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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대곤 소설집 ‘퍼즐’ 도둑맞은 배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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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1 10:18:24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며칠 약을 떼어 볼까? 혹여 몰라서 그녀 에게 물었더니 살기를 포기 했냐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펄쩍 뛰었다. 큰일 날 소리 한다고 저녁상을 물린 그녀가 정색을 하고 약을 한 주먹 들고 왔다.

“끈기 있게 약을 먹어야지.”

눈까지 치뜨고 달려드는 목소리가 살벌하다는 느낌이 오고 있었다.

“거기 놓고 가.”

“빨리 먹어.”

“소화가 안 돼.”

“지금 그깟 소화가 문제야. 당신은 폐병 환자라고.”

그녀가 물 컵을 들고 와서 억지다 싶게 강제로 입에 약을 털어 넣었다. 맞는 말이고 보니 거절할 수가 없다. 입을 벌렸지만 오늘따라 약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를 않는다. 

삼키지 못하고 혀로 밀어 볼 옆으로 밀쳐서 입안에 그냥 물고 있었다.  오늘 따라 더욱 쓴 것 같다. 도저히 삼킬 수가 없어서 가만히 손바닥에 뱉어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TV에서는 가요 무대를 하고 있었다. 예가수가 나와서 고향 무정을 부르고 있었다. 얼마 만에 들어 보는 노래인가?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모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TV를 보았다. 영심이는 설거지를 하느라고 내가 잠들지 않고 있는 것을 눈치를 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잠은 천리나 달아나고 눈알이 아플 정도로 말똥거려오고 있는 것이다. 약을 먹지 않았기 때문인 모양이다. 영심이에게 들통이 나면 또 잔소리를 할 것이다. 

일부러 자는 척 하면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았다. 소용이 없다. 마침 설거지를 마친 그녀가 방으로 들어와 화장대 앞에 앉았다. 오늘은 근섭이가 오지 않는 모양이다.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 진다.  

새삼스럽게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위해서 불평 없이 내 병을 낫게 하려고 혼자서 힘든 살림을 맡아서 하고 있는 모습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려고 몸을 일으키려다가 그녀가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소리에 놀라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왜 이렇게 늦지?”

살그머니 겹 눈질로 쳐다보니 몹시 초조해 보였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순간 나는 뛰는 심장을 달래느라고 숨을 내쉬었다. 

‘근섭이?’

그녀가 밤늦게 화장대에 앉아있는 것부터가 이상하다. 뭔가 예감이 이상해서 다시 일어나려다가 또 주저앉고 말았다.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근섭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짠, 나왔어.”

한데 근섭이의 행동이 이상하다. 아니 영심이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이런 놈이 있나’

놈이 두 팔을 활짝 벌리더니 영심이에게 달려가 가슴에 안아버린 것이다. 

“왜 이리 늦어.”

‘어라?’

‘저것 봐라.’

나는 기절할 뻔했다. 영심이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달려가서 놈의 가슴에 착 안겨 버리는 것이다.

“아이 자기.”

뿐만 아니었다.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한술 더 떠서 비릿한 코 먹은 소리로 간 들어지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가? 이게 무슨 일인가. 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또 꿈을 꾸는 것인가?’

상을 꼬집어보았다. 고함을 지를 듯이 아파오는 것을 보면 분명 꿈이 아니다. 이제 두 년 놈이 서로 부둥켜안은 체 좁은 방안을 마치 춤을 추듯 몇 바퀴나 빙글거렸다.

“자기 왜 이렇게 늦었어?”

미치게도 년의 교태다.

“직원들과 한잔하느라고.”

“피, 자기만?”

“당신주려고 통닭 사왔지.”

“자기 최고야.”

말끝마다 자기다.

“약 먹였어?”

“오늘은 앙탈하네.”

“그래서?”

“억지로 입에 털어 넣어 주었지.”

“눈치를 챘나?”

“아니야. 병이 낫고 있는 줄 알고 있는데 뭘.”

“파란 봉지가 맞지?”

“그럼.”

“너무 많이 먹이면 골로가.”

“보약인데 왜?”

영심이 년이 가재 눈을 뜨고 아양을 떨었다.

“히히히.”

“왜 웃어?”

“잠재워 주면 보약이지.”

“수면제가 맞지?”

“다 알면서.”

이런 미칠 일이 있나? 폐병을 낫겠다고 기를 쓰고 먹어댄 보약이 수면제였다니 기가 막힌다. 년 놈들이 간통을 하기 위해서 지금껏 수면제 먹여서 잠을 재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미칠 것만 같다. 년 놈을 처 죽이고 싶다. 하지만 지금의 내 힘으로는 두 년 놈을 이길 자신이 없다. 방안을 둘러보아도 무기로 쓸 만한 물건조차 없다.

어찌할까? 분하지만 그냥 자는 척 하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 해보았다. 그러니까 지금껏 내가 꾼 악몽들은 사실이었다. 수면제를 먹고 비몽사몽 속에서 년 놈들의 정사를 본 것이다. 사실 수면제는 그전에도 먹은 경력이 있었다. 때문에 면역이 생겨 깊은 잠에 빠져 들지 못했던 모양이다.

“잘도 잔다.”

술 한 잔을 맛있게 들이킨 놈이 다른 손으로 닭다리를 게걸스럽게 물어뜯더니 기름이 묻은 손으로 잠자는 듯 눈을 감고 있는 내 얼굴을 쓱 하고 문질렀다.

‘이런 씨벌 놈이.’

순간적인 충동으로 놈의 손가락을 물어뜯어 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잠 깨면 어쩌려고?”

영심이 년이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먹인 수면제는 진품이야.”

“면역이 생길수도 있잖아.”

“내일아침 까지는 숨통을 끊어도 모를 테니 걱정하지 마.”

“윗목으로 밀까?”

“한방인데 뭘.”

놈이 훌훌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년도 따라 일어섰다.

“배꼽 좀 구경합시다.”

놈이 영심이 년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 서슴없이 배 위로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년은 속치마도 벗을 정신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두 팔로 깍지 끼어 놈을 받아 드리고 있었다.

‘아! 정말 미치겠다.’

대낮처럼 밝게 켜진 백열등 아래서 두 년 놈의 정사가 신나게 벌어지고 있었다.

‘이건 분명 꿈일 것이다.’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면서 몇 번을 다짐해 보았지만 허사였다. 지금껏 악몽이라고 생각했던 지난밤들의 꿈이 지금 내 앞에서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꿈이다.’

나는 머리를 흔들어 제발 꿈이기를 바라면서 년 놈들의 격렬한 정사를 냉정하게 관찰 하고 있었다.

‘아!’

순간 나는 어이없게도 몽정을 하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두 년 놈의 정사 속으로 빠져 들어가 제풀에 쏟아 내고 만 것이다. 자신이 너무 슬프고 비참했다. 볼을 타고 내려온 눈물이 입으로 흘러 찝찝했지만 나는 기력이 없어 그대로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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