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동 소재 ‘군장한국고시학원’(이하 ‘학원’)은 전북에서도 부동산중개사 시험 합격률이 80%대를 상회할 만큼 높은 학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것은 양남종 원장의 철저한 시험분석과 그에 따른 열강의 결과물로서 공인중개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어주고 있는데 이곳을 거쳐 관내에서 중개사 개업을 이룬 현직 종사자만도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사실 양 원장은 88년도 결혼 당시엔 전주시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나 결혼 후 공무원 생활을 때려 치고 오랜 기간 사법고시 공부에 매달리던 늦깎이 법관 지망생이었다. 그러나 연이은 시험 실패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일생의 큰 후회로 남고 있다는데 다행히 의료원에 재직하고 있는 부인 덕에 굶을 걱정은 없었지만 돌이켜보면 딸 자녀 둘까지 둔 상황에서 돈벌이도 전혀 못하는 한심하고 무책임한 남편이었으니 당시 부인이 겪었을 속앓이는 물어보나마나 일터다.
한때 그렇게 속절없는 세월을 보내던 그에게 지난 2005년도 2명의 지인으로부터 학원을 운영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사법시험 준비하느라 웬만한 법 지식은 이미 상당 수준이었고, 1984년도 실시한 공인중개사 1회 시험 때 합격하여 자격증도 취득했는가 하면 일찍이 주택관리사 자격증도 소지한 그에겐 학원 강사직이 생활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감도 있었기에 그 지인들과 의기투합 끝에 3명이서 학원을 열었다. 처음에 시작한 강의 분야는 일반직 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을 비롯하여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등의 수험 준비반이었다. 그러나 예상 인원의 차질 등 학원 운영이 생각만큼 쉬운 건 아니었다. 결국 얼마 가지 못해 학원 제의를 먼저 해왔던 두 명의 지인들은 차례로 떠나고 그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렇지 않아도 합격률이 저조했던 공무원 수험반과 주택관리사반을 폐지하고 그중 수강률이 높은 공인중개사반 하나만 운영, 심기일전하게 된다.
현재 공인중개사반 강의는 부동산학 개론과 민법을 강의하는 원장 외에 세법과 공법, 등기법, 부동산실무 강의를 담당하는 현직 세무사 포함, 3명의 전문 강사를 두고 있는데 수강생은 연 평균 60~80여 명 정도로 (여성 80%, 남성 20%)여성의 사회진출과 활동영역이 한껏 두드러지고 있는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기본 수강 기간은 10개월로서 중개사 자격취득 시험은 매년 10월 말경에 실시되고 있는데 진도가 빠른 사람은 불과 4~5 개월의 공부만으로 합격하기도 하며, 3년 전엔 최연소 19세의 나이로 합격한 청년도 있고, 반대로 68세에 도전하여 목표를 이룬 대기만성의 경우도 있다. 현재 두 곳의 학원이 있는 군산은 도내 타 지역과 견주어서도 가장 많은 합격률을 보임으로써 전주와 익산에서도 놀랄 정도이고, 이중에서도 ‘군장고시학원’의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양 원장의 열의와 강사들의 실력 또한 뒷받침된 결과물로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교육적 가치를 더 중시하는 양 원장의 소신에서 기인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학원 운영은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큰 규모 2개의 강의실과 사무기기 구비를 비롯하여 전체 냉난방 등에 소요되는 기본 경비가 만만치 않아 이를 충당하려면 수강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그는 적자를 무릅쓰고 현재의 저렴한 수강료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학원 출신 중개사 몇 명이서 고가의 냉장고를 비롯하여 복사기, 냉난방기, 카드기 등을 희사하기도 했다며 자랑하는데 이로 볼 때 양 원장은 천생 사업가라기보다는 교육자적 자질로만 다져진 사람 같다. 영리를 따지는 어떤 사업이든 홍보 마케팅이 최우선적 요건임에도 그 자신이 고백했듯 이 방면에 전혀 소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인터넷 강의가 대세를 이루는 현실에서 전혀 이를 응용하지 않는 것에서도 그의 사업적 아둔함(?)이 잘 드러나 보인다. 양 원장은 2015년도 들어 저녁 7~10시까지 운영하던 야간반을 폐지했다. 주야로 운영하다보니 고되기도 했고 수강률도 주간에 비해 저조했기 때문이다. 주간은 오전10~오후1시 까지 일요일만 빼고 주 6일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주 5일 강의 체제를 갖춘 여타 학원보다 하루를 더 봉사하는 것인데 신입생 등록을 받을 때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열의가 없어 보이는 사람은 돌려보내기도 한다. 당장의 수입이 절실한 측면만 보면 사람을 가릴 입장이 아니지만 돈벌이보다는 긍지와 보람으로 버텨온 학원의 명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다.
양 원장은 많은 공인중개사를 배출하면서도 현재의 중개 환경의 불합리성, 예컨대 소비자가 동일 물건을 동시에 여러 중개사에게 의뢰한다거나 중개사들 사이에서도 때로 동업자의 물건을 가로채는 등의 비양심적 행위가 자행되는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나라도 미국 등 중개 선진국처럼 중개사의 권익이 보호되고 중개시장의 질서가 확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모색해 오기도 했다. 오랜 집념 끝에 이를 컴퓨터상에서 응용할 수 있는 BM모델을 개발, ‘부동산 중개를 위한 시스템 및 그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작년에 서울 특허청에 출원, 올해 7월 특허를 취득함으로써 현재는 법인설립도 마친 상태다. 이 특허를 기반으로 한 사업자금은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 될 것으로 내다보여 차차 그의 구상이 성과를 거들 것으로 기대를 주고 있다.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전속중개제도가 도입되는 등 중개환경이 선진적 질서 체제로 변화될 수 있을 터여서 공익성이 클 것으로 예견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례 없는 사업이다 보니 그것이 일정부분 수익과 직결되는 시스템으로 갖춰지기 위해서는 향후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연구 개발이 더 뒤따라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실력과 자질을 갖춘 공인중개사 양성과 중개 시장의 선진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양남종 원장. 인터뷰 말미에 그는 ‘중개사들은 부동산을 매개로 ’나‘라는 인격체를 중개한다는 소신과 자긍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는데 더불어 경제적으로 힘이 되지 못하는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앞으로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고 후진 양성에 힘쓰는 등 더욱 진솔한 자세로 살고 싶다며 밝은 웃음을 보여준다.
‘군장한국고시학원’
군산시 나운동 시민문화회관 맞은편
(우리들치과 건물3F)
T. 063)462-1357
원장 HP.010-7171-9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