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살리기 전북도민행동 준비위원장 남대진을 만나다
‘무엇이 군산을 위한 행동인가’
위원장님의 간단한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1957년 정유생이니까 올해로 환갑을 맞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고향은 전북 익산이고요, 아이들은 다 자라서 외지에 나가 있고 부부 둘이서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었군요. 지금 활동하는 몇 개의 단체가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단체는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이고요 이 단체의 운영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데 이번에 가칭 ‘새만금살리기 전북도민행동’ 준비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는 비응도번영회에 몸담고 계시면서 환경활동을 시작하시고, 새만금문제에 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 걸로 아는데, 현재 새만금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미세먼지 문제로 다시금 새만금이 또 언론에 등장하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환경운동가로 알고 계시는데 사실 저는 환경을 잘 알지 못합니다. 어려서 고향을 떠났고 고학으로 신학 공부를 마치고 1989년 경기도 성남에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12년 간 목회를 하면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이 목회자의 길이라고 생각하여 그런 목회를 했는데 모든 성도들이 싫어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언제 교인 모으고 건물 짓겠냐고.”
2002년 2월에 예배당을 폐쇄하고 전주로 내려와서 다음날부터 인력시장에 나가서 이른바 노가다를 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 군산으로 오게 되었고, 2008년도에 우연히 비응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비응도 초창기에 11명의 상인이 모여서 ‘비응도번영회’를 결성했어요.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어 관광객들이 밀려오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되었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지자체와 공무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생각이 참 많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불합리한 것들을 고쳐보려고 노력을 하였고 그러는 저를 공무원들은 불편하게 생각하더군요.
땅들이 만들어지고 기업유치라는 명분으로 공장들이 들어오는데 환경적으로 문제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서 그냥 앉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여름 폭우로 비응도에 있는 폐기물매립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나게 되었는데 회사 측에서는 군산시에 47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 다는 것이었습니다. 붕괴의 원인이 부실한 도로와 하수관거 공사라는 것이었죠. 1년을 쫓아다니면서 수천 장의 사진을 찍고 싸워서 결국 소송을 막아내고 회사 책임자가 교체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왜 시에서는 저를 미워하는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시를 도왔는데, 시가 미워하다니요. 그런데 ‘새만금’이란 땅은 언제 메워지는 건가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가장 많은 부분이 새만금 입니다. 1987년 노태우 후보에 의해서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심하게 말하면 재앙이고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극입니다. 1억 2천 만평의 새만금을 매립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매립토 7억㎥가 필요합니다. 생각을 해 보세요. 정부에서 아무리 많은 예산을 내려 보내도 가져 올 흙이 없어요. 지금까지 들인 3조원의 새만금 예산은 만경강과 동진강 정비 사업에 사용되었을 뿐입니다. 사업이 시작되고 어민들이 사라진 다음 내측 바다에서 올리던 수입 4천억 원 씩이 매년 사라지고 있어요. 20년 만 잡아도 8조원이 사라진 겁니다.
현재 물이 빠진 곳은 최악의 황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주변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흙이 없으니 전국의 석탄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석탄재를 다 가져다가 새만금을 매립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음모가 만들어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1년에 850만 톤의 석탄재가 발생하는데 발전사 측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처리 방법이 없는 것이고, 농어촌공사는 돈 안 들이고 땅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새만금개발청은 쉽게 땅을 만들어내니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죠.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막아야만 합니다.
30년 동안 새만금은 전북도민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재앙덩어리로 커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조기개발 하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물 밖에 없는 곳을 ‘두바이’도 만들고 ‘실리콘밸리’도 만들었다가 지우더니 이제는 또 도박장을 주 사업으로 하는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군산 쪽에 산업단지 두 개 공구가 준공을 앞두고 있는데 만들어서 100년 간 공짜로 땅을 준다고 해도 현재 두 곳 외에는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없습니다.
앞으로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의 계산이 없습니다. 매립토 확보 방안도 전혀 없습니다. 몇 년 후에 완공이 되어서 전북도에 어떤 경제적인 이득을 줄 것이라는 예상 자체도 없습니다. 드러난 땅은 사막이 되었고 호수의 물은 완전히 썩은 5-6급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로도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조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질 개선을 시켰다고 가정 했을 때의 또 다른 문제는 전북도내 어느 곳도 개발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북도에서 생산되는 모든 오 폐수가 새만금호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니까요. 그 뿐이 아닙니다. 새만금 자체에서 생산되는 폐수까지 이곳으로 흘러오게 될 것 아닙니까? 이래서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조기개발”을 부르짖는 것은 사기극이며 재앙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새만금을 해결하는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새만금 전체에서 농지의 비율이 30%로 줄었기 때문에 굳이 땅 만드는데 돈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막연한 매립 사업이 아니라 관리수위를 조정해서 매립 면적을 줄이고 방조제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여 해수를 유통하면 수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장차 바다와 갯벌이 복원되어 수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복원 된 갯벌에서 조개를 양식하여 재래시장과 구 도심권에 조개요리 특화지역을 조성한다면 군산의 경제에 큰 이득을 주게 될 것입니다. 조력발전소를 통해서 미세먼지 없는 발전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정부와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은 이제 새만금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동안 군산시의 큰 이슈였던 전북대병원이 백석제에서 사정동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이 부지이전에 관해 위원장님의 노력이 대단했던 걸로 압니다. 전후 상황을 말씀해주세요.
그렇습니다. 전북대병원 부지를 변경하는 과정의 일들은 제 인생에 있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저희가 우연히 백석제에서 멸종위기2종인 독미나리 군락을 발견하고 보존방법을 찾는 중에 그곳이 전북대병원의 부지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청 환경과를 찾았는데 이미 그들은 독미나리군락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독미나리를 확인한 전 환경과장이 보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과 시장, 심지어는 지역 국회의원까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리를 내 새우며 백석제를 고집했습니다. 정밀 식생조사를 요구했더니 같은 식구인 전북대 교수가 허위조사 발표를 했고, 시장은 예술의 전당에 관변단체와 지지자 천여 명을 모아놓고 “죽어도 백석제”를 외쳤습니다. 국회의원을 만나고 수없는 기자회견과 집회, 일인시위 등을 하면서 우리는 정밀조사를 자체적으로 했고 백석제는 독미나리 뿐 아니라 식물과 조류 천연기념물 등의 보고로 전국규모의 1급 습지의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군산시에서는 승복하지 않고 기업체를 동원하여 플래카드로 도배질을 하고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왜곡된 논리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관변단체들을 동원하여 우리를 모함하고 심지어는 군산시민들을 상대로 여론을 호도하였습니다.
저들이 왜 백석제만을 고집하는지 알고 싶어서 인근의 토지주들을 조사하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기업체 대표가 주변의 노른자위 땅 1만1천 평을 구입해 두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매입 당시 3억 3천만 원이 그들의 계획대로 병원이 들어서고 개발되면 1천1백억 원의 가치를 가진 땅으로 변하게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즉 백석제로의 전북대병원은 거대한 이익을 꿈꾸는 투기꾼들의 집합장소였던 것입니다.
물론 이 일은 저 혼자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경비를 부담하며 조사에 응해 주신 전국의 전문가들과 고소를 당하면서까지 보도를 해 주었던 언론인들 그리고 환경 단체들이 함께 일궈 낸 성과였습니다. 환경부까지도 군산시의 편을 들어 주는 상황에서 얻어 낸 성과는 전국에서도 유일하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부지 변경 불가’를 외치던 국회의원이 부지 변경이 공식적으로 발표도 되기 전에 부지 이전을 자신의 성과라고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것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 때문에 병원 건립이 늦어졌다고 책임을 떠넘깁니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부터 꼼수를 부리지 않고 바른 선택을 했다면 이미 병원은 완공 되었을 것인데 그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새만금에 추진됐던 카지노, 즉 도박장이 지금 문재인정부가 들어오면서 쏙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반대하셨을 걸로 생각됩니다만?
정치인이 군산과 새만금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주장일 뿐입니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은 개발하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반대론자들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를 만들어내려는 파렴치한 짓입니다. 땅이 없는데 무슨 카지노가 들어오겠습니까?
군산의 또 다른 이슈들, 즉, 송전탑, 화력발전소 등에 관해 우리 시민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면?
송전탑,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죠. 지금도 주민들은 노선변경을 위한 수요기도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에 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발전사들이 새만금의 빈 땅에 석탄화력발전소를 무차별적으로 건설할 계획을 가졌고 생산된 전기를 밖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설치한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허가권은 지자체장이 가지고 있는데 끝까지 밀어붙인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이 참 원망스럽습니다.
올해에 또 우드팰릿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소 신설이 비응도에서 이루어집니다. 연료가 목재라고 하지만 사실 그 유해성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전기는 남아돌아서 가동을 중단 한 발전소들이 많은데도 무엇 때문에 발전소를 계속 건설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롯데아울렛 역시 우리가 막아야 할 거대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과거 어려운 시절에 개발논리를 앞세워 밀어 붙이던 정권들에 상당부분 세뇌되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부에서 하는 개발은 경제적으로 이득을 주는 것이니 반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 결과 어떻게 되었습니까? 개발되면 원주민은 쫓겨나고 대형 점포가 들어오면 소상공인은 폐점하고 오히려 갑의 횡포에 시달리는 을의 자리로 내려가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이제 우리 시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하나 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내가 선출한 정치인이 잘못하면 가차 없이 끌어내리고 무엇보다도 선거를 잘 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 현실정치에 참여하실 생각은 있으신지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인데요, 그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요, 지금처럼 이렇게 제 자리에서 소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그런 삶을 살 것입니다.
지난 대선과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대해 간단한 소회와 전망을 이야기해주신다면?
18대 대선을 마치고 바로 롯데마트 앞에서 부정대선과 국정원개입 진상조사를 위한 촛불을 들었습니다. 전국 최초의 시국미사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지만 저는 이미 2013년도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기 때문이죠. 물론 광화문에도 갔고 지역에서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진실은 승리하고 권력은 국민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지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선을 마치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더군요. 그러나 대단히 죄송하지만 저는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 가끔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최소한 현재의 지방정부보다는 더 나은 정부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 선출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동물 사료를 취급하시는 가게를 운영하신다고 하셨는데, 직접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은 있나요?
하하. 어쩌다가 사료가게의 동업자가 되었는데요, 저는 그다지 동물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만약에 키우다가 “그들이 죽으면 어쩌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키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업도 겸하신다고 하셨는데, 왠지 친환경적으로 건축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 ‘친환경적’인 자재와 공사는 없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목재와 황토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른 업자들한테 누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용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건축주들에게 최대한의 설명을 하고 조금이라도 피해가 덜 하는 길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군산에 훌륭하고 저명하신 분들이 많음에도 저 같은 소시민에게 지면을 내 주신 매거진군산에 감사를 드리며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다 해주시고 크게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우상회
전북 군산시 구시장로 45-1
전화 063-445-4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