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식도
엄동설한
내린 눈 속에
다시 피울 날을 기다리는
싹들이 움츠리고 있어요.
쌓인 눈 무겁게 짓눌려
감당하기 힘든 날
한 줄기 따뜻한 바람 불어옵니다.
가동 멈춘 지 오래 된
공장 건물 옆
하얀 눈 사이로
파릇파릇 싹이 돋아나네요.
※엄동설한 얼어붙은 군산 산업단지 공단 입주 기업들에게도
따뜻한 봄이 오길 기원합니다.
아내
오늘이 며칠이지요?“
“달력 봐”
한 마디 남기고
출장가는 남편을
아내는 물끄러미 바라보았지요.
다음 날
유치원생 큰 딸 아이 하는 말
“어제 엄마 생일이었어요”
결혼생활 그렇게 30년이 흘러갔네요.
친정 언니 생일이라고
서울 다녀오던 날
평소보다 조금 더 내 앞을 서성이는 아내에게
“잘 다녀왔어?” 한 마디 뿐
둘째 딸 살짝 귀뜸해주는 말
“엄마 머리 커트했어요”
그렇게 살아온 지 28년
동갑내기 부부 나이
어느 덧 60이 되었네요.
백화점 가서 좋은 한 벌 사준 기억도 없는데
올 봄에는 시골 집 앞뜰에
아내가 좋아하는
라일락 한 그루 심으렵니다.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 (골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