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단상(斷想)]
폐지 줍는 노인은
땅거미 깔리는 도심 속 거리
고달픈 삶을 쌓아 놓은 듯
손수레에 폐지를 수북이 싣고
힘겹게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에
뭔지 모를 죄책감이 밀려오고
우리의 아픈 역사가 보인다
우리 사회는
일제 강점기의 시련
6. 25전쟁 때 피난살이
보릿고개의 굶주림을 용케도 견뎌낸
노구의 한 방울 남은 기력마저
쏟아내도록 거리로 내몰고 있다
오늘 날 우리는
생사를 넘나드는 민족의 시련 때마다
강철같이 극복해온
저 노인 세대의 값진 희생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가난은 각자의 몫인 양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니지
성직자의 고행과 같은 삶을 이어가는
슬프고도 강인한 노인의 모습에서
우리의 가슴을 저미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언제 편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어야지
바람이 있다면
그저 자식들 건강하게 잘 살고
남한테 짐 안 되게 살아가는 것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