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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경 작가가 보여주는 한지공예의 진수
글 : 이진우 /
2020.05.01 16:28:1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이정경 작가가 보여주는

한지공예의 진수

 


 

 

이름만 보아서는 정경부인인데 사실 인생은 무수리에요이정경 작가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며 웃는다. 대학에서는 생물학을, 그리고 노인문제에 관심이 생기면서 만학의 나이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이 작가, 한때 공직에도 근무했던 그녀가 오늘날 전공과는 동떨어진 한지공예가이자 문학가로 명성을 얻은 사연은 무엇일까.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일견 귀부인 포스의 그녀 자전적 스토리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잠재되어 있던 재능과 남다른 심미안, 목표를 향한 좌고우면하지 않는 노력, 그리고 끝을 보고야 마는 끈기가 오늘의 그녀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한다. 다만 자신을 무수리에 비유한 것은 작품을 습득하면서 지나온 그 과정들이 너무 지난했다는 이야기일 터다.

 

평소 한지에 관해 호기심 정도는 가지고 있던 이 작가가 본격적으로 한지공예에 입문한 계기는 뜻밖의 일로 비롯되었다. 2005년경 친언니가 엄마 수의(壽衣)를 만들면서 수의 상자를 한지로 만들면 좋겠다는 조카들의 권유로 정성껏 한지 상자를 꾸미면서 의외로 재미에 빠져든 것이 한지공예가로 발을 떼는 순간이 될 줄이야 당시는 자신도 몰랐단다.

 

한지공예의 유래

종이 공예품은 각종 상자를 비롯하여 지도, 종이꽃, 지승용기(紙繩容器)등을 비롯하여 최근엔 의상(衣裳)에 이르기까지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한지를 꼬아 만든 지승공예는 그 색상과 형태, 용도가 다채로워 시각적으로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닥나무가 한지 원료로 사용된 것은 우리나라에 종이가 처음 전해진 삼국시대로 전한다. 처음에는 뽕나무 껍질 같은 것도 같이 사용된 듯하나 질이 떨어져 닥나무를 원료로 쓰게 되었고 닥나무는 호남지방에 먼저 전해져 많은 양이 재배됨으로써 전주가 한지의 고장이라는 대명사를 얻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모전 특선

이정경 작가는 수의 상자를 꾸며본 이후 재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한지 공예에 천착(穿鑿)했고 나날이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불과 1년 후인 서울에서의 작품 공모전에서 특선을 한 것에서도 그녀의 노력과 집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후 전북 부안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모 대학 교수 추천에 따라 국비 사업 일환으로 특강 기회를 얻게 되어 수강생들을 지도하며 한지공예가로서의 명성을 더해가게 되는데 이는 일반적 통념을 뛰어넘는 짧은 기간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분명 범상치 않은 일이다.

 

외국에서도 작품성 인정

그녀는 한지공예를 시간과의 싸움이라 말한다. 한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 크기나 기법에 따라 짧게는 며칠에서부터 길게는 두 달,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녀가 특정인을 스승으로 사사하지 않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스승의 작품세계를 모방, 답습하기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따라서 자기만의 개성을 갈고 닦아 누구의 제자가 아닌 개인 이정경 류로 평가받고 싶어서인데 이제는 국내는 물론 뉴욕, LA, 아르헨티나, 중국 등 외국에서도 작품성을 인정, 구매 요청이 들어올 정도다.

 

청출어람의 제자 배출

2회 대구에서의 한국문화공예예술대전에서는 자신의 수강생 4명이 금, , , 장려상까지 전 종목을 석권하여 스승으로서 더 없는 기쁨과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 작가,

그녀는 평소 친분 있는 교수들이 추천하는 공모전에는 출품을 기피하는가 하면 본인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대회에는 자신의 제자들 출품을 만류하고 있다. 행여 실력이 아니라 연줄로 입상했다는 오해를 경계해서인데 이에서 그녀의 깔끔한 자존심이 엿보이기도 한다.

 

전통기법이 최고

그녀의 작품들은 지승(紙繩)과 지화(紙花), ()을 비롯하여 상자, 문갑, 돈궤, 서랍장 등으로 다양한데 한지 죽을 만들어 제작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오방색(, , , , )을 기본으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는 그녀는 궤()의 경우 한지를 붙여 독특하고 섬세한 문양을 지어내고 요소요소에 백동장식(白銅粧飾)을 부착하는데 그래선지 완성된 후의 자태에서는 고상한 기품이 넘친다. 작품의 주제에 따라 때론 색상을 입히기도, 탈색하기도 하며 원하는 빛깔을 구현해내면서 작품을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져든다는 그녀는 최근 들어 간편하고 다양한 공예기법이 소개되기도 하지만 어렵고 힘들긴 해도 역시 우리의 전통기법이 가장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수명도 길다고 들려준다.

 

국내 최초 한지수의(壽衣)창안

이 작가의 많은 작품들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그녀가 고안하여 제작한 수의다.

대체로 삼베 일색인 수의에서 탈피하여 이를 한지로 만들면 더욱 아름답고 품위가 있으리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였다. 이에 따라 재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의 제작을 시작한 그녀는 금사, 은사 2종으로 구분하고 자수와 바느질은 서울에서 해온다. 남자 수의의 경우 두루마기와 도포, 두건으로 구성되고, 여자 수의는 두루마기와 원삼족두리로 되어 있는데 그간의 천편일률적 삼베 수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기품이 있어 이에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고결하게 기억되기 위해서라는 그녀의 말에 수긍이 간다. 이 수의는 고인의 생전 치수에 맞게 제작하며 주문자에게는 택배를 이용하지 않고 이 작가가 직접 배송한다.

 

·수필, 시조 문학인 활동

이 작가는 어려서부터 시()와 그림을 좋아해 미술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다만 타고난 문학적 소질을 꾸준히 갈고 닦아 2007년 경 시와 수필, 시조 부분으로 문학세계시조문학을 통해 등단, 문학인으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시조낭송대회에서 최우수상 경력도 지니고 있는 그녀는 나포면 길벗공동체 문학반에서 무료 강습도 펼치고 있으며 그간 여러 권의 시집도 펴낸바 있다.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으며 열심히 살아온 젊은 날을 뒤로 하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을 연상케 하는 이 작가, 고희를 앞두면서도 평소 옷차림이나 말투 하나하나에서도 정결함을 잃지 않으려 조심스러워하는 모습 속에 아름답고 고상한 우리 백제 문화와 한지 특유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의 멋스러움이 깃들어있다는 생각도 든다.

 



 

 

<>

-한지- 이정경

 

한이 서려 한지인가

한을 풀어 한지인가

 

꼭 맞춘 이름으로

신바람 채우더니

 

엄동의

등짐 위에서

머리 풀고 내려섰네

 

몇 날을 부풀리어

묵은 살점 벗겨내고

 

찢기고 두들기고

다시 풀어 체에 걸러

 

수천 년

묻힐 세월을

큰 갈기로 숨 고른다

 

오색 옷 떨쳐입고

얼결에 따라나서

 

고색의 틈새에

조붓이 자리 잡고

 

삼대가 어우러진 곳에

한 세월을 풀어낸다

 

...........................................................................................................................................

 

프로필 요약

전북 익산 출생

한국시 시부문 등단(2007)

문학세계 수필부문 등단(2008)

시조문학 등단(2014)

한국장애인문학대상 수필부문 우수상(2009)

시조문학 전국 시조낭송대회 최우수상(2014) 외 다수

37회 전라북도 공예품대전 대상 외 70여회 수상

한국미술대전 우수상 및 입상 다수

IBK전국명품대전 한지부문 1,2위 수상

전라북도 공예품대전 심사위원(2015)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2016, 2018)

변산서중학교 학부모 30명 교육(2012)

부안 여성지도자 70명 교육( “ )

전라북도 공예명품 초대전 참가(2013~2018) 외 다양한 작품 활동 및 교육활동

 

저서(시집)

*내 영혼의 두레박

*바람을 재어 넣고

*학 그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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