하고 목회의 길로만 달려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은 데는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제 신앙 배경과 함께 언급해야 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저희 집안은 제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인 1928년도에 성결교신학교를 나와 국내 선교 활동을 하면서부터 온 집안이 기독교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성경교육과 교회 활동을 해왔고, 할머니는 저를 목회자로 키우고 싶어 기도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실 평범한 기독교인의 삶을 추구했지 목회자의 길을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것은 1988년 무렵 개인적으로 너무 가까운 지인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면서부터입니다.
건강하던 부친이 암으로 1년 만에 사망했고, 처형이 미국에서 박사학위 수여를 앞두고 의료사고로 사망했으며,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 지인이 큰 사업 성공을 눈앞에 두고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인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선친의 암 투병을 옆에서 돌봐 드리면서 인생이 길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과연 하나님께서는 길지 않은 나의 인생에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이후 장기간의 특별 산상기도를 통해 진정 목회자로서의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 자신이 설교자로 선다는 것이 아직은 너무 두렵고 자신이 없어서 평소에 제가 좋아했던 음악을 통해 음악 목회를 하리라 생각하고 이후 음악대학을 한국에서 마치고 미국에 가서 음악목회학 과정과 신학과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밟는 가운데 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설교할 기회를 갖게 되는데 그때마다 설교 가운데 먼저 제 자신이 큰 열정에 사로잡히고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듣는 청중들도 제게 설교자로서 은사가 많다고 칭찬도 해 주셨고요.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제가 원하시는 것은 교회음악가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와 교육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성하는 목회자의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저는 주로 담임목회의 설교 사역을 감당했고 아울러 음악사역도 함께 해 오게 되었습니다.
-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음악회를 열고 있고, 예배시간에 직접 찬양을 하시는 걸로 압니다. 여전히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데요.
네 음악이 제가 받은 소중한 은사이다 보니 설교자라고 해서 그 받은 것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일 예배 때 설교 중이라든지 특송시간에 찬양을 하기도 하고, 교회 정기음악회 때 출연을 하기도 하며, 찬양 선교 봉사로 섬기기도 합니다.
지난 상반기 때에는 극동방송에서 50분 유빌라테 데오라는 찬양과 말씀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좋은 반응을 많이 들었는데, 교회일이 너무 바빠서 계속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튼 찬양은 제 삶의 한 부분이고 찬양사역은 여전히 제 주요 관심사역입니다.
저는 과거 한국에서 음악대학에 다닐 때 당시 재학하는 음악도들의 80% 이상이 교회를 다니며 음악 사역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 믿음을 가지고 사역을 하는 사람은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 실정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이 목적이기보다는 아르바이트를 목적으로 교회 일을 하던 음악인이 많았던 게죠.
그런데 하나님은 영이신 분이신데, 믿음도 없는 자들이 영혼의 고백없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높은 기교로 찬양을 잘한다고 할지라도 그 찬양을 받으시겠습니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혹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음악인들을 진정한 찬양자, 성숙한 신앙인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음악대학 시절부터 동료들에게 신앙상담과 신앙 토론 등을 많이 했고 찬양예배도 함께 다녔습니다. 이후 미국과 독일에서 사역할 때에도 음악인들과 함께 찬양 사역을 했고 그들을 복음으로 인도하고 말씀으로 양육하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독일에서 제가 섬겼던 쾰른한빛교회는 그 사역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쾰른한빛교회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음악인이 출석하는 교회였습니다.
그때 저는 먼저 그들을 말씀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들을 일반 음악가가 아닌 참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하고 그런 후에 신실한 찬양자들과 함께 매주 예배를 다양하고 최선의 준비를 해서 올렸던 것입니다. 저는 음악인들이 영적으로 살아나야 예배가 산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독일에 있을 때, 제가 한 해 100명의 음악인을 잘 양육하면 장차 100교회의 예배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고 목회를 했습니다.
교회는 여전히 찬양자들을 잘 양육해 내야 합니다. 이제 군산중앙교회를 통해서도 저는 많은 찬양자들을 양육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지역안에 있는 음악인들도 도와서 하나님께서 진정 기뻐하시는 찬양의 일꾼이 군산에서 많이 세워지기를 원합니다.
교회는 받은 찬양의 은사를 서로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독일에 있을 때 1년에 2~3번 큰 정기 음악회를 하여 지역사회에 이웃들을 초청하여 성대한 음악회를 가졌습니다. 쾰른 한빛교회의 음악회는 음악을 사랑하는 쾰른의 모든 시민들이 고대하는 전통적인 범시민음악잔치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매주 예배를 마치면 음악인들을 함께 병원과 호스피스센터를 방문하여 그들에게 찬양으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했고,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세 번의 절기에는 도시 안에 병원, 양로원 등 약 10군데의 기관을 방문하여 지역 선교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도와 2012년도에는 합창단, 솔리스트, 기악연주자들과 함께 한국과 미국을 방문하여 받은 찬양의 은사를 풍성히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이 있다 보니 군산에 와서도 음악 사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곳이 지방이다 보니 음악가들이 많지 않아 그들이 각 지 교회를 섬기기에도 부족한 형편이니 교회 자체만으로 독일에서와 같은 활발한 찬양 사역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소수지만 전문 음악인들과 찬양의 은사를 받은 성도님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음악이 풍성한 교회가 되기를 노력했습니다. 예배 가운데 다양한 음악을 도입했습니다.
요즈음 많은 교회를 보면 실용음악과 가스펠 찬양 위주의 찬양이 대세인 듯한데, 저는 클래식과 실용음악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모든 세대가 함께 동참하는 예배가 되기를 노렸했습니다. 물론 교회가 크게 성장하여 연령층에 맞는 예배를 드린다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모든 연령 모든 계층이 다 공감할 수 있는 음악, 찬송가와 가스펠송, 전통 클래식과 현대 실용음악이 함께 어울려지는 예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또 음악과 설교가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배가 그날의 절기와 설교 주제에 맞추어 통일성을 이루는 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라고 합니다. 따라서 말로만 설교를 듣는 것보다 설교내용에 맞는 찬양과 더불어 말씀을 전하면 그것이 훨씬 더 청중들의 마음속에 감동을 주게 되고 오래 기억되게 됩니다. 따라서 찬양을 설교 가운데 도입하기도 하는데, 제가 부르든지 어떤 독창자가 하든지 혹은 모든 회중이 함께 부르면서 설교를 진행합니다. 찬양은 누구보다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을 회중에게 선포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 중간중간 찬양으로 화답하는 것은 아주 좋다고 믿습니다.
아울러 저는 부임 때부터 중앙교회가 군산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를 위해, 그리고 세상과 교회를 잇는 다리가 되기 위해 음악 행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시민을 위한 정기음악회를 제안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많은 음악인들과 네트웍이 있기 때문에 공연에 음악인들을 쉽게 초청할 수 있었고, 교회당과 주차장이 음악회장소로 잘 준비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당회원들과 교우들이 마음을 같이 했고 함께 봉사함으로 이 큰 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015년 10월 제가 이곳에 부임한 첫 달부터 매월 정기 음악회가 진행되다가 2018년부터는 일 년에 4회 분기마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앙교회 정기 음악회는 군산지역에 좋은 문화 축제로 자리를 잡아 많은 시민들이 기대하며 문의해오고 있고, 익산, 전주, 김제 등 인근 도시의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정기 음악회 때마다 굴지의 유명 찬양자들을 초청합니다만 아울러 꼭 지역에 있는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도 함께 초청하여 음악회가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범 지역 잔치가 되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음악 사역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나아가 군산의 선교과 기독교 문화 보급이 더 왕성히 일어나기를 원합니다. 특별히 힘들고 치쳐 있는 이 지역 이웃들에게 큰 기쁨과 활력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 예배당이 너무 예쁩니다. 군산중앙교회 자랑 부탁드립니다.
넓은 대지에 전통적인 고딕식 교회 건물,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교육시설, 잔디 축구장, 큰 주차장, 주위 경관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어 많은 분이 찾아와 사진도 찍고 방문 견학합니다. 저는 이 교회를 처음 방문하면서 제가 있었던 유럽의 교회를 닮아 친근감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규모가 크고 웅장한 교회인데 사실 저희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전혀 부채가 없고 재정 자립을 이루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