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4色 크로스오버 공연’ 앞둔
소담(韶萏)한국음악예술원 원장
김금희 명창
Project ‘4인4색’ 공연
오는 7월1일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름 하여 소담‘프로젝트 4인4색 공연’.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사업이기도 한 이 공연은 소담한국음악예술원의 공연단체인 ‘소담소리아트’주관으로서 국악에 기반 한 전통음악, 클래식과 재즈, 실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크로스오버 형식으로 판소리의 원형을 보존하며 타 장르 악기와의 융합을 통해 한국음악만이 가지고 있는 원형의 리듬을 색다르게 구현해냄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모토 아래 한국음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뜻에서 기획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공연은 전문소리꾼인 김금희, 국악타악 및 퍼커션 박태영, 재즈피아노 송지훈, 멀티악기연주자 권병호 외 소담소리아트 전문민요단원이 참여함으로써 각 연주자의 장르별 특성을 한데 모은 이색적 프로젝트다.
공연내용
1.God father Theme / 편곡 : 피아니스트 송지훈
영화 ‘대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코디언의 주선율과 피아노, 국악 퍼커션의 합주를 통해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다.
2.이상한 나라의 고양이
이 곡은 10여 년 동안 음악과 함께해 온 멀티악기연주자 권병호의 국악관현악 협연을 위해 작곡되었다. 루이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고양이 ‘체셔’는 늘 미소를 짓고 있는데, 그 미소는 기괴한 세상을 향해 보내는 조롱과 비웃음이다. ‘체셔’가 주는 경쾌한 영감이 국악 연주와 더불어 권병호가 연주하는 8가지 악기의 조화 속에 펼쳐진다.
3.민요연가 / 구성 : 소리 김금희 & 소담소리아트
국내 각 지방의 민요를 재즈피아노와 멀티 관악, 그리고 타악이 함께 각색한 노래곡으로서 원곡의 구슬픔과 경쾌함, 아련함을 잼 형식으로 만들었다.
4.시간 / 작곡 송지훈
5박(엇모리)을 기본으로 만든 연주곡이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잊지 말아야 할 나의 기억의 시간, 바람결에 흩날리던 벚꽃잎도 발그레 웃다 무심히 툭 떨어진 동백꽃 너마저도 가버린 봄. 이렇게 지더라도 가버리더라도 다시 오겠지, 봄이라는 이름으로...
5.기억의 조각 / 작 : 김하진 소리 : 김금희
상주아리랑을 모티브로 만든 곡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6.제비노정기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에게 은혜를 입은 제비가 강남에 갔다가 이듬해 봄, 선물을 안고 다시 흥보 집으로 날아오는 여정을 주제로 한 눈대목이다.
7.무채색거리 작. 김수현 편. 박태영
재즈피아노와 설장고의 즉흥연주로 만든 곡이다. 삼도농악가락을 기반으로 한 가락 중 ‘굿거리 자진모리’로 이루어진다.
소리꾼 김금희의 발자취
창성동에서 살던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동네 국악원에 갔던 홍안의 소녀 김금희. 오늘날 당대 최고 반열의 소리꾼이자 대학교수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그때만 해도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 당시 국악원에는 성운선 명창을 비롯하여 후일 국립창극단 단원이 된 중학생 김학용 선생 등이 후학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춤과 가락, 풍류를 즐겼던 외할머니는 예쁜 외손주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싶어 국악원에 데리고 간 것이다. 그러나 김금희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성운선 선생으로부터 한국무용뿐만 아니라 판소리의 기초도 배우게 되는데 특히 춘향가 중 사랑가는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어린 마음에도 꼭 자신이 춘향이가 된 듯 착각이 들기도 했다.
예쁘장한 철부지 소녀가 참새 같은 작은 입을 크게 벌리며 가르침을 곧잘 따르고 실력도 일취월장하자 외할머니는 이러한 외손주가 너무도 대견했고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그녀는 소질도 타고나서 국악원의 재간둥이로 나날이 밝게 성장했다. 이를 계기로 판소리에 매료되어 내 고장의 명창인 최란수 선생(전북무형문화재2호)으로부터 흥보가,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를 사사, 본격적으로 우리소리에 정진하게 되는데 초등생 시절 처음으로 남원 춘향제 국악부문에 출전했을 때는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너무 긴장한 끝에 박자를 놓쳐 탈락하는가 하면, 두 번째 대회에서는 흥보가 매를 맞는 장면을 읊다가 너무 심취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박자를 놓쳐 탈락하는 등 고배를 들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러한 실패의 경험들은 알게 모르게 더욱 자신을 담금질하는 소중한 과정으로 남고 있다.
중학생이 된 후에는 광주국악제 경연에 출전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2학년 들어 참가한 서울동아콩쿨에서 처음으로 동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보거니와 고3때는 교육부장관상 수상과 함께 국내 최초로 수궁가를 완창, 주위의 주목과 기대를 모으게 된다. 이렇듯 초,중,고 시절 여느 아이들과 달리 굳이 우리 전통을 배우려 하는 그녀를 기특하게 여긴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남모르게 자긍심도 높아져 가는데 이는 모두 외할머니에 이은 어머니의 지극 정성과 후원이 뒤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다.
대학에서의 전공
고교 졸업 후 그녀는 8:1의 경쟁을 뚫고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했는데 졸업 후 군산에서 가졌던 ‘흥보가’ 완창 발표회는 뜻밖에도 그녀의 인생을 바꾸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된다. 이 공연을 지켜본 원광대학교 국악과 교수로부터 원광대에서 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추천을 받은 것이다. 원광대 졸업 후에도 그녀는 평소 존경하던 안숙선 명창을 사사하면서 실력과 자질을 더욱 가다듬게 되거니와 대학에서의 학습과정들은 이론적 토대 구축과 함께 그녀를 더욱 진일보케 하는 인생의 단단한 디딤돌로 작용하게 된다.
대통령상과 우즈베키스탄 국제음악축제 1등으로 세계를 압도한 판소리
그녀는 그간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 경력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29세 때인 2002년도 제10회 ‘서울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에서 종합대상인 대통령상 수상을 가장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가하면 2007년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매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음악축제(International Music Festival)에 제자들과 함께 참가했는데 54개국이 출전한 이 대회는 그 나라 고유의 전통음악 경연장으로서 우리민족의 음악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참가국 출전자들은 저마다 자기 민족 전통음악을 들고 나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들이 무대에서 선보인 악기나 음악적 퍼포먼스들은 생김새만큼이나 모두 달랐고 개개의 특징적 요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순서가 되자 그녀는 무대에 올라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와 남도민요 새타령을 불렀다. 때론 애절하게 때론 신명나게 높고 낮은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 소리는 11개국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의 심금을 울렸다. 소리꾼 혼자서 모든 등장인물을 묘사함으로써 1인 오페라로 불리는 이 낯선 판소리는 민요와 함께 그들에게 분명 새롭고 경이로운 모습으로 비쳐졌으리라. 그녀는 난생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당당히 1등의 영예를 안았다. 경험 삼아 참가한 대회에서 그것도 1등을 했다는 것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기쁘기도 했지만 눈물도 나왔다. 우리의 판소리가 세계를 압도하다니 그 감격과 자부심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더구나 부상으로 7천 달러의 상금도 주어졌다. 그녀는 우즈베키스탄 문화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금 일부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현지 아동병원에 쾌척함으로써 실력 못지않은 고운 심성으로 그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였다.
각기 다른 만남이 된 국제대회는 그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인종과 국적, 언어는 서로 달라도 음악을 통하여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판소리가 지닌 신비감과 독창적 요소는 세계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절대적 장르라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외래 음악에 밀려 국악의 설자리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는 세태에서 우리 것을 갈고 닦아 보란 듯이 만방에 빛을 발한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지금까지도 그랬듯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길을 갈 것이기에 그만큼 사명감도 충만해져갔다.
국악은 우리민족의 뛰어난 자산
이후 그녀는 수많은 국내외 공연에서 수상 경력을 쌓고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입지를 다지게 되는데 이제는 우리 한국음악이 세계 그 어떤 음악 못지않은 고고함과 멋스러움이 증명되면서 그 저변도 나날이 넓혀지고 있어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판소리가 이제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존해야할 가치로 인정됨으로써 지난 2003년도 ‘유네스코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르렀는데 이는 우리 문화의 유일무이성이 온 세계에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남의 것을 아무리 잘해봐야 흉내에 불과한 아류(亞流)일뿐, 올곧은 주체성으로 내 것을 지키고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주인으로서의 도리요 남으로부터도 인정받는다는 참 이치도 터득케 되었다.
그녀의 경험에서 터득한 이러한 철학과 소신은 국악에 대한 정체성을 새롭게 일깨우고 민족의 자산으로 더욱 계승 발전시켜야 할 책무 또한 자신들의 몫으로 다짐하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맥을 이어나갈 후학을 양성하는 것을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로 여기고 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당대 최고의 명창들을 사사하면서 스스로 스승 복을 타고난 사람이라 말하기도 한다. 특히 최란수 선생님의 지도를 받을 당시에는 스승의 대를 이을 유일한 제자임을 자임하면서 자신이 받은 이 복을 후학에게 쏟고자 열정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는데 지금도 가끔 스승이 그리울 때면 엄격하지만 자애로우셨던 스승의 가르침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지기도 한다.
우리소리의 계승은 나의 삶이자 사명
우리소리를 갈고 닦는 가운데 어언 불혹의 중반에 든 김금희 명창. 이제 그녀는 나날이 원숙미를 더해가면서 수많은 공연과 강의 등으로 지명도도 높아져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았던 국악의 맥을 제자들에게 계승하는 위치에 섰다. 그녀는 현재 매주 목요일 KBS1라디오
‘전북은 지금’코너의 ‘낭랑한 국악’프로그램에서 판소리 5바탕의 눈대목에 대한 사설을 소개하는 고정 패널로 활동하는가 하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의 어린이날, 추석, 정월대보름, 광복절 특별기획공연을 비롯하여 군산예총에서 주관하는 진포예술제 등에서도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의 남북화합 분위기에 대해서도 “같은 민족이면서도 남한은 국악, 북한은 민족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나뉜 한국음악을 서로의 교류를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주 협연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음악을 통한 화해와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수 있다면 얼마나 뿌듯하겠느냐”는 말도 들려준다. 끝으로 국악인의 걸으며 가장 큰 보람을 묻자 “예전에는 무대에서 제 자신에게 쏟아지는 박수가 그렇게 기뻤지만 지금은 K-pop을 비롯,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음악으로 변화가 심한 세태에서도 어려운 국악을 선택하여 열심히 정진하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너무도 흐뭇하고 그 제자들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려주며 다소곳한 미소를 보여준다.
학력
군산여고 졸업
서울예술대학 국악과 졸업
원광대학교 국악과 졸업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박초월제 수궁가 악조연구 논문)
원광대학교 대학원 박사(판소리를 수용한 한국창작오페라연구 논문)
완창판소리경력
김금희 완창판소리 ‘수궁가1’(1991)
“ ” ‘흥보가2’(1996)
전통문화센터 해설 있는 판소리 ‘수궁가3’(2007)
“ ” ‘흥보가4’(2010)
김금희 완창판소리 ‘흥보가5’(2011)
소리 속을 거닐다 ‘김금희 명창과 함께 하는 수궁가6’(2011)
김금희 완창판소리 ‘흥보가7’(2017)
전주한벽문화관 기획초청공연 판소리 ‘수궁가8’(2018)
강의경력
2003-2018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판소리 실기, 국악실내악, 국악장단실기지도’
2007 원광대학교 국악과 ‘민요와 창극’
2007-2018 “ ” ‘판소리전공실기’
2012-2016 군산대학교 음악과 ‘국악사’ ‘국악개론‘
2017 문화관광해설사 교육특강 ‘한국전통음악의 이론 및 장단법’
2017-2018 호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실용음악과 ‘한국음악연구, 실기지도법’
김금희&소담소리아트 활동
<2015>
소담김금희한국음악예술원&소담소리아트 창단
KBS국악한마당 소담소리아트 출연
찾아가는문화프로그램 김금희&소담소리아트 ‘흥이로구나‘
함평나비대축제 초청공연
제31회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이리농악정기발표회 초청연주
국제와이즈맨 제3차 한국지역대회 초청공연
근대역사박물관 벨트화거리문화공연(5회)
전주세계소리축제 대서사음악극 ‘혼불’공연(한국소리의전당 모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