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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커피에 길들여져 있나요
글 : 오성렬 /
2019.11.01 11:04:3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당신은 어떤 커피에 길들여져 있나요

회현커피 최혁 대표

 


 

-세계 6대 커피 소비국 한국-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두 배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작년에 7조원을 넘어섰고, 2023년엔 9조원 수준까지 커질 것(현대경제연구원)으로 전망한다. 커피 소비량은 인구 대비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서 작년 15t의 원두를 소비해 세계에서 여섯째로 큰 커피 소비국으로 꼽혔다. 스무 살 넘은 한국인 한 명이 1년 동안 마신 커피는 353잔으로, 이는 전 세계 1인당 소비량인 132잔의 3배에 달하는 양이다. 인구 대비 고급 매장 수도 미국, 중국, 일본보다 많다. 이로 볼 때 커피야 말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조선일보 기사 인용)

 

군산만 해도 최근 몇 년 사이 괄목할 정도로 많은 커피점이 생겨났다. 군산 역시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으나 군산의 인구 대비로 볼 때 모든 업소가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후죽순 격으로 커피점이 개업을 하는 데에는 외지에서 오는 주말 관광객이 늘고 있고 그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한 때문이겠으나 멋진 경관에 근사한 인테리어를 갖춘 대형 커피숍들이 후발 주자로 등장하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이래저래 영세 업소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커피점의 승부는 건물 규모나 인테리어가 아니라 커피 맛이 기본임은 말 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하지만 커피에 관해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은 사람이 커피를 만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대부분의 소비자 역시 진정한 커피 맛을 제대로 모르다보니 일부 마니아 층 빼고는 평소의 취향에 길들여져 그저 습관적으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닌가 한다.

   

마니아들이 찾는 회현커피

 

이러한 현상에 관해 4년 전, 회현면 도로변, 시골 역사(驛舍)풍의 건물에 문을 연 회현커피의 최혁 대표는 필자의 요청에 이런 비유로 말문을 연다.

커피 맛을 안다거나 커피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사람은 많으나 과연 그럴까요, 예컨대 김치장사가 김치 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김치를 팔고 그걸 먹는 사람은 그 김치에 길들여지면서 그게 맛있는 김치일 거라고 맹신한다면 어떨까요. 모르긴 해도 김치 장인(匠人)의 손맛에서 빚어지는 제대로 된 김치를 먹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 겁니다.”

아무리 질 좋은 이천 쌀로 밥을 짓는다 해도 쌀을 어떻게 씻는지, 물을 어느 정도 넣고 어떤 솥, 어떤 불로 어느 시간만큼 짓는지에 따라 같은 밥이라 해도 맛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커피도 같은 이치입니다. 많은 공부로 지식을 축적하고 엄청난 노력, 정성을 쏟아야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거지요

 

최혁 대표, 커피에 입문한 뒤 최고가 되겠다는 자부심으로 절차탁마(切嗟琢磨)를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추구하는 커피 맛을 창출해내기까지 어느덧 13년의 세월이다. 이제 그는 전국에 걸쳐 그가 제공해주는 커피가 아니면 가게 문을 닫겠다는 커피숍까지 있을 정도로 국내 몇 안 되는 바리스타로 회자되고 있기도 한데 회현이라는 시골마을에 그런 인물이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최 대표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군산하고도 회현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은 4년 전쯤 지인과 군산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지금의 건물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건물 자체도 맘에 들었지만 주변의 여유로운 시골 정경이 마음에 들어 매입하게 되었다는데 매입 초기 커피벨트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가 얼마 전 상호를 회현커피로 바꿨다.

 

인생을 올인(All in)한 커피

 

사실 그는 서울 생으로 젊어 일찍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몸이다. 뜻하지 않게 막상 장애인이 되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보였고 그만큼 실의와 좌절감에 시달렸다. 무엇을 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가 선택한 것은 커피였다. 커피는 이 세상 누구나 즐기는 기호식품으로서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이기도 하고 그만큼 시장도 넓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강릉대학교에서의 관련 과정 공부를 시작으로 일본 등 커피 선진국에서 전문적인 공부에 매달렸다. 커피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야말로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도달하지)못함)의 세월...좌고우면하지 않는 가열 찬 집념과 노력으로 하루하루 지식이 쌓여가면서 시나브로 전문가를 향한 자질을 가다듬게 된다.

오늘날 그가 이렇듯 커피 전문가로 입지를 다지고 자부심을 키우게 된 배경에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일본의 유명한 바리스타 스승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회현커피 안에 들어서면 20명도 채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한 매장에 진한 커피향이 가득하다. 같은 공간 바로 옆엔 한 대 수 천만 원 한다는 로스팅(Roasting)기 두 대가

생두를 볶아 그라인딩하고 있어 그 일련의 공정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커피 맛은 원료인 생두()가 좌우한다는데 이로 볼 때 기본적으로 생두를 선별하는 능력이 뛰어나야함은 말 할 나위가 없다 하겠다.

 

매장의 유리병 안엔 케냐, 에티오피아, 브라질, 콜롬비아, 온두라스, 르완다, 만델라, 게이샤 등등 국가별, 브랜드별로 10여종의 생두가 로스팅 날짜를 기록, 진열되고 있는데 이는 각각이 지닌 독특한 맛과 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가 하루 로스팅하는 생두는 80Kg정도이다. 로스팅이 끝난 커피는 Kg18,000원 가격에 전국에 걸쳐 특정 50여개 업소에 배송된다. 강릉에 있을 당시 거래처를 확보 했던 업소 가운데는 여전히 최 대표의 커피만을 고집하는 곳도 많거니와 그의 커피를 알게 된 업소들로부터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대체로 케냐와 에티오피아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중 커피숍들은 재료를 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최 대표 생각이다. 한마디로 생두의 맛 판별을 못하기 때문으로서 생두는 기본적으로 당도가 함유되어 있어야 하고 동시에 신맛과 쓴맛을 고루 지녀야 한다는데 하루 수백, 수천 잔을 팔아도 맛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의미 없는 장사라 들려주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생두를 직접 구해 로스팅해서 팔면 이윤이 창출되겠지만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Kg2만 원대의 비싼 재료를 받아서 영업을 한다면 현실적으로 이윤 창출을 기대하기가 녹록치 않은 현실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로스팅 후 3일 된 커피가 최적의 맛

 

생두는 볶은 후 3일 정도 되었을 때가 가장 최상의 맛을 낸다. 그 뒤 하루마다 맛이 떨어져

6일 정도 지나면 생두에서 오히려 독성이 발현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따라서 회현커피에서는 6일이 지난 생두는 전량 폐기한다. 커피 관련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색깔이나 향이 좋음에도 폐기되는 것을 보며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만 최 대표의 원칙 고수는 흔들림이 없다. 소비자가 모른다 해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커피를 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폐기되는 생두는 분말로 그라인딩해서 종이컵에 담아 차량용 방향제로 고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하는데 너무 향이 좋아 인기 그만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고객은 방향제로 받은 커피가 너무 아까워 집에 가서 타먹었는데 맛이 끝내주더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하더란다.

 

커피 한 잔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날짜별로 끊임없는 테스트 과정은 필수라 말하는 최 대표. 매일 5Kg씩 최하 5~10회 이상의 테스트를 고수하고 있으니 지난 13년을 따지면 수만 번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그는 업소 탁자에 앉아 생두별 에스프레소 원액이나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한 뒤 예민한 미각으로 테스팅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만큼 회현커피는 한 잔의 커피도 대충 내놓는 것을 허용치 않는다. 이곳의 커피는 철저히 융드립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은 약간 걸리지만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카페라떼 등 하나같이 커피의 진미를 느끼게 해준다.

 

경관이 특별히 뛰어난 곳도 아니고 건물 규모나 인테리어가 탁월한 곳도 아닌 한적한 시골 커피점에 손님이 몰리는 이유는 이라는 한 가지 이유밖에 있을 수 없다. 회현커피를 맛본 뒤 웬만한 커피숍에는 가지 않게 되더라는 단골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이러한 입소문으로 신규 고객이 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매장 안에서의 커피 판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질 좋은 커피로 고객을 확보하고 싶은 커피점 사장님들에게 최상의 로스팅 생두를 저렴하게 공급해주는 게 자신의 사업 방향이라며 커피에 관해 더 알고 싶은 누구든 방문 상담을 환영한다는데, 매장 안에서의 커피 한 잔의 가격은 모든 종류에 있어 3,000~4,000원대로 저렴하여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 바쁜 시간에 예고 없이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하는 방송 취재 등은 사절하고 있단다.  

 

 

회현커피

군산시 회현면 회현로123

063)466-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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