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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조선해양산업의 미래
글 : 매거진군산 편집부 /
2012.04.01 15:22:2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과 더불어 군산의 주력 산업 분야 중 하나인 조선해양산업은 지역의 신산업으로 향후 군산의 미래를 변화 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책임질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의 염덕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조선공학과는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설계, 생산, 건조 및 운용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초과학, 수학 등의 기본 원리와 동역학, 재료역학, 유체역학 등의 전공기초지식과 선박설계, 저항추진, 복원성, 운동조종, 구조, 소음진동 및 생산 공학 등의 전공지식, 그리고 각종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설계, 성능 분석 및 건조하는데 필요한 기본 능력 등이 필요하다.  컴퓨터 활용능력과 외국어 구사능력 등 정보화,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학과다.  특히 조선공학과는 군산대학교 특성화학과로 선정되어 중점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맥군_ 현대중공업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에 20년 근무했고,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에 3년 정도 초빙교수로 있었습니다.  2008년도에 군산대학교에 조선공학과가 생기면서 군산으로 왔습니다.  저는 서울토박이로 경복고등학교,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85년부터 5년 동안 석, 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울산에서 인생의 삼분의 일을 산 셈이고, 이제 나머지 인생은 그동안 쌓은 다양한 경험을 살려 군산에서 산학협력 활성화와 우수한 후학양성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맥군_ 어떤 계기로 조선해양계통을 선택하시게 된 건지?

배에 큰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당시 대학에 진학할 때 과 선택을 조선과로 하게 된 게 이렇게 한 평생을 배와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학교보다는 전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올바른 선택의 관행이 생겨나고 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인지도 높은 학교의 선택이 우선이었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을 일단 서울대학교로 보내는 상황이었지요.  당시는 조선과가 무척 인기가 높았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우리나라 최초로 26만 톤급 초대형유조선을 짓기 시작한 것이 73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에도 많이 다뤄지며 조선 산업에 대해 국가적으로 관심이 무척 높았습니다.

 

맥군_ 당시 유학이 쉽지 않은 선택이셨을 텐데요.

저희 집은 제가 유학을 갈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한 집은 결코 아니었지요.  부모님의 희생적인 도움과 격려가 없었으면 저의 유학의 꿈을 실현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처음에 미국에 가서는 아무래도 정착하는데 비용이 좀 들었지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장학금 제도가 괜찮게 마련되어 있었던 덕에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학위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지도교수인 Webster 교수가 잘 보았는지 어려가지로 배려를 해주어서 유학기간 내내 학비를 면제해 주고 half-time RA(Research Assistant)도 하게 되어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1985년 5월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졸업하면서 바로 현대중공업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80년대 중반에는 현대중공업에서 연구소 조직을 구축해 나가고 있던 시기여서 조선해양을 전공한 인재들을 국내외에서 많이 모으고 있었지요.  그 때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에서 대형 상선을 건조하기는 했지만 설계도면을 모두 유럽 쪽에서 가져다가 거의 단순 조립을 해왔거든요.  80년대 중반부터는 현대중공업을 위시한 우리나라의 대형조선소들이 세계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갖춰가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지요.

 

맥군_ 현대중공업에서 정년으로 퇴임하신건지요.

아닙니다.  기업에서 중역은 정년퇴임이라는 것이 따로 없지요.  중역으로 근무를 하다가 중역보임이 끝나는 시점이 바로 회사를 퇴직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 소장 직위를 끝으로 2005년에 현대중공업에서 퇴직하였습니다.  근속으로 정확히 20년이 되는 시점이었지요.  저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1985년에 입사할 때 비교적 높은 직위로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중역 승진, 연구소장 보임 등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젊은 나이에 되었습니다.  따라서 퇴직할 때 연령도 50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퇴직 후에 무엇을 할까 고민이 컸습니다.  새삼스럽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생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부담도 큰 상황이었지요. 여러 가지 길이 있었지만 역시 학교로 돌아가는 게 제 길이라 판단을 했습니다.  저는 연구원으로 출발을 했고 계속 연구직을 지내왔고 앞으로도 연구원이 제가 갈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2005년에 퇴직을 하며 전임교수는 아니었지만 울산대학교에 초빙교수로 시작을 했지요.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제가 군산대학교로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군산에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생긴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2008년 초에 군산대학교에 조선공학과가 생기고 제가 초대교수로서 군산에 오게 되었습니다.  군산대학교에서 찾는 인물 중에 제가 무척 적합했던 것 같아요.  현대중공업 출신이며 관련 학위도 있고, 교육 경력도 있는 인물을 원했었으니까요.

 

맥군_ 현대중공업은 어떤 회사며 어떤 업무를 맡으셨는지요?

잘 아시다시피 현대중공업은 명실 공히 세계 제 1의 조선해양기업입니다.  굉장히 저돌적인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단지 공격적인 회사가 아니라 인력과 조직 면에서 체계가 잘 잡혀진 탄탄하고 견실한 회사입니다.  현대중공업에는 연구조직이 세 개가 있는데 제가 소장을 맡았던 선박의 설계, 성능 및 해석을 주로 다루는 선박해양연구소, 구조물 생산과 관련한 건조, 용접 및 도장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산업기술연구소 그리고 기계전기연구소가 있습니다.

 

맥군_ 군산에 오신 감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보면 세 번째 인생을 새로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공부하던 젊은 시절, 울산에서의 현대중공업 시절, 그리고 전혀 새로운 이곳 군산에서 맞은 군산대학교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살면서 제가 전라도에 오리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했으니까요. 50세에 이르기까지 호남지방에 왔던 기억이 두어 번 되든가요? (웃음)  그런데 금년은 제가 군산 온 지 만 4년째가 되는데 와서 생활하며 보니 이쪽은 사람들도, 지형적으로도, 자연 환경적으로도 사람살기에 무척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굉장히 포근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아무래도 경상도는 평야지역도 좁고 산세가 험하니 사람들도 조금 드세다는 느낌이 있죠.

 

맥군_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 자랑해주세요.

2008년도에 조선공학과 1회 신입생이 입학하고 올해 첫 번째 졸업생이 나왔습니다.  취업률은 당연히 100%입니다.  군산대 공대의 다른 과에 비해 수능성적 등급이 탁월하게 높지요.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지요.  올해는 30명이 입학을 했고, 내년에는 40명 정도로 입학정원을 증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조선공학과에는 저 외에 네 분의 교수님이 계신데 젊고 유능하신 분들입니다.

 

맥군_ 염 교수님은 정말 교수라는 직업이 잘 어울리십니다.

(웃음) 네, 제 주위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현대중공업에 다닐 때도 “왜 기업체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교수가 잘 어울리는데”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군산에서 저의 적성에 맞는 천직을 행하고 있으니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이곳 군산에 와서 만난 사람들은 저에게 정말 각별했습니다.  군산대 교수님들 중에도 친밀히 교류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계시지요.  그리고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준공되기 전, 블록공장만 있었던 2008년 가을 즈음 어느 날 KB중공업 유현동사장과 번영중공업 김광중사장이 불쑥 제게 찾아왔어요.  군산조선발전협의회(일명 ‘군조협’으로 한국산업단지 군산지사 기계조선 미니클러스터 전신)를 만들면서 제게 고문역을 제안한 거지요.  좋은 의미로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니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단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과의 건설적인 상생에 저해가 되는 일이 진행된다면 그건 도와주지 않겠다고 했지요.  군산지역 조선해양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진행하는 의미 있는 일이고 그러한 부분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인연을 맺어 지금의 발전된 모습까지 오게 된 겁니다.  심지가 깊은 두 젊은 분들이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라 생각합니다.

 

맥군_ 현재 조선해양 산업이 무척 힘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요.  2008년도 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극심한 침체로부터 벗어나 2010년 말에 잠깐 좋아졌는데 유럽 발 금융위기 때문에 어려움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이 시점을 계기로 국내의 조선소들은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 같습니다.  대형조선소가 있고 중소형 조선소가 있잖아요.  중소형 조선소는 중국과의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결국은 산적화물선이나 유조선같은 비교적 짓기 쉬운 선박들의 시장을 두고 겨루게 되는 상태인데, 중국이 지속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소지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형 조선소들은 향후에도 어려운 시기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현대중공업과 같은 대형조선소의 경우에는 지금의 침체기를 벗어나면 아무래도 기술력으로 우위인 우리나라에 좋은 시기가 오리라 믿습니다.  원래 조선해양산업은 장주기 적으로 경기를 많이 타는 산업입니다.  이런 주기 중에서도 현재는 유럽 영향으로 더 심하긴 합니다만 머지않아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조선소들은 활황기를 맞이하리라 예상합니다.  물론 시장의 흐름을 잘 봐야합니다.  고부가가치 선박이나 해양구조물 쪽으로 시장이 변해가고 있으니 거기에 잘 대응을 해야겠지요.  군산 지역을 보더라도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나 많은 협력업체들도 현재의 시장 상황과 미래의 발전 방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준비를 해나가야 되겠지요.

 

맥군_  조선공학과의 향후 계획은?

크게 세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올해까지 대학 내 최고 우수학과가 되는 목표는 이미 이루어진 거 같고, 2017년까지는 호남권 제일의 조선해양공학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2022년까지 국내 유수의 조선해양공학 교육기관으로 진입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과정을 통하여 우리 조선공학과가 군산대학교의 전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금년에도 군산대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쾌거가 있었습니다.  이번 졸업생 중 두 명이 현대중공업 본사에 취업이 되었습니다.  대졸 공채로 취업되어 울산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아직 군산에는 설계, 영업업무 등이 없고 순수가공 위주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최근에 저희 과는 전북도 주관의 취업연계형 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사업 추진 학과로 선정되어 지자체와 기업으로부터 참여 학생들에 대하여 거의 100%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8개 기업이 군산대학교와 채용협약을 체결하는 등 본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맥군_ 맥군을 통해 꼭 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제가 학교라는 울타리 내에 있다 보니 특별히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건 없습니다만, 대기업을 보는 시민의 눈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와 군산시민이 바라보는 시각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언론에 다뤄진 현대중공업이 군산에 오면서 가졌던 장밋빛 꿈과 지원금 등에 대한 오해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대중공업도 이곳 군산에 오면서 큰 리스크를 가지고 왔습니다.  2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시설투자로 투입하며 호황기가 유지되리라는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이지만 실제 상황을 그렇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완공도 되기 전 2008년도 즈음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조선 산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고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매출액도 목표에 훨씬 못 미치게 되었습니다.  당시 생각했던 독립법인으로 전환 등의 계획도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기업은 그 기업이 한 지역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이미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인구유입을 비롯하여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풀리는 금액이 상당히 큽니다.  그런 역할들이 상당히 큰 것인데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여론은 호도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잘못된 것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체질적으로 지역 친화기업입니다.  다른 여타 기업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적극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저희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우수한 지역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굉장히 훌륭한 우수학과니까요. (웃음)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의 염덕준 교수.  그는 천생 학자이며 연구인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조선공학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고 기업과 학교의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군산의 미래와 조선해양산업을 짊어질 인재를 만들어내는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와 염덕준 교수에게 진심어린 격려를 보낸다.  그는 현재 전북과학기술위원회 조선해양분과위원장, 군산시 지역발전협의회 위원, 한국산업단지공단 군산지사 기계조선미니클러스터 부회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군산대학교 조선공학과

(063)469-1852 / djyum@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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