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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내는 사람들
글 : 나일환 세무사 /
2015.10.01 09:52:3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직장에서 봉급을 받으면서도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사람, 즉 '과세미달자' 문제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는 조세원칙에서  과세미달자가 많다는 것은  국민의 납세의식과 국가재정운영에 큰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국세청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초 연말정산을 한 근로소득자 1619만명 가운데 777만명(48%)이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직장인중 절반이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5년 53%였던 과세미달자 비율은 정부가 과세 기반 확충에 나서면서 2013년 31%선까지 하락했으나, 지난해 연말정산부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여 고액연봉자에 대하여는 세부담을 늘리고 저소득자에게는 줄여주는 정책 때문에 과세미달자 비율이 48%까지 치솟게 되었습니다.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것은 성공했으나, 중산·저소득층들도 종전보다 세금을 좀더 부담함으로서 세부담을 공평하게 하여야 했는데, 아예 단돈 만원의 세금도 납부하지 못하게 한것입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여야 할 거 없이 '공평과세'및 ‘국민개세주의’라는 명분하에 과세미달자 비율을 낮춰야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정부도 과세미달자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하고 있으나, 한 차례 제도변화(소득공제→세액공제)에 따른 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의 제도를 설계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과세미달자 논란은 재산을 상속 받았음에도 불구,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상속세 과세미달자에게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국세통계연보에 수록된 '2009~2013년 상속세 결정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총 상속건수 146만건 중 상속세를 실제 부담한 건수는 2만7000여건에 불과해 1.9%만 상속세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해 상속받은 사람 98%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실제로 상속공제금액이 배우자생존시에는  10억원이므로 사망당시 10억원이상의 재산을 가진 경우에만 상속세가 과세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연말정산 파동 이후 근로소득세 과세미달자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공평과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속세 면세 축소와 실효세율의 현실화를 위해 상속공제의 대대적인 정비와 상속세 최저한세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서민증세라고 반발할 여론 때문에  근로소득자 면세비율을 낮추는 방안과 상속세법개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재산이나 소득상황에 따라 법률에 근거한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4대 의무중 하나입니다. 모든 국민은 예외없이 일정 부분의 세부담을 져야한다는 국민 개세주의 원칙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중 절반 정도가 전혀 세금을 안내고 상속받은 사람의 98%는 상속세를 부담하지않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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