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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들의 수호천사
글 : 오성렬(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5.12.01 15:44:3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지역사회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지난 15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헌신적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이름 하여 ‘세노야 봉사단’. 이토록 오랜 기간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단체가 존속되는 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터. 출범 초부터 지금껏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채영숙 단장으로부터 숨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채영숙 단장이 ‘세노야’봉사단을 결성하게 된 결정적 동기는 1999년경 우연한 기회에 고은 시인의 강의를 듣고 나서였다. 평소 주위의 그늘지고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심성의 그녀답게 여성자원봉사센터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었지만 시인의 강의를 듣는 순간 그와는 별개로 순수민간자원봉사 팀을 만들 의욕이 일게 된 것이다. 주변에 뜻을 알리자 이 뜻에 공감한 15명 정도가 선뜻 참여 의사를 밝혔다. 고은 시인의 시를 양희은이 노래로 불러 유명해진 ‘세노야’는 멸치잡이 어선의 어부들이 멸치로 가득 찬 그물을 끌어 올리며 구성지게 부르던 어로요(漁勞謠)다. 이것이 그녀의 가슴에 와 닿았다. 그녀는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사랑으로 건져 올리자는 뜻으로 봉사단의 이름을 ‘세노야’로 명명했다.

‘세노야’의 봉사는 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어려운 이웃, 고통에 처한 현장을 보면 어디든 달려간다. 회원도 늘어 지금은 평소 40여명이 활동 중으로서 약 30여명의 잠정 회원 등 그간 입, 탈퇴를 한 인원까지 하면 100명이 넘는다.

 


회원의 구성은 주로 가정주부인 여성이 90%, 그리고 소수의 남성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하나 같이 고운 심성으로 무료봉사 희생정신이 남다른 사람들이다. 지난 15년간 이들이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펼친 대상만도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인데 몇 가지 사례만 들면  개정의 모세스영아원, 금광동의 산돌학교, 문화동의 일맥원, 회현의 목양원, 대야의 해오름 등 불우시설과 다문화가정 자녀들, 구 역전 노인무료급식소에서의 배식 활동 외에도 겨울철 김장 봉사, 연탄배달 봉사, 노인 목욕봉사, 경로당 위문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갓난아이부터 만6세 까지의 영아 보육시설인 모세스영아원의 경우 회원들이 1일 엄마가 되어줌으로써 아이들과 시장이나 놀이공원에 나가 같이 즐겁게 놀아주기도 하고, 산돌학교에서는 발달장애아의 수업보조 및 행사지원을 비롯하여 탈춤, 포크댄스, 여행 등으로 즐거움과 함께 건전한 심신의 육성을 돕고 있으며, 일맥원에서는 원아들과 1박2일 여행과 졸업식 참여 등으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훈훈한 가족애를 느끼게 해준다.

오랜 기간 이토록 지역사회 봉사에 조건 없이 헌신하다보니 채영숙 단장은 1인에게만 주는 전북 봉사대상을 비롯하여 2013년도 MBC사회봉사대상, 군산시민의 장 등 받은 상만도 웬만한 상자로 1박스 분량이 넘는다. 처음부터 누구에게 내보이거나 자랑하고자 한 활동이 아니었던 만큼 상 욕심 따윈 애당초 염두에 없었으나 그런 그녀의 진정성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그녀의 헌신적인 자세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취지에서 누구인들 상을 주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받은 상을 모두 회원들의 공으로 돌리고 있다. 대화중에도 그녀는 결코 공치사가 없었고 자신들의 작은 손길이 사회를 따뜻이 하고 인정 넘치는 사회로 변화시키는데 일조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회원들 또한 같은 생각으로 모두가 후덕한 성품에 희생정신이 뛰어나 힘든 일도 마다않고 앞장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채 단장의 열정과 리더십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한때 큰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정작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도 모르고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지나치지 못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 타고난 이타심일지도 모르겠다. 회원인 김도연 씨는 “단장님은 뼛속까지 봉사정신으로 뭉친 분 같습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끝없는 봉사로 지칠 법도 하련만은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고요. 그런 변함없는 순수한 마음에 저희 회원들 모두 감동을 받고 있고 즐겁게 따르고 있습니다. 또 단장님은 미술에도 취미가 깊어 몇 차례 개인전을 여시기도 하고 하모니카 등 음악으로도 분위기를 띄워줄 만큼 다양한 소질도 지니셨는데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큰살림인 집안일도 얼마나 똑 소리 나게 하시는지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남성회원인 고병성 씨는 “8년 전 봉사단에 들어올 때만 해도 남자라곤 저 혼자더라고요. 이후 제가 개인적으로 시련기가 있어 고통을 겪은 때도 있었는데 단장님이 마치 친 누님처럼 큰 힘이 돼주셨습니다. 외부활동 뿐만 아니고 아랫사람까지도 따뜻이 챙겨주시는 것을 보고 감동하여 저도 그런 자세로 살려고 항상 다짐하며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들려준다.

 

초겨울에 접어들면서 회원들과 함께 김장과 연탄 봉사 등으로 월 10~20일을 헌신한다는 채영숙 단장. 그녀는 이러한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자신도 모르겠다면서 자신을 믿고 흔들림 없이 잘 따라주는 회원들, 그리고 역시 자신이 이끄는 ‘사랑의 열매’에 조건 없이 후원을 마다 않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다며 스스로 생각해도 인복이 많은 것 같단다. 그래서 가끔 회원들을 집으로 초청, 같이 식사하는 시간도 종종 갖고 있다는데 우리 사회가 언제부턴가 몰인정하고 각박해져 간다고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와 같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봉사활동가들이 있어 그나마 살맛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한다. ‘세노야’봉사단이 앞으로도 변함없는 초심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더불어 이러한 사례가 우리사회 널리 타산지석으로 작용하여 이웃사랑 봉사가 확산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기대를 가져본다.

‘세노야 봉사단’
채영숙 단장 010-3682-5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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