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 태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슬퍼할 일을 마땅히 슬퍼하고
괴로워 할 일을 마땅히 괴로워 할 사람
남의 앞에 섰을 때
교만하지 않고
남의 뒤에 섰을 때
비굴하지 않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미워할 것을 마땅히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마땅히 사랑하는
그저 보통의 사람
설이 지나고 어느덧 2월이 되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세상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탄핵정국은 서서이 끝으로 치닫고 있으며, 거미줄처럼 얽혀 나라를 좌지우지한 실체는 낱낱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저 보통의 상식으로 그저 보통의 국민으로 주어진 의무만 잘 하고 살면 되었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며 대기업과 권력의 밀착을 보여주었다. 때는 이때다고 국정지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가 대권의 적임자라 지칭하며, 연일 전시행정과 각종 공약의 단초를 뿌리기 시작했다. 탄핵이 결정되면 두 달 후 대선이 치러지니 몸과 마음이 바쁘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 말이다.
최근 드라마 ‘도깨비’가 인기 절정에 올랐다. 줄거리는그 주인공 도깨비는 조직에 충성하고 왕을 지키던 충직한 장군, 간신의 모략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은 주인공이 신을 통해 도깨비로의 환생해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데, 이 불멸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리고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고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를 '지키려는 자'가 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는 '저승으로 데려가는 자'가 되어 현세에서 인간과 동거하며 벌어지는 슬프고 신비로운 이야기다. 그 결말은 죽은 자들이 다시 한 번의 삶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서로의 믿음을 지키는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도깨비의 이 열풍은 사랑과 믿음이 자본과 권력에 힘없이 풀려버리는 시대에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아주 근본적인 신뢰를 지키려는 도깨비의 줄거리에서 대리만족을 통한 것은 아닐까? 물론 주인공 공유와 김고은 그리고 다른 주인공들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 어떤 역량을 내세우기보다 먼저 국민과 함께 슬퍼하고, 함께 괴로워 할 줄 알고, 교만하지 않고 비굴하지 않으며, 미워할 것을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사랑할 줄 아는 평범한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의 인격이 충만한 사람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