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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이틀은 특별하고 소중했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과 ‘군산 답사’ 마치고
글 : 조종안 /
2019.01.01 13:20:4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군산에서 이틀은 특별하고 소중했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과 ‘군산 답사’ 마치고 

 


 

 

지난달 중순. 위경혜 교수(<호남의 극장 문화사> 저자) 전화 받았다. 위 교수는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학생 25명과 군산 답사(11월 30일~12월 1일) 계획하고 있다"며 코스와 경유지 이동 시간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첫날은 옥구향교가 있는 시 외곽(옥구 일원)을, 둘째 날은 일제강점기 조성된 원도심권을 돌아보면 효과적일 거라고 귀띔했다.

 

옥구를 추천한 이유는 군산의 역사가 시작된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조선 태종 3년(1403) 세워진 옥구향교는 단군성묘와 고운 최치원 영정을 봉안한 문창서원, 세종대왕 숭모비, 명륜당, 양사재 등이 자리한다. 특히 양사재는 대한제국이 1899년 5월 군산을 개항하고 그해 가을 설립한 옥구항공립소학교(중앙초등학교 전신)가 입주, 지역 최초로 근대교육을 시작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에 위 교수는 "직접 스토리텔링 해주실 수 없겠느냐?"고 해설을 제의해왔다.

 


 

 

위 교수에게 "경험도 풍부하고 스피치도 뛰어난 문화관광해설사 소개해드리겠다"고 했더니 "지역의 역사 문화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조 기자님의 경험담을 듣고 싶다"며 바쁘시면 한나절도 좋다고 했다. 간절히 말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마침 예정된 스케줄도 없어 일제강점기 극장(희소관, 군산좌 등) 분야를 제외한 코스를 모두 안내하기로 하였다.

 

얼떨결에 맡기는 했으나 고민되었다. 일반인 상대 하루 코스는 몇 차례 해봤지만 대학생은 처음인데다 1박 2일 일정과 해설을 모두 혼자 결정하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아가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옥구향교 최성호 선생, 시민예술촌 박양기 촌장, 군산시문화관광해설사회 박미자 회장 등에게 도움을 요청, 승낙을 받았다.

 


 

 

광주·군산 두 도시의 인연 소개로 답사 시작

 

첫날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 내걸린 군산 전경 사진 앞에서 시작했다. 1945년 8월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으로 일제패망 전후 시가지와 내항 모습, 부청(시청), 법원, 경찰서, 공회당, 미두장 등의 위치와 도시 변천 과정을 짚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1940년대 도시 모습을 보며 개항 역사와 더불어 야구로 맺어진 광주·군산 두 도시의 인연을 소개했다.

 


 

 

"광주는 우리말로 '빛고을'이죠. 군산은 '무르뫼'입니다. 두 도시는 서양 선교사들이 호남에 처음 발을 내디딘 19세기 말 인연이 시작되어 1921년 광주 숭일학교와 군산 영명학교 야구시합으로 이어지죠. 두 학교 대항전은 호남 야구사에 지방 학교끼리 맞붙은 최초 대교(對校) 경기이자 원정 경기의 효시로 알려집니다. 인연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죠. 광주 지역 명문들이 1970년대 '역전의 명수'로 소문난 군산상고 영향을 받아 야구부를 창단합니다. 프로야구 원년(1982)에 출범한 해태타이거즈도 선수 절반이 군산상고 출신이었지요."

 

호남지방의 선교 역사와 야구 이야기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듣는 학생들. 그러나 그들은 기아타이거즈는 알아도 해태타이거즈는 언제 누구에 의해 창단되었는지 잘 모른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V10에 빛나는 '해태 왕조'를 모르다니 놀라웠다. 하긴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이니 1980년대 초 사건들을 모르는 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이날 답사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출발 호남관세전시관(구 세관: 사적 제515호), 은파호수공원(한국농어촌공사 100주년 기념탑), 옥구향교(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96호), 임피역(등록문화재 제208호), 옥구농민항쟁 야외 전시장, 영명학교 옛터와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시민예술촌에서 기생(妓生)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와 군산시가 제작한 홍보영상을 관람했다.

 


 

 

영명학교 옛터를 돌아본 강승준 학생은 "역사에 관심이 없어 놀러 가는 마음으로 왔지만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이 군산하고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기대되었다. 역사의 현장에서 해설을 들으니 그때 아픔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고, 김재현 학생은 "대한민국의 급격한 근대화와 지방의 항일 투쟁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다. 동시에 쇠퇴와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군산과 내 고향이 비교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감상한 최슬원 학생은 "군산에서 촬영한 영화를 떠올리며 여행하는 것도 새로웠고, 종합 예술인으로서의 기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고 했다. 윤대영 학생은 "일제식민지 아픔과 역사가 묻어 있는 건물들과 군산 시민의 생활상을 보고 느끼며 참된 역사 모습을 몸소 새겼다. 기생과 같은 과거사의 하나의 요소에서는 기존 인식하고 있던 관점과 편견을 벗어나 숨어있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항일운동 심도 있게 탐구해본 뜻깊은 시간이었다"

 

둘째 날 답사는 오전 9시 동국사(등록문화재 제64호)에서 시작, 히로쓰가옥(등록문화재 제183호), 초원사진관(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해망굴(등록문화재 제184), 경암동 철길마을, 개복동(희소관, 군산좌, 기생골목, 콩나물고개) 등을 돌아보고 점심을 먹은 뒤 지난여름 면(面) 단위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내항(근대항만역사문화공간)에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원도심권을 돌아본 오은민 학생은 "군산은 먹거리와 영화촬영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소시오데이를 통해 근대 역사의 아픈 흔적이 피부로 느껴지는 동국사와 히로쓰가옥을 돌아보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했고, 신영환 학생은 "군산 거리를 통해 근대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우리 문화와 일제 잔재가 섞여 있는 거리는 군산이 지금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효민 학생은 "일정이 빽빽한 가운데 거리의 근대건축문화유산 속에서 사회학적인 요소를 찾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고, 고지영 학생은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새롭게 복원한 문화유산들이 인상 깊었다, 해설사 설명으로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문주원 학생은 "항일운동을 심도 있게 탐구해본 뜻깊은 시간이었다. 내 고향 함평 역사에도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느낌을 전했다.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었던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

 

부담감을 느끼며 시작한 답사는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과 관심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동행한 교수와 연구원들도 즐거웠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만족해했다. 그래서인지 참가한 학생 대부분 정성이 담긴 후기를 보내왔다. 아래는 학생들이 보내온 답사 후기를 정리하였다.

 

"군산에 대해서는 이성당 빵집이 유명하다는 것밖에는 몰랐다. 그러나 이번 답사를 통해 군산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지며 군산이라는 지역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기생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감상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나 역사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군산은 두 번째 방문이었다.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사적지와 박물관 등을 돌아보다 보니 단순히 놀기 위한 방문이었던 첫 방문과는 사뭇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었던 것 같다. 답사 후 먹었던 맛있는 음식, 그리고 좋은 자리 덕분에 교수님과 동기 및 선배님들과도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 배움과 친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군산은 고등학교 시절 문학기행으로 간 적이 있어 낯익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일본식 절 동국사와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등은 가보지 못했는데, 그곳에 가서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사회를 배우는 사회학도로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의 수탈로 힘들게 살았던 우리나라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관광지로 널리 알려지는 것도 좋지만 지역마다 과거에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소시오데이와 같은 행사를 통해 여러 지역에 있는 과거에 있었던 또는 현재 일어나는 아픔과 고통을 간접적으로 공감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문화원 학생은 "소시오데이 경험이 지속되면 이를 계기로 모인 사람들이 그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만들어가는 게 학과의 정체성 아닐까 싶다"며 "그렇기 때문에 군산에서의 이틀은 특별하고 소중했다. 덕분에 평소 모이기 힘든 교수님, 학과 친구들, 강사님, 군산 시민들과 교류하고 친밀해질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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