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일) 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행사장인 비응항에서 김민호 비응파출소장을 만났다.
검게 그을린 얼굴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김민호 소장은 웃는 얼굴이 수더분한 그저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다.
맥군_소장님이 직접 교통정리를 하시나요.
오늘 같이 큰 행사에는 저도 힘을 보태야죠. 지난 해 4월 새만금방조제 준공 이후 두번째 열리는 마라톤행사입니다.
그동안 인라인마라톤대회, 자전거축전, 걷기 대회, 새만금낚시대회,비응항 까치놀축제 등 수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맥군_듣기로는 초대 파출소장이라고 하던데요?
2009년 10월 9일 비응파출소가 신설되면서 지금까지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본서 수사과에만 있었고 파출소
근무는 저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맥군_군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근무하다 2004년도에 연고지 신청을 해서 군산으로 내려와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승진하고 잠깐 익산에 갔다 왔긴 했지요. 원래 고향은 지평선 축제가 열리는 김제 벽골제입니다. 군산은 제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지요.
맥군_새만금의 치안책임자로써 남다른 의미가 있나요?
비응파출소 관할이 군장국가산업단지와 비응항, 새만금방조제, 야미도, 신시도에 이릅니다. 아마도 관할구역만 따진다면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군장국가산업단지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비롯하여 200여 업체가 입주해 있고,
새만금방조제는 지난 해 준공 이후 벌써 9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다녀갔습니다. 또한 비응항 앞에 있는 새만금산업단지는 지금 한창 매립중이고, 야미도 앞바다에는 메가리조트 단지가 조성될 계획입니다.
고군산군도 관광의 시발점인 신시도는 주말마다 수 천 명의 등산객들이 다녀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죠.
맥군_지역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아마도 젊은 소장이 자세를 낮추고 주민들에 먼저 다가가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치안서비스의 수요자인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저 개인적인 소신입니다.
맥군_그럼 주민 감동을 위해 특별히 역점을 두는 치안활동이 있나요?
관할 특성상 기업체 근로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타 지역 출신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단 안에는 유흥업소들과 상가지역도 빠르게 형성되어 가고요.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잘 어울리기 힘든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술자리에서 직장 동료 간 폭행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업체 관리책임자들의 연락처를 미리 알아두고 사건이 발생하면 연락해서 서로 화해시키고 돌려보냅니다. 술이 깨면 누구나 후회하잖아요? (웃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니까요. 파출소에서 택배를 대신 받아주기도 합니다. 대부분 근로자들이 주간에는 근무를 하기 때문에 택배를 받기가 마땅치 않거든요.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의 지리 안내는 물론이고 싸고 맛좋은 횟집도 소개해 줍니다. (웃음)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서 외국인 상담센터와 연계하여 그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고 소박하지만 정기적으로 위문을 하기도 합니다. 또 지역민들의 화합을 위해 족구대회도 개최했습니다.
맥군_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기억에 남는 일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해 처음 이곳에서 겨울을 났는데 저희들은 비응도를 시베리아라고 합니다. 한 겨울에 눈이 많이 오고 평소에 바람도 많이 불거든요. 어느 날 비응항 주변 순찰을 하는데 눈이펑펑 내리는 겁니다. 정박한 배와 등대 위로 쌓이는 눈이 너무 아름다웠죠. 눈 덮인 비응항의 겨울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합니다.
맥군_새만금 관공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요.
주말에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다가 신시도에서 대각산 등반을 하고 내려와 비응항에서 신선한 회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다 보면 어느새 서해 바다의 일몰이 여러분을 기다릴 것입니다. 아직 새만금을 방문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권하고 싶은 코스입니다.
맥군_마지막으로 군산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인생은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도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저희 경찰도 국민에게 신뢰를 얻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이고요.
직업상 무뚝뚝하고 무표정한 사람일 것이라는 편견을 깬 신선한 만남이었다. 감성이 풍부하다고 느껴서일까 경찰보다는
여행 작가나 시인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군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명품도시로 개발되기를 바란다며 오늘도 바다내음 가득한 새만금을 지키고 있다.
군산경찰서 비응파출소
전북군산시 오식도동 624-13 김민호 소장 (063)462-1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