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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벽화
글 : 최영두 / cydnovl@naver.com
2024.02.21 10:58:2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추억의 벽화

 

기계공고 담장의 벽화 <추억의 거리>

 

문화동 골목의 학교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잊고 지내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빨간 우체통과 영화벽보 앞에 받쳐진 자전거가 그림 속의 자전거인 줄 알았다. 가끔 그림과 실제, 꿈과 현실의 경계가 꿰맨 자국도 없이 봉합되어 다가올 때가 있다. 벽화 속의 포스터와 그림 밖의 자전거가 만나는 환영처럼 말이다. 벽을 통과해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해리포터 영화 속 장면처럼 그림 밖 자전거를 타고 추억 속 풍경 안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길이 그곳으로 나 있다.

 

오십여 년 전 외국으로 입양이 되어 떠나던 갓난아이들의 집 영아원이 있던 곳이다. 그때, 담장 안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찬송소리 들려왔다. 굽어진 소나무 위에 올라 마당 깊은 영아원을 내려다 보곤 했던 날, 보자기에 싸여 영아원을 떠나던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뒷산에서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겨울이면 눈보라 속 바람소리 왱왱대던 언덕에선 교회종탑의 종소리가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예배당 안의 난로에서 전해지던 따스한 열기, 창밖으로는 눈보라가 더욱 거세지고, 언덕엔 비료포대로 썰매를 타던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그 길을 따라 아이들은 호숫가 숲길과 시장, 바닷가를 향해 달려가곤 했다. 월명산에 올라 바라보던 강 건너 제련소 굴뚝, 넘실대던 바다 물결 위로 갈매기들이 무수히 날아다녔다.

 

겨울 햇살이 비춰오는 골목길, 보육원 건물에 씌여진 글귀 하나가 눈이 부시게 다가온다.

"살아온 날은 행복이고 살아갈 날은 축복이라"

봄이 되면 시련을 이겨낸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담장을 따라 눈부시게 피어나던 꽃들과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담장을 타고 뻗어가던 담쟁이 덩굴의 무성한 푸르름을 떠올리며 골목길을 돌아간다.

그 골목에 추억의 벽화가 다가온다.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학창시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목포행 완행열차 안에서부르던 산울림의 노래처럼 차창 밖으로 흐르던 낯선 풍경들과 함께, 검정 교복을 입던 학창시절의 설레임 가득하던 추억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통키타를 치고 음악감상실에서 음악을 듣고 소지품을 나누며 만나던 미팅하며 학교 연합 문학회와 시낭송회, 교회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음악발표회까지 말이다. 학교의 갈탄 난로 위에 올려놓았던 양은 도시락의 온기처럼 넉넉하진 못했지만 치열했고 또 베이비붐 세대의 복작이던 훈정이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해망굴 벽화

 

문득 빛바랜 영화 포스터의 문구처럼 티없고 따스했으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세상은 빠르게도 변해 왔지만 우리들 추억의 풍경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은 벽화처럼 우리들 마음 속에 추억의 거리로 수놓아져 있다. 벽화 속 수중풍경과 돌고래의 유영, 그리고 갈매기의 자유로운 날갯짓처럼 추억 너머로 새롭게 빛나는 세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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